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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역하는 엄마 Jan 08. 2021

글쓰기의 8할은 OO 잡기!

번역하는 엄마의 글쓰기 노하우 - 기초편


"번역하는 엄마는 어쩜 그렇게 글을 잘 써요?"


부끄럽지만 제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칭찬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들으면 제가 딱히 해 드릴 말이 없더라고요. 구구절절 제 경험과 이력을 단 번에 말씀드리기가 어려우니까요. 다만, 저는 10년 가까이 번역을 하며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고, 활자를 읽고 쓰는 것 자체를 즐기는 편이라 아무래도 문장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일반적인 사람보다는 좀 강한 게 사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글을 쓰는지 그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 해요. 저는 글쓰기 관련 책을 읽은 적은 없는데, 10여 년 전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며 논술, 작문 훈련을 그야말로 빡세게 받았거든요. 지금의 제 글쓰기 실력은 그때 어느 정도 완성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매일 읽고 쓰는 게 일이었으니까요. 거기에 공포의 빨간펜 첨삭까지. 실력이 늘지 않을 수가 없는 환경이었죠.


자, 그럼 번역하는 엄마의 글쓰기 과정, 한 번 보시죠!


1. 제목을 짓는다


어떤 주제의 글을 써야겠다는 대강의 틀이 잡히면 제목부터 정합니다. 이때 너무 한 가지 제목에 집착할 필요는 없어요. 이렇게 지어도 좋을 것 같고 저렇게 지어도 좋을 것 같으면 우선 몇 가지 후보를 염두에 둡니다. 저는 글을 쓰다 보면 곁가지로 생각했던 내용이 굵은 가지가 되기도 하고, 내용 자체가 전혀 생각지 못한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글보다 오히려 더 나은 글이 되기도 하고요. 그럼 제목을 그에 맞춰 바꿔주시면 됩니다. 그래서 제목은 글쓰기 전에 한 번, 글을 다 쓰고 나서 또 한 번 이렇게 두 번 짓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요.


2. 내용의 뼈대를 잡는다.


제목을 짓고 나면 내가 어떤 글을 쓸 건지 뼈대를 잡습니다. 지금은 나름대로 내공이 생기다 보니 머릿속으로만 몇 번 생각하고 글을 쓰면서 뼈대를 잡는데요, 저도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며 제대로 된 글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아주 혹독하게 구조 잡는 연습부터 했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는 무조건 A4 용지에 서론, 본론, 결론의 내용을 적어보면서 구조를 만들었어요. 글 쓰는 시간보다 오히려 이 작업이 더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렸던 것 같네요.


그런데 이 과정이 무척 중요해요. 블로그 글쓰기야 내가 주제를 정할 수 있으니 설사 처음에 생각했던 주제에서 좀 벗어나더도 제목도 바꿀 수 있고 내 마음대로 수정할 수도 있죠. 하지만 언론사 시험처럼 주제가 정해진 글쓰기를 할 때는 주제에서 벗어난 글을 쓰면 탈락이거든요. 그래서 뼈대 잡는 과정이 글쓰기의 8할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이 과정만 제대로 끝나면 그야말로 일필휘지로 써 내려갈 수 있거든요.


3. 단락별 내용을 구상한다


사실 이 부분도 뼈대 잡기에 포함되는 과정입니다. 서론, 본론, 결론의 뼈대가 잡히고 나면 본문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크게 2~3가지로 구분해서 잡는 것이죠. 제가 블로그에 쓴 글은 대부분 인용구 형태로 단락별 제목이 붙어 있는데, 이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뼈대를 잡는 과정이 숲을 그리는 과정이라면, 단락별 내용을 구상하는 건 그 숲에 어떤 나무를 심을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단락별 내용이 확실하게 구분이 돼 있으면 글을 읽을 때 한눈에 들어오겠죠.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이 글의 경우 1, 2, 3, 4로 나열한 소제목이 일종의 단락별 내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글을 쓴다


자, 그럼 제목을 정했고 글의 전체적인 뼈대도 잡았고, 각 단락별로 어떤 내용을 포함할 것인지도 결정했습니다. 그럼 이제 글을 쓸 일만 남았죠. 이때부터는 마음껏 써 내려가시면 됩니다. 다만, 글을 쓰다 보면 지나치게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쓸데없는 내용이 많이 들어가 글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글을 쓸 때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죠. 따라서 글을 쓰다가, 혹은 다 쓴 후 검토하는 과정에서는 이 부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글도 너무 길거나 복잡하면 읽기가 싫거든요. 언제나 독자 입장에서 내 글을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5. 제목을 다시 수정한다


앞서 제목은 대강만 정해 놓으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글을 완성했으니 확실한 제목을 정해야겠죠. 처음 정한 제목에서 본문 내용이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면서 수정을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 이 제목을 보고 사람들이 클릭을 할 것인가?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무 좋은 글도 읽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의미가 없겠죠? 그래서 소위 말하는 '클릭을 유도하는 글,' '팔리는 글'을 만들려면 제목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클릭을 유도하느냐? 그건 스스로 감을 익히며 공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하는 형태, ~하는 O가지 방법!처럼 독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형태가 좋다고들 하지만 모든 글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으니까요. 신문이나 잡지, 하다못해 포털 기사라도 보면서 제목 짓는 감을 익히시면 좋습니다.


6. 오탈자 검수


마지막으로 제목 짓기까지 완결됐으면 오탈자 검수를 진행합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맞춤법 검사 기능이 있는데요, 저는 이 기능을 반드시 활용합니다. 네이버가 아닌 다른 곳에 글을 쓸 때는 별도의 툴을 이용하고요. 이 과정이 중요한 건 아무리 잘 쓴 글도 맞춤법이나 오타 같은 게 자주 보이면 글의 퀄리티가 확 떨어져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꼭 이용하시길 추천드려요.




네, 이렇게 해서 번역하는 엄마가 어떤 흐름으로 글을 쓰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건 블로그 글쓰기에 국한돼 있지 않고 일반적인 글쓰기에 모두 적용되는 방식이고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 과정이 결코 정답은 아닙니다. 제가 배운 대로 경험한 대로 하나의 프로세스로 만들어놓고 적용하는 방식이니까요. 그저 아, 번역하는 엄마는 이런 과정을 거쳐 글을 쓰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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