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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Sep 25. 2023

10년 후의 나에게

여전히 비슷한 음악을 듣고 있을까? 10월을 앞두고 날씨가 부쩍 쌀쌀해진다. 시간 참 빠르다는 말을 버릇처럼 중얼거리리라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겠다. 


만으로 마흔에 접어든 너는 이제 삶을 알 만큼 알고 있을까. 여전히 너의 마음속은 20대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동안의 시간들을 통해 너는 조금쯤 더 자신과 타인에게 너그러워졌을지도 모르겠다. 소중한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힘든 일들 또한 많았겠지, 지금의 내가 두려워하고 상상하기조차도 싫을 만큼 아프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너의 몸과 마음을 뒤흔들고 갔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너의 상처와 아픔을 다독여주었기를, 어려웠던 시기마다 너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네 곁을 지켜주었기를 바란다. 그만큼 너 또한 세상에 온기와 다정함을 베풀었으리라는 것을 안다.


겁 많고 걱정 많은 네가, 매 순간을 어렵게 헤쳐나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 네가 걷는 걸음마다 확신 없음에 갸우뚱거리겠지만, 네가 밟아 나간 모든 경로가 의미 있었음을 너도, 나도, 알고 있다.


너는 여전히 쓰고 있을 것이다. 네 세상은 너의 글로 더욱 풍요로워지고, 한 땀 한 땀 수놓은 너의 글로 내 세상이 채워질 것이다. 네가 쓰는 글이 때로는 발을 헛디딜지라도 내게 소중하고 애틋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너의 글을 보아주는 사람들도, 너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너의 글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하나둘 늘어날 것이다. 


네가 건강하기를 바란다. 매일 새롭게 웃고, 맛있는 것들을 먹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네가 걷고 싶은 속도로 걷기를 바란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한때 네 곁을 지킬 소중한 사람들과, 그 순간을 영원처럼 음미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아마도 너는 지금의 나를 그리워하겠지? 마음 절절하게 나는 그렇게 느낀다. 한편으로 지금의 나를 안쓰러워할 만큼 네가 행복하다면 좋겠다. 충만하게, 넘쳐흐르도록 네게 기쁨과 사랑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언제까지나 사랑하는, 오늘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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