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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샤 Apr 22. 2019

토스뱅크? ... 글쎄 ...

금융업의 민낯과 속살 #6

카카오뱅크, K뱅크에 이은 3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쟁탈전이 흥미롭습니다. 키움증권과 토스toss가 메인 사업자로 경합중이었는데, 최근 토스가 공동파트너인 신한금융그룹을 배척하스토리가 다이나믹해졌죠. 토스toss는 스타트업과 챌린저 정신을 강조하며 혁신을 지향하는 새로운 은행을 만들겠다 하데... 결국 올드하고 고리타분한 기존 금융기관과는 DNA가 달라 같이 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금융 소비자 개개인의 관점에서 한국의 뱅킹 서비스 품질은 세계적으로도 꽤 높은 수준입니다. 신분증 하나만 들고 가면 삽시간에 계좌를 개설해주고, 상대방 계좌번호만 알면 실시간으로 돈을 보낼 수 있고, 현금이 필요하면 전국 수만 개의 ATM기를 이용하면 되고, 직장만 다니면 신용대출도 쓱쓱 잘해주고, 집을 사거나 전세를 구할 때에는 오만가지 주택대출로 척척 지원해주고...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금융 선진국에서 은행 거래를 경험하신 분들은 모국의 빠르고 편리한 뱅킹 서비스가 그리우셨을 겁니다..


그런데 토스toss는 도대체 뭐가 불만이었을까요? 그들이 말하는 혁신 DNA의 정체가 궁금해서 살펴봤더니 이승건 대표가 어느 콘퍼런스에서 했던 발언들이 나와 있더군요.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 세대와는 전혀 다른 문화적 가치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들을 동기부여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업이 가진 사회적 가치다. 이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 가치 중 하나는 공정성과 사회적 선의에 대한 기여도”라면서, “우리 회사가 주주의 이익이나 매출 증대가 아니라,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오오~ 매우 감동적인 말입니다. 저도 정말 이런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었거든요.


우리 직원 170명 중 금융계 경력이 있는 사람은 단 두 명이다. 내 생각에 금융을 재정의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금융을 모르는 사람이다. 사용자 경험과 모바일에 대한 전문가일 필요는 있지만 금융은 몰라야 한다. 창업자인 나조차 금융을 잘 모른다. 우리 원칙은 13살 중학생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면, 더 쉬운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음... 어떤 맥락인지 공감은 가지만, 20년 이상을 금융의 바닥에서 투닥거린 사람의 관점에서는 이쪽 세계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 듯한 우려가 듭니다.


토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오직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거면 된다. 평균을 능가하는 품질과 수익성 그리고 1인당 사람들이 얼마나 공헌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 역시 그랬군요. 아무리 감추려 해도 내재된 본성은 튀어나오게 마련입니다. 겉으로는 사회적 선의와 금융의 재정의로 우아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은 돈 벌어오는 놈이 장땡이고 이를 위해 내부 경쟁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조직운영 시스템 "너희들과는 달라!"라는 자신감의 뿌리인가 봅니다.


토스toss가 그렇게 무시하는 현재의 구닥다리 은행들이 20년 전 IMF 이후 줄기차게 올인했던 패러다임이 바로 1인당 생산성입니다. 주변 지인 중에 혹 은행원들이 계시다면 그들의 가혹한 내부 경쟁과 성과 지상 문화에 대해 한번 물어보시지요. 은행원의 KPI에 남북통일을 집어넣으면 무조건 이뤄진다는 농담이 흔하게 회자될 정도입니다. 이 방식으로 사회적 선의와 금융의 재정의가 가능했다면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아마 전 세계 금융업을 100번은 더 장악했겠죠.


꽃집점원 : 손님 무슨 일이시죠?

꽃씨손님 : 지난번 구입한 씨앗이 제대로 싹을 틔우지 못해요. 좋은 거라고 해서 샀는데 왜 이러죠?

