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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Oct 09. 2023

글 좀 못 써도 괜찮은 삶

이것은 출근 전날 밤에 쓰는 다급한 아무 말입니다..

시나리오를 완성해야 하는 기간이 고작 1달 정도 남았다. 내가 지금까지 쓴 것은 아주 조금일 뿐이고 그것이 잘 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쓰면서 크게 재미있다는 느낌도 없고 무엇보다 지치고 귀찮고 하기 싫고 부담이 되는 마음이 가득하다. 정말로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내가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가져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연말이 다가오면 자연스레 신춘문예 생각이 나기 마련인데 지금 나는 소설은 뒷전이고 당장 급한 시나리오 쓰기에 급급하다. 사실 소설도 잘 쓸 자신이 없다. 지금까지 쓴 것들은 도대체 어떻게 썼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뿐이고, 그나마 평이 좋았던 소설을 고쳐서 제출해 볼 법한데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소설을 읽은 적이 언제인지도 까마득하고(아니네.. 저번 주에 한 권 읽었구나..) 

도서관에서 빌려온 소설집은 하나도 재미가 없어 보여서 읽기도 싫고, 등등... 생각하면 끝이 없다.. ^^


일단은 그래도 써야 하는 환경에 나를 밀어 넣고 있는 게 부담이면서도 다행인 부분이다. 억지로라도 쓰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내가 즐겨 보는 웹소설 작가 브이로그가 있는데, 그 작가님이 종종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나도 찾아서 써보았다. 타이머를 맞추어 두고 그 시간 동안 내내 쉴 새 없이 글을 써야 하는 프로그램인데, 잠시라도 멈추고 글을 쓰지 않으면 지금까지 쓰던 내용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 5분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으로 설정해 두면 대부분 결과물이 아무 말일뿐이라서 이게 효과가 있나 싶었는데, 60분으로 맞추어 두고 쓰다 보니 쓸데없는 말들도 하다 보니 고갈이 되고 진짜 그럴듯한 내용이 나오기도 하고, 무엇보다 쓰다 보면 자꾸 다른 걸 하고 싶어 져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데 강제로라도 계속해서 쓰게 되다 보니까 효율이 좀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연휴 동안 이걸 활용해서 글을 많이 써보고 싶었지만 연휴는 끝이 났고; 이제는 연휴 없는 주중출근 루틴에 맞추어 글쓰기를 열심히 해봐야지.. 다짐해 본다..


최근 나는 어쩌다 보니 직장에서 상도 받았고, 지금 맡은 업무가 크게 과중하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함께하는 동료들도 괜찮아서 정말 감사하게도 마음 편히 직장에 다니고 있다. 이건 정말 흔히 주어지는 상황이 아님을 알고 있고... 그래서 더욱 감사하며 이 시간을 소중히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인과는 이제 거의 8달째 함께하고 있다. 그 기간 동안 소소한 일들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 행복하고 즐거웠고, 그래서 감사했다. 생각해 보면 감사한 일들 투성이인데도 나는 자주 불안 속에 잠겨 아파하고 있었다. 지금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 하나하나를 깊이 누리고, 즐기고, 감사하며 살아갈 시간이라는 걸 기억해야지.. 이제 자러 가야 한다. 내일 출근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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