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소셜미디어에서 출판사 원고 투고와 관련해 현실적인 글을 한번 쓴 적이 있는데, 그 후에 요즘 투고를 하고 있다는 누군가로부터 차단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차단을 당하면, 저 사람은 왜 나를 차단한 걸까, 골똘골똘 좌삼삼우삼삼 멍충멍충한 내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 헤아려보는 편이다.
출판사로부터 거절 메일을 받으면 마치 내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고, 괜한 공을 들여 거대한 똥덩어리를 만들어 낸 거 같고, 심지어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생각까지 든다. 그렇게 투고자가 반려 메일을 받고 힘들어하는데, 이미 책 여럿 낸 사람이 현실적인 얘길 하니까 좀 불편했던 거겠지. 근데 나를 차단한 사람은 이제 한 10번 정도 투고한 거 같던데.
2018년 출판사에 처음 원고를 보내면서 지금까지도 투고일지를 쓴다.
처음 책을 내겠다는 생각으로 ‘음악 에세이’를 준비했을 때 240여 곳에 보내고, 세 차례 정도 계약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엔 책이 되질 못했다. 이때의 과정을 소설로 쓴 원고는 66곳에 던져 첫 책이 되었다. 두 번째 책은 24곳, 세 번째 책은 25곳에 던져 책이 되었다. 처음 목표했던 음악 에세이는 다섯 번째가 되어서야 출판사의 제안을 받고 책이 될 수 있었다. 그냥 그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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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일은 전에도 있었다. 지난 어느 날 나는 '브런치 작가'에 대한 비판을 한번 한 적이 있다. 그러자 브런치에 7번 도전했다가 떨어지고 8번 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한 자칭 SF 소설가는,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느냐며 나를 욕하고서 차단한 적이 있다. 아이고, 그러셨구나. 브런치에 7번 도전하고 8번 만에 붙을 정도로 엄청난 노력을 하셨구나... 무슨 노력을 얼마나 하셨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왜 '브런치 작가'에 대한 비판을 자신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는지 나로서는 무척이나 어이가 없었던 일이었다.
읽는 사람은 줄어가는데 책을 쓰려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진다. 얼마 전에는 과거와 달리 비교적 책을 내기 쉬운 세상이 되었다는 기사도 보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진지하게 책을 내려는 이들에게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출판사 투고와 관련하여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는 이미 이룬 자의 오만함쯤으로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헛된 희망을 품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편이 작가 지망생에겐 훨씬 이롭다는 생각이다.
작가 지망생들이 책을 내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