꽃집점원 : 아 네... 흙이나 수분 등 키우는 환경이 안 맞으면 그런 경우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꽃씨손님 : 저는 꽃을 키워 본 경험이 매우 많아요. 그 가게에서도 벌써 열 번째 주문하는 거에요. 아무래도 씨앗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아요.

꽃집점원 : 그러시군요... 그러면 제가 새로운 씨앗으로 바꿔드릴테니 다시 한번 키워보시겠어요?

꽃씨손님 : 아이구... 키우는데 버린 시간은 아깝지만 그렇게 해주시면 고맙겠네요.

꽃집점원 : 네 손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새로운 씨앗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이용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통화를 듣고 있던 꽃집사장)

그 씨앗이 얼마짜리인지 알아? 산 놈이 잘 못 해놓고 억지부리는 거 같은데, 네 맘대로 다시 보내주면 도대체 손해가 얼마 나는거야? 자네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거야? 자네한테 월급을 주는 이 가게를 위해서 일을 하란 말이야! 같이 일하는 길동이를 봐봐! 손님한테 당장 필요없어도 이리저리 끼워서 무조건 팔아 버리고 반품이나 환불도 전혀 안 받쟎아? 다시 전화해서 우리는 잘못이 없으니 새로 구입해서 쓰던가 말던가 하라고 하고, 계속 뭐라고 하면 아예 안 판다고 해! 블랙리스트 올려서 다시는 주문받지 말고!


조직의 구성원들이 자기 회사의 이익과 내부 경쟁에서의 생존을 최우선의 판단가치로 설정하기 시작하면 정작 고객들의 마음은 떠나가기 마련입니다.


한국의 은행들은 이미 충분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오직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의 파괴력에 대해 장기적 관점의 두려움이 있을 뿐이지요. 따라서 한국의 은행들은 소비자들의 일상생활과 보다 밀접하게 연결된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갈망이 큽니다. 수십 년간 돌려온 오프라인 영업을 통해 이미 자신들의 손아귀에 들어온 집토끼는 가득 찼으니, 누구나 언제든지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 국민 플랫폼을 만들어서 보다 많은 산토끼를 잡아들이려는 욕구가  강한 겁니다. 신한금융그룹이 토스toss와의 제휴를 통해 "생활 플랫폼의 대표 사업자들이 참여하여,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포용성을 가진, 오픈 뱅킹 기반의 금융 생태계"를 꿈꾸었던 것도 이러한 맥락과 닿아 있을 겁니다.


그런데 토스toss는 "혁신과 도전은 오직 나만의 것"이라는 오만함으로, IMF와 리먼사태이겨낸 메이저 은행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쓰레기처럼 내버린 것이죠.



토스에게 찾아온 업의 위기


경영철학과 기업문화 관점에서의 이슈를 차치하더라도 핀테크 산업을 둘러 싼 금융규제의 방향은 토스toss의 미래에 닥 우호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토스toss가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스스로의 비즈니스 모델은 "중개업"입니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토스 앱 안에서 쉽게 구현하여 플랫폼 지배력을 높인 후 금융회사들의 상품을 중개하여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이.


이러한 상상을 가능케 했던 핵심 솔루션은 공인인증서 없이도,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핸드폰 번호만 알면 돈을 보낼 수 있는 간편 송금 서비스였습니다. 그런데 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국내 모든 은행들이 자신들의 펌뱅킹 서비스를 열어주어야만 했습니다. 특히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각각 수백만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메이저 은행들에 대해서는, 단 하나만 막혀 있어도 그저 그런 반쪽짜리 서비스가 되고 맙니다. 자의건 타의건 이들 은행 모두가 토스toss에 문을 열어주면서 비로소 지금과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할 수 있었던 거죠.


하지만 토스toss에게 문을 열어준 은행들의 입장에서는 심각한 아이러니가 있었습니다. 당시 은행권에도 이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니 4차 산업혁명이니 하는 화두가 불타오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우리은행의 위비뱅크를 시작으로, 신한은행의 써니뱅크, KB은행의 리브뱅크, 하나은행의 원큐뱅크, 농협의 올원뱅크 등등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는 모바일 전용 뱅킹 서비스가 속속 시장에 출시되었죠. 그런데 은행계열의 모바일 뱅크들은 죽었다 깨도 할 수 없는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토스toss는 되는데 은행들은 할 수 없는 서비스. 

