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riter. 인다
10년 넘게 케이팝 팬으로 활동하며 느낀 팬과 아이돌의 관계는 이러하다. 아이돌은 팬이 있기에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돌(IDOL)’로 있을 수 있으며, 팬은 그런 아이돌을 보며 일상의 활력을 얻는다. 서로의 꿈을 응원한다. 힘든 시간을 지탱해주고, 팬은 아이돌의 존재에 위로를 받고 자극을 받으며 제 목표를 향해 달려나감과 동시에 아이돌의 성공을 자신의 꿈처럼 여기며 기꺼이 서포터가 되어준다. 그 사이에서 유대감이 쌓인다. 그렇게 팬과 아이돌은 운명공동체를 이룬다.
그리고 여기, 그 어느 팀보다 ‘달린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아이돌이 있다. 단순히 뮤직비디오에서 달리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도 아니고,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아육대)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기량 때문도 아니다. 오늘(2025년 9월 3일)로 결성 3주년을 맞은 &TEAM(앤팀)의 꾸준한 성장에 대한 이야기다. 본 칼럼에서는 이러한 앤팀이 따로, 또 같이 달려온 길을 함께 되짚어 보고자 한다.
가장 강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는, 꾸준하고 성실한 사람을 이길 자는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인터뷰에서나 앤팀에 대해 이야기하는 팬들의 게시글에서 EJ(의주)를 서술하는 공통적인 단어는 ‘외유내강’이다. 동그란 느낌의 외형과 다정한 성격과 동시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충분히 동의하고 있으나 다만 몇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의주는 처음부터 아이돌을 꿈 꾸고 오디션을 통해 아이돌이 된 케이스는 아니다. 흔히 말하는 길거리 캐스팅. 중학교 시절 하던 펜싱을 그만두고, 공부에 전념하려던 고등학생 의주는 독서실에 가다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명함을 받았다고 했다. 그렇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고 보니 무대가 점점 좋아졌다고.
얼핏 들으면 미지근한 시작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후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I-LAND〉(이하 아이랜드)에 출연했을 당시, 가장 인상적인 의주의 모습을 고르자면 늘 듣는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마음에 차는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자 몸이 아플만큼 스스로를 몰아붙여 연습을 거듭하는 장면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의문도 들었다. 어릴 때부터 꿈꿔온 길이 아닌데도 저렇게까지 할 수 있나? 의주의 진심은 어디부터 시작이었을까?
그랬던 의주는 〈&AUDITION-The Howling〉(이하 앤오디션)을 통해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앤오디션의 미션 중에서는 아이랜드에 출연했던 멤버들이 각자 팀의 리더가 되어 진행한 무대가 있었는데, 당시 처음으로 맡아보는 역할임에도 팀의 전반적인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새로웠다. 또한, 그 다음 미션에서 같은 팀이었던 조가 아쉬운 평가를 받고 분하고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보이자 당시 서툴렀던 일본어로도 진심어린 위로를 건네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https://magazine.weverse.io/article/view/994?lang=ko
(위버스 매거진 인터뷰 '‘&TEAM의 리더’ 의주를 소개합니다')
그렇게 두 번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거쳐 데뷔한 의주는 이제 4년차 아이돌이자 그룹의 리더다. 그리고 그 성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의주가 가진 꾸준함의 뿌리는 조용한 열정과 단단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본인이 앞으로 끝없이 나아가는 와중에 주변을 돌아볼 수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사람”이라던가, “의주 형이 5명이라면 세상이 더 좋아질 것 같다”는 멤버의 말에 공감하게 되는 지점이다.
