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SNS를 하다가 '말을 예쁘게 하는 것도 지능이다'라는 글이 보이는데 세계평화와 우주평화를 위한 되게 그럴싸하고 좋은 말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달리 보면 이게 바로 위선이고 가식 아닌가. 말을 예쁘게 하는 게 지능이라면, 지능이 낮은 사람은 말을 예쁘게 못 한다는 이야기인가?
나는 위선보다 위악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누군가에게 억지로 잘 보이기 위해 거짓으로 예쁘게 말하는 사람들을 더 싫어하는 편이다. 중용이 중요한 거지. 말을 예쁘게 하는 게 좀 과해지면 아첨이 되고, 아부가 되는 거 아닌가.
며칠 전 끔찍한 글을 하나 읽었는데, 자식 교육이랍시고 인사 안 받아주는 경비 아저씨한테 굳이 몇 번이나 인사를 하고, 그래도 답인사가 없자 경비 아저씨 얼굴 가까이에서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는 기어코 답인사를 받아냈다는 글이었다. 하아... 누군가에겐, 특히 노인에게는 인사하는 것 마저도 삶의 고역일 수가 있다.
이렇게 애써 친절함을 강요하는 게 폭력이고 갑질 아닌가. 내가 이만큼 친절하니까 너도 나에게 친절함을 보여라? 경비 아저씨를 따라다니며 인사를 받아낸 사람은, 자기가 다니는 회사 대표에게도 똑같이 굴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내가 건넨 인사에 회사 대표가 답인사를 하지 않아도 그를 따라다니며 수차례 인사를 할 수 있겠냐는 말이다. 회사 대표에게 할 수 없는 일을, 경비 아저씨에게 할 수 있다면, 그 마음 한편에는 '저 사람에겐 내가 이렇게 해도 돼'라고 생각하는 갑질 본능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