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프의 팝콘레터(10월 3주)
[이 글은 매주 금요일 발행하는 글로벌 영화산업 소식지 '팝콘레터' 중 제가 작성한 기사를 모아둔 것 입니다. 더 많은 기사는 링크를 눌러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디즈니가 아시아-태평양 진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발표에는 지역 콘텐츠 라인업이 발표되었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수에 '디즈니는 IP가 많으니까 로컬 콘텐츠 개발에는 관심이 없을거야'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저를 포함)을 놀래켰는데요. 빠르게 라인업을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라인업 중 한국 콘텐츠는 7편을 선보였습니다. 언론에서는 <D.P.>, <오징어 게임>들을 언급했으나, 디즈니가 한국 콘텐츠를 확보한 것은 훨씬 이전일테니,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최근 인기가 직접적인 영향이라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호황인 한국 콘텐츠에 대해 디즈니도 관심을 보여왔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1. 블랙핑크 : 더 무비 - 다큐멘터리 : 블랙핑크의 5주년을 기념해 만든, 인터뷰와 라이브 공연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
2. 무빙 - 드라마 :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액션 히어로 드라마
3. 너와 나의 경찰수업 - 드라마 : 경찰 대학을 배경으로 하는 청춘성장 캠퍼스 드라마. 강다니엘 주연
4. 설강화 - 드라마 : 1987 민주화 운동 시기, 여자대학교 기숙사로 뛰어든 남자 대학원생과 그를 숨겨주는 여자 대학원생의 로맨스. 정해인, 지수 주연
5. 그리드 - 드라마 : 그리드 라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SF 추적 스릴러. 서강준, 김아중 주연, 이수연 작가 신작
6. 키스 식스 센스 - 드라마 : 키스를 하면 미래를 보는 초능력을 가진 여성의 직장 로맨스 드라마. 웹소설 원작, 윤계상 서지혜 주연
7.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 예능 : SBS 예능 런닝맨의 스핀오프 예능 프로그램
일단 보여지는 키워드는 '답습'과 '장기적 관계'인 것 같습니다. 블랙핑크 다큐멘터리는 넷플릭스에서도 시도해 성공했던 콘텐츠이고 런닝맨의 스핀오프 예능 또한 유재석의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와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한번 화제를 끌었고, 성공했던 콘텐츠를 답습하여 안정적인 런칭을 하겠다는 것이겠죠.
장기적 관계는 <무빙>과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고 <그리드>, <키스 식스 센스>에서 보여집니다. <무빙>과 <너와나의 경찰수업>은 스튜디오앤뉴에서 제작하는 작품으로 디즈니와 스튜디오앤뉴는 5년간 매년 한 작품 이상을 공급하는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있죠. <그리드>와 <키스 식스 센스> 또한 둘 다 아크미디어에서 제작하는 작품으로, 초반에 확실한 현지 파트너를 얻고 시작하겠다는 디즈니의 방향성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일본은 한국처럼 드라마를 포함하면서 애니메이션 라인업이 돋보입니다. 넷플릭스가 지브리 작품을 서비스했던 것이 엄청난 화제가 되었던 만큼, 디즈니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필수적으로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1. TOKYO MER: 달리는 응급실 - 드라마 : 응급실 팀과 병원 내 갈등에 대한 의학 드라마
2. Lost Man Found - 드라마: 베스트셀러 원작. 유명한 조연 배우의 유명세를 위한 노력과 사랑 이야기
3. Gannibal - 드라마: 시골 마을의 식인에 대한 루머와 이를 파헤치는 경찰의 호러 드라마
4. Black Rock Shooter Downfall -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등으로 제작되었던 <블랙★ 록 슈터>의 리부트
5. Summer Time Rendering - 애니메이션: 주간 소년 점프+ 누적 1억 3천만뷰를 달성한 최고 인기작 <섬머타임 렌더>의 애니메이션
6. Yojohan Time Machine Blues - 애니메이션: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의 속편 애니메이션으로 미스터리 로맨틱 코메디 장르
7. Twisted-Wonderland - 애니메이션: 디즈니 재팬과 애니플렉스의 협력으로 개발된 모바일 게임의 애니메이션. 어드벤쳐 장르
이외에도 7편의 인도네시아 드라마, 5편의 중화권 드라마, 1편의 말레이시아 애니메이션과 1편의 호주/뉴질랜드 다큐멘터리를 포함했습니다. 한국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로컬 콘텐츠는 '자국에서 인기있는 장르'가 메인이어서 인도네시아 콘텐츠는 로맨스와 호러 장르, 중화권은 로맨스 혹은 사극 장르로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소설 원작, 스핀오프 등 처럼 친숙한 콘텐츠로 먼저 다가겠다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앞으로 한 달내로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는데요. 기존의 마블, 스타워즈,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같은 킬러 IP만 있어도 볼 것이 넘칠텐데 로컬 콘텐츠까지 나온다고 하니,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