앤팀의 리더인 의주는 흔히 생각하는 아이돌만을 바라보고 큰 천재 아이돌, 월등한 연습생 경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리더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의주는 오히려 그러한 전형적인 매력을 벗어나 자신만의 성장기를 보여주고 있다. 모두가 편하게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던가, 의견이 충돌하면 대화를 통해 조율하는 편이라는 이야기로 미루어 보자면 앞장서서 목표를 제시하고 멤버들을 이끌어가기 보다는, 뒷편에 서서 전반적인 흐름과 개인을 살필 줄 아는 리더라는 인상이 강하다. 의주는 멤버에게 기댈 수 있을만큼 스스로를 굳게 믿고 있고, 속도와 상관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FUMA(후마)는 아이돌이라는 목표를 향해 아주 오랫동안 달려온 멤버다. 댄스 학원의 영상, 어느 무대의 백댄서, 케이팝 커버 댄스 경연 대회나 다큐멘터리까지. 그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다. 바꿔 말하자면, 그 오랜 시간동안 데뷔라는 결승선이 참 멀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 후마에게 앤오디션은 마지막 기회였고, 본인은 앤오디션에 출연하는 동안에도 데뷔를 확신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앤오디션에서 후마가 보여준 건 확실한 무게감과 듬직함이었다. 팀의 안무 창작을 도맡아 하고, 다양한 의견을 자연스럽게 모으고, 연습생들 중 최연장자로서의 모습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동시에 가진 해맑고 장난스러운 모습을 더욱 많이 보게 되었다. 후마의 위버스 디엠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화두는 압도적으로 포켓몬스터다. 홀로 포켓몬센터에 다녀왔다든가, 어떤 새로운 게임 타이틀이 발매 되었다든가, 혼자서 포켓몬 스팟을 찾아가서 사진을 찍어왔다든가 하는 이야기들이다. 또한,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보는 버튼을 발견하고 의문을 표하는 멤버에게 뻔뻔하게 “그것은 폭파 버튼”이라고 엉뚱한 거짓말을 하는 등 짓궂은 모습도 많이 보인다. 이런 반전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차근차근 풀어놓았는데, 지금 앤오디션 시절의 후마를 보면 ‘언제 저런 때가 있었나’ 싶어 놀랍기도 하다.
https://magazine.weverse.io/article/view/1444?lang=ko
(위버스 매거진 인터뷰 '포켓몬스터에서 발견한 후마의 진심')
그런 그의 포지션은 서브리더다. 앤팀은 리더인 의주 외에도 서브리더를 두고 있는데, 9명이라는 적지 않은 수의 멤버와 한국 회사에 소속되어 일본,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나라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그룹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처사로 보인다. 서브 리더로서의 후마는 의주가 “제 리더는 후마 형입니다.” 라고 편지를 쓸만큼 든든한 버팀목이자 멤버들을 케어하는 연장자들 중 한 명이다. 서브리더라는 자리의 역할에 대해 고민을 드러낸 적도 있지만, 멤버들은 입을 모아 이미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다.
그런 후마를 보면 각자에게는 이미 마련된 자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긴 연습생 생활 끝에 꼭 맞는 팀의 자리가 남아 있었던 것처럼, 지금은 세상에 내 자리가 없는 것 같아보여도 어딘가 나를 위한 구석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K(케이)는 아이돌의 길을 늦게 걷기 시작한 편이다. 어린 시절에는 축구를 했었고, 그러던 중 발견한 재능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일본 관동 지방 대표가 되는 등 눈에 띄는 성적을 보여 마라톤 선수로서 대학 진학까지 확정 된 상황에서 가수가 되겠다며 전혀 다른 길로 자신의 진로를 틀어버리게 된다. 이후 춤을 배우러 미국으로 떠났고, 빅히트의 오디션을 거쳐 입사한다.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운명적인” 시작이었지만, 아이랜드의 첫 도전에서는 아쉽게 데뷔에 실패했다. 이후 앤오디션에서는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실력으로 보다 능숙하게 연습생들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무대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고 울다가 돌아온 조에게 “오늘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될 거야.”라며 위로해주는 모습이나, 리허설에서는 다칠 수 있으니 춤을 너무 힘 주어 추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부분 등이 인상적이었다. 그 와중에 본인도 날카로운 평가를 듣고, 미션 중 팀원이 이탈하게 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마침내 앤오디션을 통해 자신의 팀을 이루게 되었다.
