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와비 호스텔
뭐든지 라스트미닛에 하는 편이지만, 보통 여행 첫 숙소는 몇 일정도 예약 해두는 편이다.
이번에는 돈도 벌고 더 이상 20대가 아니니 호스텔 말고 호텔에서만 머물러 볼까 고민 많이 했다.
그렇지만 20여년 간 여행하며 호스텔 수 십 아니면 백 군데는 머물렀을테고, 여행자들과 만남의 장이 되어준 곳이 내겐 호스텔이었기에 여행자와의 만남은 이번에도 포기가 어려웠다.
이스탄불 첫 숙소로 호스텔 몇 군데 중 매일 파티하지 않는 호스텔로 심사숙고 끝에 고른 와비 호스텔스(WABI HOSTELS).
이름이 너무 귀여운 거 아니냐구! 와사비가 생각나.
이곳을 추천할 만한 이유에는 공항에서의 위치도 있다.
구시가지 숙소 잡으신 분들 말 들어보니 힘들었다고 하셨는데, 나는 공항에서 직행하는 탁심 근처라 무척 편했다.
지리를 잘 모르는 첫 날, 그것도 방향 파악 어려운 밤에는 숙소 찾아가느라 진을 다 뺄 수 있기에 찾아가기 수월한 숙소를 잡는 게 좋다.
와비호스텔 도착해서 입구로 들어가니 건물 전체가 파티 중인 듯 댄스음악이 울려퍼졌고 술에 취하거나 신난 투숙객들이 큰 목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앗 오늘은 금요일… 이거 예감이…’
친절한 직원과 체크인 진행-
아래와 같이 방 번호, 침대 번호 배정 받아 올라가면 된다. 엘레베이터가 있어 무거운 짐 들고온 여행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무료 조식은 8:30-10:30am. 아, 신나라 조식을 준다니.
체크인한 후 귀에 꽂히기 시작한 파티 소리.
루프트탑에서 울려퍼져대는 디제이 음악 소리가 아래아래 층인 우리 방에까지 들려왔다.
파티에 신난 사람들은 복도에서 소리를 지르고 큰 소리로 이야기 해댔다.
‘아 오늘 밤 잠 자기는 틀렸다…. 숙소 잘못 선택한 것 같아 ㅠㅠ‘
장거리 비행으로 온몸이 녹초인데 잠도 못 잘거란 생각에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컨디션이 무너질까 걱정이 되었다. 바로 숙소 바꿔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근처 숙소 서치에 들어갔다.
‘그러게 왜 호스텔로 온거냐구 ㅠㅠ’
그렇게 씻지도 못하고 파티 소리 속에서 열심히 서치를 하던 중 여행자 한 명이 방으로 들어왔다.
‘쟤한테 한번 물어봐야겠다.“
미국에서 온 이 여행자에게 이곳에서의 지난 밤들의 경험을 물었다.
다행히 자신의 경험에 따르면 자정까지는 이렇게 시끄럽다가 다들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곧 조용해 졌었고, 파티피플이 아닌 그녀도 오늘도 어제와 같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일 년정도 여행한 그녀와 여행 이야기를 나누고 그녀의 따뜻한 미소를 보니 어느새 내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룻밤 자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그렇게 조금은 편안해진 마음으로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자정이 지나니 조용해 졌고, 잘 잘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조식 시간 제주도에 세 달 살다가 이스탄불에 왔다는 미국 친구, 시리아에서 여행 온 친구도 사귀었다.
‘역시 호스텔은 이 맛에 오지!!’
체크인 하자마자 바로 바꾸려 난리치다 결국 4박이나 한 건 안 비밀로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