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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한 Dec 13. 2022

'유난한 도전'에서 배우는 스타트업식 방법론

토스의 성장 일대기로 보는 스타트업의 생존 방식

글을 들어가며


다양한 스타트업식 방법론에 대한 책들이 시중에 넘쳐난다. 하지만 사실 개념 정의로만 봐서는 특정 방법론을 실무에 어떻게 활용하고 그게 반영되는 건지 와닿지 않았는데, ‘유난한 도전’ 책을 통해 토스의 성공 일대기에서 각각의 개념을 온전히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었다. 이 글은 토스의 성공 일대기 속에서 취한 그들의 방법론적인 전략들을 정리해보았다.






‘고객 중심 주의’의 진짜 의미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전략은 유명한 회사만이 고려하는 전략일까?


토스의 이승건 대표는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다양한 서비스가 실패한 이유’에 대해 두 가지로 얘기했다.

첫 번째로 ‘풀고 싶은 문제’에 몰두한 나머지, 사람들의 공감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아는 것.

두 번째로 ‘세상이 받아들이는 문제의 크기’보다 ‘우리가 느끼는 문제의 크기’가 너무 컸어서 이 서비스가 옳다고 주장하게 되는 것

 

고객 중심 전략의 또 다른 사례로, 팀원의 판단 미스에 대한 복기도 인상 깊었다. 다른 팀원의 아이디어인 ‘대출 배너 광고’라는 상품 자체에 대해 초기에는 낮게 평가하며 비판했지만, 그 상품은 대출에 대해 무지한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상품이었고 큰 수익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점을 깨닫고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

고객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로, 우리끼리 생각하는 ‘좋은 제품’에 대한 기준만 높았다. 제품이 사용자에게 본질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


이처럼 고객중심주의라는 것은 그저 누구나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닌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실패를 견디며 깊숙이 이해한 끝에 나온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쟁사 조사 대응 전략


회사의 주력 서비스에 막강한 경쟁사가 생기면 어떻게 위험을 대비해야 할까?


카카오 뱅크

토스가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이, 막강한 대기업 카카오에서 유사 서비스를 출시했었다. 이에 토스는 '뱅크월렛 포 카카오 대응전략'이라는 목적 아래 회의를 열어 카카오의 서비스를 사용하게 된 사용자들의 가설 플로우를 그려보며 성공 여부를 예측하였다.


그들이 발견한 카카오 뱅크월렛 서비스의 플로우 상에서 성공을 좌우하는 사용자의 갈림길은 3가지를 예측하였다.

1. 이모티콘 받기 위해 뱅크 앱 설치 후
2. 뱅크월렛 설치 안 한 사용자에게 앱 설치 메시지가 갔을 때
3. 뱅크월렛 계좌에 사 자신의 은행 계좌로 환급받으려면 하루가 소요될 때

이 지점에서 사용자가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발견한 것인데, 여기서 서비스의 퍼널을 뜯어보니 서비스 가입, 등록, 이용까지 전 과정을 통과할 사용자 비율이 토스와 비교해 현저히 낮으리라고 예상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전략 회의는 실제 결과와 일치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막강한 경쟁 서비스가 생겨났을때 자사 서비스와 경쟁사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을 확실히 비교해볼 수 있는 유의미한 전략 회의라 생각했다.






서비스 성공 지표 예측하기


어떤 기준으로 서비스의 성장 지표를 판단해야 할까?


고객 여정 지도(AARRR)란 스타트업이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앞으로 더 성장할지를 가늠하는 지표이다.

이미지 출처: https://yozm.wishket.com/magazine/detail/891/
획득(Acquisition): 광고/입소문으로 유입된 사용자
활성화(Activation): 토스에 처음 계좌 등록하고 서비스 이용한 사용자
유지(Retention): 한 번 활성화하고 재이용 중인 사용자
수익(Revenue): 서비스를 통해 토스가 창출한 이익
추천(Referral): 토스를 써본 뒤 친구에게 추천한 사용자  

→ 여기서 토스는 활성화, 즉 유지율이 70% 안팎으로 높았다고 한다. 이 말은 즉 간편 송금이라는 서비스가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다는 뜻인데, 이때 토스는 ‘리텐션 자부심’ 하나로 버틴 시기였다고 한다.








애자일 조직의 전략


1. 동등한 등급의 업무 우선순위가 생겨날 때 어떻게 조율해야 할까? -Silo 목적 조직


서비스의 몸집은 점점 커지고, 다양한 제품이 혼재하면서 업무의 중요도에 따른 업무 처리의 우선순위를 매기기가 어려워진 상황이 닥쳤다. 의사 결정 시스템의 비효율을 직감해 토스가 취한 전략으로는 각 제품에 오너십을 가질 수 있도록 각 제품별로 최소 정예 멤버 단위인 '사일로(Silo)'목적 조직이다. 직군 기준 팀 구성이 아닌 미니 스타트업 같은 구조로 한 사일로 당 하나의 서비스를 담당하여 각자는 최고 결정 권한을 가지고 의사결정과 업무 효율을 높이는 구조를 취한 것이다.

이미지 출처: https://story.pxd.co.kr/1274




2. 목적 조직 안에서 빠르게 문제를 개선해나가기 -Sprint 속도전


소수 정예 멤버로 매주 가설 실험을 통한 서비스 개발, 개선하는 사이클을 반복하며 이 비즈니스가 사용자에게 통하는지, 맞는 방향인지 검증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이때 팀원들은 ‘Make shit done’ 어떻게든 되게 하자 마인드로 임했다고 한다.