그런 케이의 여정을 보면 실패도 과정일 뿐이라는 유명한 말이 생생하게 와 닿는다. 어떤 실패나 잠깐의 좌절도 지나고 보면 지금의 성취를 있게 한 디딤돌이다. 또한, 열정을 불태운 일은 어떻게든 남는다는 생각이 든다. 케이는 더이상 마라톤 선수가 아니지만, 유명 프로그램인 〘TBS 올스타 감사제〙의 마라톤 경기에 출연하여 우승해 팀의 이름을 알리거나, 월요일 기간 고정 출연자가 된 〘LOVE IT!〙에서 달리기로 승부하는 게임이 진행되면 꼭 참가한다. 이번 〘2025 도쿄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는 방송사 TBS에서 ‘TBS 세계 육상 응원 서포터’로 취임하기도 했다. 케이는 여전히 달리는 중이다. 그가 얻을 메달에 팀의 이름이 적힐 뿐이다.
개인적으로, 앤팀에서 가장 ‘아티스트’라는 말이 어울리는 멤버라고 생각한다. 그의 자유로운 마인드나 확실한 자기 표현이 그렇다. NICHOLAS(니콜라스)는 자신을 분명히 드러내는 편인데, 단순히 스타일링뿐만 아니라 위버스 라이브에서 들려주는 자신의 분명한 생각이나 일화들에서 그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연습생이 되기 전, 대만에서 예술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밤 늦게까지 연습을 하고 그냥 공원에서 잤다든가, 피아노 연습을 하다가 자꾸 도망가서 아예 아버지가 옆에 앉아서 피아노를 가르쳤다는 이야기를 그 어린 시절의 사진을 보여주며 들려주는 등 재밌는 일화도 많다.
그런 니콜라스의 특징이자 장점은 열린 마음으로 보여주는 도전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수영은 바다에 던져진 뒤에 배우고, 영어는 미국에 던져진 뒤에 배웠다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처럼, 그는 한국어도 잘 하지 못하는 상태로 그저 한국에 와서 연습생이 되었다. 그리고 트레이닝 기간을 길게 갖기도 전에 아이랜드에 출연해 정말 춤 하나로 부딪혔다. 이후에 꾸려진 데뷔조는 일본에서의 데뷔가 예정되어 있었다. 쭉 듣다보면 ‘나라면 과연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쉽지 않은 도전의 연속이다. 하지만 니콜라스는 해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제 사람들을 만들었고,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무대를 분명히 만들어내고 있다.
앤팀은 올해 진행한 아시아 투어, <2025 &TEAM CONCERT TOUR AWAKEN THE BLOODLINE> 에서 처음으로 대만에서의 단독 공연을 가졌다. 니콜라스는 소감에서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도전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성정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온 사람이다.
YUMA(유마)는 과장 없이 평생 아이돌만을 해온 사람이다. 그의 커리어는 쟈니스 주니어(ジャニーズ Jr.)에서 시작한다. 만 8세 유마가 카메라 앞에서 서툴지만 또박또박, 쟈니스에 언제 들어왔냐는 질문에 토요일에 들어왔다고 답하는 인터뷰 영상은 지금도 많은 팬들이 사랑하는 과거 영상 중 하나다. 유마는 이후 에이벡스로 이적, 공개 연습생 그룹으로 활동하며 많은 사진과 영상을 남겼다. 여전히 어린 유마가 당시의 멤버들과 선물을 주고 받기도 하고, 분수대 앞에서 야외 공연을 하는 등 그 때도 지금과 다르지 않은 열정과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유마는 자신이 속해있던 에이벡스의 연습생 그룹이 해체한 뒤 앤오디션에 출연할 연습생을 뽑는 하이브의 오디션에 합격하게 된다.
멤버들은 당시의 유마를 예민했다거나,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다고 표현한다. 그런 모습은 곧 간절함과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정말 평생 아이돌을 꿈꿔 왔고, 사실상 어느 정도 활동을 해 봤고, 여러 팀과 기회를 거친 유마는 다시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서 있던 것이다. 앤팀으로의 데뷔가 결정 되던 앤오디션 파이널 생방송 이후, 백스테이지에 내려온 유마는 저와 같이 오랜 시간 연습생 기간을 거친 후마에게 “진짜 길었어요.”라는 말을 건넸다.
앤팀으로서의 유마는 역시 이 길었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춤은 물론이고, 무대 연기, 그리고 안정적인 보컬까지 갖춰 팀의 퍼포먼스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무대 외적으로도 외부적인 이슈가 발생한 시기를 제외하고는 매일 위버스 디엠으로 안부를 전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팬들과 의견을 나누고 수용하는 등 진심을 능숙하게 표현한다.
