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2006년에 인기를 끌었던 'X맨 일요일이 좋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시절 꼭 보는 예능 프로 중 하나였다. 유재석, 강호동, 이혁재, 김제동 등을 중심으로 그당시 유명한 연예인은 전부 출연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재밌는 것은 2개의 팀을 나눠서 게임을 진행하며 팀 안에서 자신의 팀이 이기지 못하도록 몰래 방해하는 X맨이 있다. 팀의 승리와 X맨 찾기라는 2가지 미션을 수행해야하는 독특한 방식이었다.
몇년이 지나 한동안 그 프로그램을 잊고 있었는데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 중 그와 비슷한 것이 있어 실제로 해볼 기회가 있었다.
게임은 총 7개의 조와 6명의 팀원이 게임을 진행한다. 팀원 중 한명은 지정 장소에 보관된 자동차가 조립된 블록을 보고 나머지 팀원들에게 보고온 자동차를 설명해주면 조립하는 방식이다. 턴을 진행하면서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히는 동시에 완성을 방해하는 X맨을 찾아야하는 미션이었다.
서로를 의심하며 블록 조립이 끝나고, X맨을 찾기 위한 투표를 했다. 서로 누가 X맨인지 의심을 하고 있었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그 누구도 X맨이 없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처음부터 X맨은 없었던 것이다.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았다. 몇몇 인물의 행동을 의심하고 또 열을 내며 X맨으로 몰기도 했는데, 모두가 자동차 조립을 완성하기위해 열심히 의견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건이 내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좋은 기준이 되었다. 회의 때 누군가 반대 의견을 이야기 했을때, 속으로 'X맨은 없다'라는 생각을 하며 대화를 풀게 되었다.
또, 일상이나 비즈니스에서도 의견 충돌이나 문제가 생기면 'X맨은 없다'라는 생각을 하고 보면 감정적인 여유가 생긴다.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일에는 의심과 오해가 있다. 상대방의 의도는 그것이 아닌데 때로는 말투나 행동 등 표현 방법 때문에 현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이럴때 'X맨은 없다'라는 생각을 해보자.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
신뢰 없이 삶을 견뎌내기란 불가능하다. 그것은 자신이라는 최악의 감옥에 갇히는 것이다. 헨리 그레이엄 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