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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Sep 13. 2023

윈도 아치

아치스 국립공원

아치스 국립공원에는 '아치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2000개가 넘는 아치들이 있다.

아치들 외에도 'fin'이라 불리는 지느러미처럼 생긴 구조물들과 브라이스 캐니언 같은 후두들도 볼 수 있다.


5시가 조금 넘어서 비지팅 센터를 나온 우리 가족은 윈도 아치에 가보기로 했다.

그날 저녁에 모압지역에는 비 소식이 있었다.

윈도 아치는 주차장에서 왕복 1.6km의 완만한 길을 걸으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저녁에 오르기 부담스럽지 않았고 여차 비가 많이 쏟아진다고 해도 주차장까지 금방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압지역의 8월 평균 온도는 섭씨 36도 정도다. 우리가 모압에 갔을 때는 다행히 제일 기온이 높은 낮에도 32도 정도였다. 저녁 5시 넘은 시간에 자동차 창문을 여니 차창 밖으로 선선한 바람이 들어왔다.

굵직한 산들이 협곡을 이루고 있던 자이언 캐년과는 달리 아치스 공원은 솜씨 좋은 조각가가 깎아둔 듯한 풍경이었다.


그랜드 캐년, 자이언 캐년, 브라이스 캐년, 캐년랜드. 콜로라도 고원은 앞에 나열한 국립공원 외에도 국립공원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그런데 왜 아치스 국립공원에는 이렇게 특이한 아치들이 많은 건지 궁금했다.


마침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받은 신문에도 '왜 아치스 국립공원에 이렇게 아치가 많은 걸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1면 가득 쓰여 있었다.


몇 억년의 시간을 굳이 문자로 압축하자면 아치스 국립공원 아래에는 소금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치스 국립공원이 바다에 잠겨 있었을 때, 그러니까 3억 년 전에 이런 소금층이 퇴적되었다고 한다.

이때 퇴적된 소금층이 304m나 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평균 아파트 10층 높이가 28m 정도라고 하니 아파트 100층도 넘는 높이다. 250m인 63 빌딩보다 훨씬 높다. 이렇게 쌓인 소금층 위로 다시 수백만 년 동안 다시 바다와 강에서 흘러온 퇴적물들이 쌓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체였던 소금층이 액체가 되면서 표면을 들어 올려 돔과 능선이 생겼다고 한다. 표면 암석층은 바람과 모래로 침식이 일어났고 그 틈으로 물이 스며들어 겨울에는 얼음이 생겼다. 그 얼음이 틈을 넓히고 암석을 쪼갰다고 한다. 결국 바람과 물이 지느러미 모양의 fin을 만들었고 바람과 물이 다시 그 fin을 깎고 쪼개서 내가 보고 있는 아치가 됐다.


아치 아래에 서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아치를 담으려면 내가 개미같이 보이고 나를 찍자니 아치를 담을 수 없었다.


이리저리 사진을 찍는데 똑똑 비가 내렸다.

곧 그칠 것 같아 아치 뒤에 서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이분을 넘게 기다려도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더 거세졌다.

주차장까지 뛰어오는 동안 홀딱 젖었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 있는 수영장에 가려고 했지만 비가 그칠 줄 몰랐다.

체크인을 하고 숙소 앞에 갔더니 숙소 앞 천장에 박쥐 한 마리가 붙어 있었다.

이 지역에서 보호하고 있는 박쥐라서 절대 만져서는 안 된다고 단단히 주의받았던 박쥐인 것 같았다.


모압에서는 방 2개에 거실이 딸려있고 풀키친인 The moab이라는 숙소를 예약했다.

짜파구리를 만들어 먹고 아이들과 주니어레인저 책을 풀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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