유마는 아이돌이다. 그를 설명하는 데 있어 이 이상의 수식어는 필요하지 않다.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인 별보다 푸른색인 별이 더욱 뜨겁게 타고 있는 별이라고 한다. JO(조) 역시 그렇다. 얼핏 보아서는 그저 조용하고, 불타는 열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도 있지만 누구보다 강한 열망을 갖고 있는 멤버다. 앤팀의 모두가 입을 모아 가장 늦게까지 연습실에 남는 멤버라고 이야기하고, 케이가 휴식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따로 알려줬다고 할 정도로 앞만 보고 달리는 성향이 있기도 하다. 조용하고 순한 성격 이상의 목표 의식과 승부욕을 갖고 있는 것이다.
조는 학창시절 축구와 농구를 했다. 중학교 시절, 농구부의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는 울기도 했다고 한다. 그랬던 조는 어머니의 권유로 일본의 유명 잡지사의 〘JUNON SUPERBOY CONTEST〙에 참가해 HYBE에 스카우트 된다. 춤을 춰본 적도, 노래를 해본 적도 없던 조는 앤오디션에서 특히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멤버라고 생각한다. 앤팀에는 유독 스포츠를 경험해본 멤버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가 특히 스포츠맨으로서의 모습을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령 없이 될 때까지 노력하고, 뚜렷하고 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앤오디션에서 퍼포먼스적으로 부족한 모습을 지적받았던 게 언제냐는 듯, 조는 앤팀으로 활동하며 제 춤선을 갖춰가고 다양한 표현법을 고민하며 무대에서의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뚜렷이 보인다. 어떻게 보면 바로 이 지점이 조가 가진 순수함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반려묘 민트와 함께 있을 때 보여준 말간 애정이나 외계인과 꼭 만나 친구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종류의 순수함도 갖추고 있지만, 조가 가진 힘은 높게 잡은 목표 지점을 향해 다른 생각 없이 달려 나가는 힘이기도 하다.
HARUA(하루아)는 본가를 떠나 한국으로 오던 길에 엄마와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한국에 오는 것부터 도전이었고, 외면도 내면도 특히 어린 편이었던 하루아의 모습은 지금도 앤오디션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연습생 시절과 지금의 간극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멤버이기도 하다. 앤오디션의 하루아는 낯도 가리고 긴장해서 정말 나긋나긋하고 조용한 어린아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무대에서는 생각이 너무 많아 보인다는 지적을 받은 적도 있다. 물론, 그 시절에도 자신의 고향에서 볼 수 있는 길고양이의 성대모사를 하거나 부산의 편백찜을 앞에 두고 리포터 연기를 하는 등 엉뚱한 모습도 보여주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앤팀으로 데뷔하고 멤버들과도 더욱 친해지며 어리광을 부리거나 짓궂은 장난을 치는 경우도 늘어났다. 하루아는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아에게는 닮고 싶은 사람도 많다. ENHYPEN(엔하이픈)의 정원을 오래도록 존경해왔으며, 같은 팀의 멤버인 니콜라스의 패션 센스를 닮고 싶어하고, 많은 남자 아이돌들이 그렇듯 GD(지드래곤)을 ‘추구미’라고 이야기한 적도 있으며 최근에는 하이브의 신인 남자 아이돌 CORTIS(코르티스)의 건호를 따라서 셀카를 찍어 업로드하기도 했다. 하루아의 동경 대상은 연차와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
이런 부분까지도 하루아가 보여주는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갖추지 않은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이런저런 색을 찾아가며 자신의 길을 만들어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번지점프를 뛴 뒤 무서웠다며 멤버들의 품에 안겨 울면서도 형들에게 거침없는 디스 멘트를 날리기도 한다. 얼핏 보기에는 하루아가 마구 놀리는 멤버인 케이로부터, 한 일본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하루아는 온화하고 내향적인 아이”라는 설명을 들은 적도 있다. 이렇게 마냥 예쁜 얼굴로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그 자체가 하루아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엔 또 어떤 하루아를 만나게 될지 항상 기대된다.