바로 "타행" 계좌에 대한 조회와 송금입니다.


대한민국의 금융 소비자 중에 KB은행, KB카드, KB증권, KB보험, KB캐피털... 만을 사용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월급 받는 은행은 KB를 쓰더라도 신용카드는 신한카드나 현대카드를 선택하고, 증권은 미래에셋, 보험은 삼성생명과 거래하는 교차적 거래가 일반적이겠지요. 그런데 KB은행은 신한은행이나 하나은행의 "계좌"를 이용하는 거래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규제 때문이었지요.


금융위원회 산하의 금융결제원이 진행하는 사업 중 "은행권 공동 오픈 플랫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핀테크 기업을 위해 모든 은행의 금융서비스를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인프라를 말합니다. 토스toss는 이 서비스가 시행되기 전, 수십 개의 은행들과 각각 계약을 맺으며 자신만의 송금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그런데 금융결제원의 오픈 플랫폼을 이용하면 복잡하고 번거로운 개별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모든 은행들의 입금, 출금, 조회를 제공하는 핀테크 플랫폼을 단번에 만들 수 있습니다. APP 하나만 깔면 전 은행의 계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핀테크 기업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행성 기업이 아니어야 하고, "중소기업"이어야만 한다는 제한조건이 있습니다.

중소기업...

자본금이 최소 수백억이고 종업원도 수천 명에 달하는 은행, 카드, 증권사들이 중소기업에 해당될리는 만무하니 기존 모든 금융회사들은 몽땅 탈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들이 독점적으로 장악하고 있던 뱅킹 인프라를 외부의 제3사업자에게 내어 주면서도 정작 자기 스스로는 사업을 할 수 없는 "역차별"의 굴레에 갇힌 것이죠.


그런데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및 금융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제도의 주된 목적은 "결제 인프라의 혁신"이고, 이를 위해 오픈 플랫폼 사용료의 대폭 인하와 은행 스스로 사업참여를 허용했지요.


금융결제원의 은행권 공동 오픈 플랫폼은 EU의 PSD2에 대응하는 한국형 금융혁신 시스템으로서 매우 선구적인 시도라 평가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그 사용료가 송금거래 1건당 500원에 달해 실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핀테크 기업은 극소수였죠. 금융결제원은 은행들로부터 갹출한 분담금으로 먹고 삽니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금융결제원은 은행들의 편에서 비상식적으로 과도한 수수료 체계를 유지해왔고, 이러한 가격체계는 핀테크 기업들에 대해 보이지 않는 장벽이 되었지요. 그런데 이번 조치로 이 수수료는 1/10 수준인 40~50원으로 낮춰지게 됩니다.


그리고 금융위는 이러한 수수료의 장벽을 허무는 대가로 은행들에게 엄청난 반대급부를 선물했습니다. 오픈 플랫폼을 은행 스스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KB은행의 APP 하나만 깔면 신한, 우리, 하나, 농협, 지방은행의 모든 계좌를 한 곳에 몰아 송금이나 잔액 확인, 거래내역 조회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은행끼리의 오픈 플랫폼 수수료는 표준 수수료에 구애받지 않고 은행들의 상호 협의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으니, 아마도 거의 제로 수준에서 그들만의 리그는 돌아가게 될 겁니다.


이렇게 되면, 

조그마한 지방은행이라도 APP 하나만 제대로 만들메이저 은행에 못지않는 파괴력으로 전 국민 대상의 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메이저 은행들은 서로 서로간의 모바일 공방을 통해 고객 기반이 삽시간에 무너질 수 있으므로 더욱 가열찬 가격 경쟁과 편의성 개선에 올인하게 될 겁니다. 또한 금융결제원의 인프라는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와도 연결되어 있으 개방의 바람여의도에도 여지없이 불어닥칠 것이구요.


