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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어공 Oct 10. 2023

싱가포르, 첫 인상

싱가포르에 왔다. 대략 일주일정도 머문다.


센토사 섬에서 2일, 서쪽 대학지구에서 5일 정도 보냈다.


첫 번째 방문, 짧은 일주일 동안의 경험담이다. 싱가포르에 대한 첫인상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싱가포르는 애플페이 천국이다. 애플페이 하나만 있으면 사는데 불편이 없다. 커피숍, 마트, 백화점, 심지어 대중교통까지 애플페이로 결제한다. 버스와 지하철 티켓을 별도로 안 사고 애플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게 신선한 충격이다. 지하철 들어갈 때 애플페이로 띡! 하면 끝이다. 엄청나게 편한다. 이것은 해외여행객들에게 특히 편하다. 지하철 티켓을 어떻게 사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사라진다. 이런 페이 시스템을 도시전체로 구축한 것은 정말 신선하고, 너무 좋은 것 같다. 관광객 진입장벽도 무지하게 낮아질 듯하다. 서울도 좀 배우면 좋을 듯.


두 번째, 택시 컨디션이 안 좋다. 여기서 이동수단으로 대부분 그랩을 사용했고, 지하철을 약간 탔다. 그랩을 부르면 일반 운전자와 택시 중 하나가 오는데 택시 컨디션이 매우 안 좋다. 가다가 설 것 같은 차도 몇 번 탔다. 그리고 대부분 택시가 매우 매우 작다. 자동차 구입하고 운용하는데 세금이 꽤 세다고 하던데 그래서인가 택시 타는 경험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리고 드라이버의 서비스 태도 또한 그다지 쏘쏘.


세 번째,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이 있는 베이 지역은 실망이다. 마니라베이와 가든스베이가 있고, 사진에서 보던 고층빌딩이 모여있는 지역은 매우 실망이다. 일단 서울의 풍경과 너무 비슷하다. 여의도와 삼성동과 큰 차이가 없고, 그 주위를 둘러싼 호텔들도 그다지 어메이징 한 감흥은 없다. 서울의 글로벌 위상이 꽤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네 번째, 보타닉가든과 이어지는 뎀시힐이 좋다. 보타닉가든 근처에 매우 훌륭한 주거지역이 일부 있고, 그 길을 따라가면 뎀시힐이 나온다. 도산공원 주위를 국립공원이 둘러싸고 있는 느낌이다. 싱가포르에서 고급스럽고 조용한 곳에 속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시간을 보낸 곳이다.


다섯 번째, 서쪽에 대학 캠퍼스가 있는 부에노 비스타 지역도 좋다. 우리 숙소가 있던 지역으로 깔끔한 캠퍼스타운의 느낌이다. 남양기술대학이 있고, 교육청 등 주요 학교과 기관이 있다. 주거양식도 세련된 고층 콘도가 많고, 유동인구는 대부분 학생들이다. 장기 거주하기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지역이다.


여섯 번째, 센토사 섬, 특히 상글리라 사라 리조트는 키즈 프랜들리하다. 수영장도 바로 앞이고, 키즈클럽이 매우 잘 되어 있어 아이들의 천국이다. 다만 먹거리가 다양하지 않아서 그것이 좀 애매한 상황이다. 하지만 키즈클럽의 젊은 직원들이 아이들과 매우 열심히 놀아준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사실 이거 하나로 끝이다.


일곱 번째, 너무 덥다. 너무 덥고 습하다. 평균 습도가 80%이다. 날씨만 보면 오래 살기가 쉽지 않다. 야외에서 10분만 걸으면 현타가 온다. 우리나라도 요새 꽤 덥지만 비교가 되지 않는다. 습도가 결정적이다. 평균 습도가 70~80%, 쉽지 않다. 그래서 낮에 길에 사람이 별로 없다.


여덟 번째, 물가는 비싸다. 싱가포르 물가는 비싸기로 익히 알려져 있다. 대충 비교해 보니 서울보다 조금 더 비싼 느낌이다. 싱가포르가 섬나라이기 때문에 모든 물자를 수입한다고 하니 물가가 비싼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특히 과일을 거의 수입하기 때문에 농약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마트에 과일 전용 wash liquild가 있다.


아홉 번째, 이곳도 양극화가 심한 것 같다. 아직 자세히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지역별로 장소별로 공간 퀄리티와 서비스 퀄리티의 차이가 꽤 많이 난다. 피상적으로 보이는 양극화는 꽤 큰 것으로 느껴진다. 한편으로 금융선진국을 표방하지만 이면에는 수직구조의 사회가 크게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열 번째, 나무가 많다. 사방이 나무이다. 크기도 매우 크다. 전형적인 열대지방의 나무들이다. 어딜가나 푸르름이 가득하다. 수치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도시 녹화비율이 꽤 높을 것 같다. 보타닉가든 같은 대규모 공원이던, 건물 앞의 작은 공개공지이던, 길가의 가로수이던, 어디든 나무나무하다. 가드닝의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하긴 이런 기후라면 나무를 대충 심어놓기만 해도 쑥쑥 자랄 것 같다. 오히려 나무가 안 자라기 어려운 환경일듯.

 

결론, 외국사람 입장에서는, 싱가포르는 교육을 위해 일정 기간 머무는 목적이 강한 것 같다. 중고등에서 대학 사이의 교육 과정을 글로벌 시티에서 지내는 목적이라면 괜찮은 것 같다. 특별히 도시의 무언가를 즐길 것은 많지 않고, 학교 다니는 것에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라이프스타일이라면 괜찮은 듯하다. 오래 살기에는 너무 덥다.


참고로, 다음에 더 오랜 시간 머문다면 위 글의 의견과 생각이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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