타키만큼 성장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케이팝을 하는 모두가 아이랜드의 타키를 기억한다. 실제로 나이도 적었지만, 특히 어린 인상인 얼굴 탓에 더욱 더 어리게 보였던 그 시절의 타키 말이다. 형들에게 폭 안기고, 생활에 있어 약간은 서툰 모습도 보여주면서도 주 종목인 춤에 있어서는 망설임 없이 도전하던 모습이 놀라웠다. 그랬던 타키는 훌쩍 큰 모습으로 앤오디션에 등장했다.
형들이 대부분이었던 아이랜드와는 달리 동갑 친구들, 그리고 자신보다 어린 연습생도 만나게 되었고, 리더를 맡아 한 미션을 이끌기도 했다. 낯선 장르인 현대 무용도 익혀가며, 타키는 <さよならひとり(사요나라히토리; Sayonarahitori- 태민(TAEMIN))> 무대를 호평과 함께 멋지게 마무리지었다. 앤팀이 된 이후에는 더욱 외적, 내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간혹 타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X에서 여러 번 재게시가 되면 “얘가 그때 그 타키가 맞냐”는 이야기가 꼭 따라올 정도다.
타키는 해맑고, 유머러스하고, 텐션 높게 장난을 치고 있는 경우가 쉽게 눈에 띄지만 실은 굉장히 성숙하고 섬세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앤팀이 결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촬영한 콘텐츠에서 팀에서 무엇을 담당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할까요?” 하고 되묻더니, “언제나 멤버 모두가 가장 대화하기 편한 상대로 있”고 싶다고 이야기한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아직 어리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이었는데도 벌써 그런 역할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자신이 그 자리를 자처한 사실 자체에서 섬세한 배려심을 발견할 수 있다. 타키는 누가 봐도 이미 훌쩍 자랐지만, 앞으로도 좋은 가수로서, 또 좋은 멤버로서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해지는 멤버다.
앤팀의 팬이 아닌 친구에게 앤팀의 막내는 마키라는 사실을 알려주면 대부분 놀란다. 그만큼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나이보다 성숙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겠지만, 앤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키는 정말 아직도 형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 걸 좋아하는 ‘막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어린 나이답지 않은 어른스러운 면도 있다. 앤팀 멤버들 중 독보적인 생활력을 갖추고 있다든가,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하지만 누군가가 불쾌하지 않게 전달할 줄 아는 면도 놀랍다. 무엇보다, 아티스트로서의 비전이 뚜렷하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마키는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은 게 특히 많은 멤버라고 생각한다. 뛰어난 보컬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양한 커버곡을 선보이고 싶어하고, 자신의 보컬에 대해 고민도 많다. 그런 마키의 노력은 뛰어난 아이돌 보컬들만 출연할 수 있다는 웹예능 <리무진 서비스>에 한 편을 장식하고, 다른 가수들과 버스킹에도 참여하는 등 정말로 빛을 발하고 있다.
이렇게 뛰어난 실력과 성숙한 마인드를 갖춘 마키는 그럼에도 여전히 귀여운 막내라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집에 돌아오면 유마가 나에게도 빼먹지 않고 “다녀왔어?”라는 인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귀엽다는 말을 듣고 싶어하고, 자신이 여전히 강아지에 비유되길 바란다. 바로 그런 반전 매력과 탄탄한 실력이 앤팀의 막내인 마키를 이 팀의 끝까지 완벽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앤팀은 이렇듯 분명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갖춘 멤버들이 모인 팀이다. 바로 이런 멤버들이 한 몸처럼 군무를 맞추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마음을 모아 달려가고 있다는 점이 앤팀의 저력이자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앤팀은 각자, 또 팀으로서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었다. 공연장을 차근차근 키워와서 곧 10월에는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를 채울 예정이며, 투어의 도시 개수도 늘어났다. 점차 많은 팬들을 만나고 있고, 그들과 더욱 큰 꿈을 꾼다.
지금부터 시작될 4년차의 앤팀은 또 어떤 모습일까? 지금까지 앤팀의 멤버들이 그랬듯 또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고, 모두가 기대하지 않았던 이벤트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면, 앤팀은 언제까지나 아이돌이라는 트랙 위를 함께 달릴 것이라는 사실이다.
노래 가사를 빌려, 가슴 속 사랑이 계속 꺼지지 않도록 말이다.
* 이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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