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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플래닛 Apr 19. 2022

산티아고 순례길을 향해

주변의 수많은 소리가 아닌 내 마음 속 작은 소리

요 며칠 매일 잠 못 이루고 다음 플랜 고민하다 새벽 2, 3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보고 다음 날 쏟아질 피로가 두려워 억지로 노트북을 덮고 잠을 청했어요.  

이렇게 비행기 표 예약 사이트를 열여 번 들락날락하며 플랜 B 고민 끝에 산티아고에 가기로 했고, 오늘 새벽 티케팅을 완료했답니다.

더 질질 끌었다가는 산티아고 가기 전에 벌써 수면 부족으로 몸이 부서질뻔했어요.


산티아고 순례길은 상해를 계획할 땐 생각지도 않았는데 상황이 변하면서 플랜 B를 고민하던 중 어느 날 마음속에서 떠올랐어요.

마치 해저 땅 속 깊이 박혀 있던 잊고 있던 신발 한 짝이 수면 위로 나온 느낌이었어요.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지만 이 엑셀 파일을 매일 들여다 보지는 않아서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사실 당장 다음 주에 갈 생각도 했는데 여러 가지로 서두르지 않기로 했어요. 두 가지 일정 모두 장단점이 있었는데 아래 생각들로 5월에 가기로 했어요.

"중국어 수업을 최대한 듣고 가는 게 좋지 않겠어?!"

"엄마, 아빠랑 언제 또 이렇게 시간을 맘껏 보낼 수 있겠어?!"

"질러놓은 디자인 수업을 듣고 가는 게 어때?!"


무엇보다 다음 주에 갈 경우, 순례길을 걸으며 마법을 2번 겪게 되고 5월에 가게 되면 한 번 겪게 돼요. 온전히 즐기는데 방해가 될만한 것들은 최소화하면 좋으니까요.


또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가장 좋은 때는 5, 6월 그리고 9월이라고 해요.

날씨가 초여름처럼 좋고 비가 쏟아질 확률도 가장 적다고 합니다. 사람들도 그만큼 많겠지만 내가 지금 가장 아름다운 산티아고를 볼 기회가 있는데,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 기회를 놓치기에는 아깝잖아요?!

(참조: 구글 서치)



비행기 표는 왕복이 아닌 편도로 끊었어요. 그 이유는 나의 그다음 여정은 콩쥐도, 옆집 민수도 나도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에요.

뭘 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하고 싶은 것들은 많아요. 이탈리아에서 관심 있는 코스 다니기, 스페인까지 간 김에 모로 여행, 스페인에 한 달 살기 등 다 하고 싶지만 지금 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어요. 그때 계획은 그때의 세상에 나를 맡기기로 했습니다.

주의! 프랑스에 입국 시 리턴 티켓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좀 더 알아보려고요.


에티하드 항공으로 끊다보니 사우디아라비아를 경유하게 됐어요. 두바이 공항만 경유로 가보고 사우디는 가본 적이 없는데 공항만이지만 궁금하고 기대가 돼요. 오늘 국내 보험들은 코로나 비용 커버를 안 해줘서 다시 여행을 막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저는 이미 걸렸고 고생했으니 더 이상 코로나는 안 걸리기를 바랍니다.



체력은 안 그래도 저질이니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오늘부터 매일 걷기로 했어요.

하드코어로 트레이닝하기보다는 제가 보통 하는 양보다 늘려서 볼일을 보러 갈 때 걷고 주말에 가능하면 둘레길도 가보는 것이 계획이에요.

오늘 피부과까지 산 넘고 물 건너 6km 걸었습니다.

몸에서 땀이 났고 잘 가다 5km 즘 되니 발뒤꿈치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처음으로 등산화속 공간이 많이 남는다고 느껴졌는데 아마 빨리 걸으면서 발이 앞으로 쏠리고 신발 끈을 헐렁하게 묶어서인 것 같아요. 몸에서 땀도 났어요.


사람마다 순례길 준비 방법도 각양각색이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일찍이 다리와 발에 통증을 주지 않으려 트레이닝을 하지 않고 길 위에 오르고, 또 어떤 사람은 제주 올레길, 등산 등을 통해 하드코어 트레이닝을 해요.

그런 것을 보면 나의 몸 상태와 상황은 ‘내’가 가장 잘 아니까 나에게 제일 맞춤으로 준비하면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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