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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훈 Mar 31. 2021

중환자실에서 깨달은 시간의 가치

2013년 11월부터 시작된 기침. 입만 떼면 콜록콜록 기침이 났다. 2월까지 멈추지 않아 혹한기 훈련이 끝나고 병원을 찾았다. 엑스레이와 CT를 찍은 결과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오른쪽 폐에 농이 가득차서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일단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으며 농이 빠질때까지 지켜봐야했다. 매일매일 고열과 기침에 시달렸다.


1달이 지났을까? 폐 검사의 결과가 나왔다. 선천성 낭성선 종양기형(CCAM). 한쪽 폐에 종양이 있단다.(다행히 악성은 아니라고 한다.) 군의관은 아직 젊어서 회복이 빠르니 폐를 잘라내기를 권유했다.


그로부터 얼마뒤 수술 날짜를 잡고 폐를 적출했다. 마취 후 잠에서 깬 것 같은데 수술이 끝나있었다. 산소호흡기, 소변줄, 폐로 연결된 관들이 몸에 꽂혀있었다.n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환자가 병실에 있었다. 바로 앞에 있던 친구는 자살 시도 후 실패해 식물인간이 되어있었다. 또 어떤 친구는 활기가 넘쳤는데 수술 후 회복 중인 나에게 "다 나으면 PX가서 피자를 먹자'고도 했다. 그런데 그 말을 한 다음날 죽었다.


입원부터 몸이 회복되는 과정 동안 나는 무엇을 느꼈을까? 폐 수술의 고통? 재활의 힘듬? 아니다. 사람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환자실에서의 1주일은 삶의 유한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중환자실을 나와 일반 병실에서 회복하면서 '내가 폐에 꽂힌 이 관을 빼고 다시 걷고 뛸 수 있다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2살 죽음의 대한 간접 경험을 통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것을 배웠다.

시간이 많다고 느껴지는가? 그렇지 않다. 오늘 소통하고 있는 사람 일지라도 내일은 아닐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자.


지금을 살자. 내일이 없을수도 있으니까.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 소포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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