예시로는 ‘5주 만에 제품 만들기’ 방식에 대해 토스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프로세스를 가져왔다.

kick off)  불편함은 기회다: 문제 정의
week 1)  Creative ideation:
week 2)  기능은 비용이다: 스펙 쳐내기
week 3)  Focus on Impact: 디자인 완료 후 개발
week 4)  Going extra mile: 버그, QA 마지막 테스트
week 5)  저렴한 실패, 새로운 시작





3. 일관된 경험 만들기 위한 디자인 체계 만들기


책에는 자세한 내용은 없었지만, 사일로 단위의 각자 방식으로 Focus on impact를 하며 서비스를 개편해나가다 보니 전체 디자인에 통일성이 결여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한다. 컴포넌트의 컬러에서부터, 폰트 크기, 문구까지 제품마다 다르게 사용되고 있었는데 모두에게 자율과 권한, 책임이 주어져 있지만 서로가 다른 방향으로 달려 나가고 있다는 점이 고민이었다고 한다.


이에 토스팀은 그동안의 러닝을 바탕으로 1) Product principal을 세우고

1. Casual Concept: 어려운 금융의 개념을 친숙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는가
2. 1 thing per 1 page: 하나의 화면에 하나의 명확한 목표가 드러나는가
3. Minimum Features: 꼭 필요한 기능인가? 이걸 넣어야만 성장할 수 있나
4. Clear CTA: 다음 단계로 진행하거나 과업을 완료하기 위한 CTA가 잘 보이고, 바로 누를 수 있는가
5. Minimum Policy: 고객이 사용을 위해 '알아야 할 것'을 없앨 수 있는가
6. Mimimum Input: 꼭 필요한 정보만 요구하고 있는가? 최소한의 터치만으로 완료할 수 있는가


2) TDS(Toss Design System)를 만들어 효율적으로 디자인 자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디자이너 조직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디자인 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토스 TDS(Toss Design System)의 일부


또한 3) 디자인 QA을 통해 디자인 principle을 기반으로 한 피드백을 진행하며 분산된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일관된 경험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토스의 강점으로 디자인에 진심인 서비스를 제일 먼저 알았었는데, 디자인은 사실 가장 늦게 고려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체계적인 디자인 원칙이 나오게 된 맥락적인 배경을 알고 나니 그 필요성을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







피봇(Pivot)


안정적인 먹거리를 위해 어떤 중대 결정을 할까?


피봇이란 다음 투자유치를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으로, 기존 인력과 핵심 기술은 유지한 채 사업의 방향을 전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스의 경우 수익모델(간편 송금)의 손익을 계산해서 따져보니 손익규모가 나쁘다는 것을 발견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간편 송금 서비스 → 금융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게 되었다고 한다.







적자 탈출을 위한 여러 굴 파놓기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한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살길 찾기


송금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감당해야 했던 송금 수수료 매년 20-30억이었다. 소액 대출 서비스라는 새로운 서비스로 새로운 사업을 자리 잡으려다 토스 대부업체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처참히 실패했었다. 이때 관찰한 AMPU(Average Mar-gin Per User)는 사용자 한 명이 가져다주는 손익 그래프로, 토스에서는 이 그래프를 들여다보는 도중 10대 고객의 게임 아이템 구매를 위한 문화상품권 판매량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상도 한정적이고 판매를 크게 올리기도 어렵지만 이와 비슷한 아이템들을 수십 개를 찾아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고 했다고 한다. 이처럼 AMPU 분석을 통해 MRR(monthly recurring revenue)의 장/단기 예측 및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유독 토스에 일이 인생의 전부인 사람이 많은 이유

토스가 생각한 성공적인 애자일(Agile) 기업문화의 정의

이미지 출처: 토스 채용 사이트의 '팀 문화' 첫 화면

마지막으로 토스가 정의한 애자일한 기업 문화에 대한 정의가 인상 깊어 가져왔다. 애자일 기업 문화는 그저 프로세스를 바꾼다고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인간’과 ‘일’에 새로운 철학과 관점이 반영된 결과여야 한다고 말한다. 목적과 의미가 이끄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 위대한 일을 성취하고자 하는 욕심을 가진 사람, 일의 재미에서 오는 자기만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모여 일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스크롤하면 빠져드는 그들의 일에 대한 철학


* 재밌는 여담으로 ‘비바리퍼블리카’는 공화주의 만세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Innovation takes place where limits exist.

혁신은 한계가 존재하는 곳에서 일어난다.


기존 전통적인 금융시장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토스전 직원들의 유난한 도전은 스타트업의 이상적인 초상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책을 읽다 갑자기 문득 떠오른 아이폰의 노치 형태로 인한 하드웨어적 제약(aka. m자 탈모)을 극복하기 위해 ‘Dynamic island’라는 혁신적인 UX로 탈바꿈한 사례도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프로덕트를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제약이 발생하는 곳, 거기서부터 주의깊게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한 것 같다. 토스의 유난한 도전과 성공, 실패 과정에서 주는 교훈을 가감 없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어 많은 공부가 되었고 일의 가치관이 같은 사람들끼리 조직된 팀에서 세상에 없던 위대한 결과물을 내는 여정에 언젠가 합류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세상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려면, 새로운 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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