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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Nov 12. 2023

100번째 글을 축하해

2020년 브런치 시작 이후 

금요일까지 시나리오 완성본을 제출해야 하는데 오늘은 일요일이다. 물론 시나리오를 완성하려면 아직 당당 멀었다......... 다행히도 내일은 하루 연가를 냈긴 하지만 그 하루 동안에 쓸 수 있는 분량이 아주 적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 말은... 지금 오늘도 이럴 때가 아니라는 것인데......  금요일에는 그럴 줄 알고 새벽 1시까지 나름 글을 썼다. 물론 만족할 만큼 뭔가를 많이 쓴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때 나 뭐 했지ㅠㅠ!!! 하면서 후회할 정도는 아닐 정도로 스케치를 해 두긴 했다. 글 쓸 때에도 스케치가 중요하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된 지금... 


토요일에는 직장 동기의 결혼식이 있었다. 주말마다 시간을 내서 결혼식에 다녀야 하고 축의금도 최소 10만 원부터 뭉텅뭉텅 빠져나가는 지금의 한국 결혼식 문화가 싫지만 어쨌든 사회의 규범에서 비껴나 살기란 쉽지 않으므로 싫든 어떻든 적응하며 맞춰나가야 한다. 막상 북적북적한 결혼식장에 도착해서 반가운 사람들을 보니 기쁘기도 하고 재밌었다. 이제는 결혼을 하게 된 동기를 보면서 마음 찡해지고 감동스럽기도 하고.. 어쨌든 직장동료들, 이들은 우리가 할머니가 될 때까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부대끼고 울고 웃고 지켜보며 늙어갈 사람들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참 이 인연들이 아득하기도 신기하기도 하다. 


결혼식에 다녀온 뒤에는...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는데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피곤함이 몰려왔다. 그리고 한두 시간 후에 애인이 도착해서 함께 근교로 여행을 떠났다. 배가 고파서 저녁을 조금 일찍 먹었고, 잠시 드라이브를 하다가 돌아와서 모동숲 1일 차를 했고, 예전에 백일 기념으로 썼던 커플 자서전을 읽고, 이번에 새로 산 커플 문답집 1부를 쓰고... 잘 없는 기회라서 늦게까지 놀다 자는 것이 목표였지만 결국은 너무 졸려서 11시쯤 잠들었고 다음날인 오늘 8시쯤 일어났다. (그럼 일단 9시간은 잔 거 아닌가..? 대혼란.. 대체 왜 이렇게 잠이 많이 오는 걸까...)


오늘은 점심으로 닭볶음탕을 먹고 코노에서 노래를 몇 곡 하고 또 너무 피곤해져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또 오후 2시부터 잠이 쏟아져서 총 2시간을 더 잤고.... ㅋ


자고 일어나서는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파서 이것저것 먹고 브런치 쓰다 보니... 저녁 7시가 되었다. 실화인가 ㅎ.. 


오늘은 브런치를 쓰려고 보니 100번째 글이길래 지금까지의 브런치 쓰기 생활을 돌아보려고 한다.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은 나의 현직장 입사 6개월 차쯤이었던 2020년 5월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 그 시절 아주 초창기에 썼던 글들은 지금은 비공개글로 돌려두었다. 박사 1학기를 마치고 무한 휴학에 들어간 2021년 여름부터는 제법 꾸준히 글을 쓰려고 해 왔던 것 같다. 2022년부터는 주 1회는 꼭 업로드하려고 루틴을 지켜 왔다. 


매주 차곡차곡 쓰던 글들이 이제 100번째라니 더욱 특별하고 소중한 기분. 그동안 모아 왔던 조각글들을 통해서 나는 그때의 내가 어떤 일들을 겪고 어떤 마음으로 지내고 있었는지를 조금은 떠올려볼 수 있게 된다. 그때의 내게 주어졌던 하루하루가 새삼 소중해지고, 지금의 내가 기록하고 있는 하루하루가 어떤 내일로 이어지게 될지 기대하게 된다. 


쓰는 일이란 언제나 나를 지탱하고 또 나를 기억하며 내가 원하는 형태의 나를 만들어가는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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