사용자 관점에서의 아킬레스건이었던, 거래하는 모든 은행의 APP을 깔아야 하는 근원적 불편함이 사라지므로, 금액 제한은 물론 수수료도 발생하는 토스toss 같은 전용 앱을 깔아야 할 메리트도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오픈 플랫폼의 사용 수수료만 대폭 낮춰지기를 기대했을 토스toss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자신들이 구축해 온 "은행과의 개별 계약"이라는 진입장벽이 사라졌음은 물론, 자신들에게 중개수수료를 안겨주리라 생각했던 은행들이 오히려 뱅킹 플랫폼의 경쟁자가 되어 무더기로 등장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금융위의 결정이 핀테크 유니콘으로서 토스toss가 누려온 과도한 독점과 버블을 붕괴시킨 것이죠.



페이전쟁의 서막


오픈 플랫폼의 전면 개방은 제로페이의 추진과 맞물려 전혀 새로운 양상의 플랫폼 전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핀테크라는 화두가 전 세계 금융업에 무시 못할 현실로 다가오게 된 것은 중국의 알리바바 때문이었습니다. 듣보잡에 불과한 중국산 인터넷 쇼핑몰 하나가 B2B, B2C, C2C 커머스를 야금야금 잡아먹더니 급기야 알리페이라는 "결제 인프라"를 스스로 창출하여 오프라인은 물론 글로벌 페이 플랫폼으로 삽시간에 성장해 버렸습니다. 그러더니 중국 정부도 하지 못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 대출 분야에서도 전통 은행들을 굴복시키고, 빅데이터와 O2O 비즈니스는 물론 물류와 제조를 아우르는 완전체로 진화했지요.


알리바바가 보여준 진화 과정에서의 킬러 솔루션은 당연히 "알리페이"였습니다. 돈이 오가는 지급결제 인프라 장악하면 누구나 알리바바가 성공시킨 융복합 비즈니스의 비전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지급결제 인프라를 신용카드 시스템이 꽁꽁 틀어막고 있어 어느 누구도 "페이 플랫폼" 구축의 꿈을 실현하지 못했지요. 카카오페이가 용감하게 Card-less, VAN-less의 선빵을 날렸지만 그다지 파괴적이지는 못했는데...


제로페이는 다릅니다.


제로페이는 국가정책의 힘으로 결제 인프라의 대전환을 이끌고 있습니다. 신용카드시스템의 고비용 구조는 저성장의 결핍이 가득한 우리의 경제상황에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매출의 대부분이 신용카드로 거래되는 도소매 업종에서 카드수수료 2%는 평균 영업이익률 4%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진 자영업자들이 이익률의 50%에 육박하는 "통행세"를 소비자 대신 부담하기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제로페이는 이러한 시대적 페인 포인트를 제대로 읽어낸 획기적 정책수단이고 이 혁명적 정책을 가능케 한 수단이 바로 금융결제원의 저원가 은행공동망입니다.


제로페이의 본질은 QR코드가 아니라 소비자의 통장에서 가맹점의 통장으로 결제대금을 바로 입금해주는 계좌to계좌 시스템입니다. QR코드는 플라스틱 카드와 마그네틱 리더기로 완전히 세팅된 오프라인의 신용카드 인프라를 "우회"하는 하나의 매체이자 도구일 뿐입니다. 신용카드 인프라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모든 경상거래는 은행의 뱅킹 시스템을 통해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이 제로페이의 핵심입니다. 최근 K뱅크는 제로페이에 무이자 대출까지 연계한 케뱅페이를 출시했는데 이는 신용카드의 무이자 외상 서비스도 은행업이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쉽게도 제로페이는 금융결제원의 오픈 플랫폼을 제쳐두고 전용망을 별도로 만드는 패착을 두었음은 물론, 명색이 VAN-less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VAN사에게 SOS를 치는 갈팡질팡 행보를 하는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범하고 있습니다. 거래가 제로라서 제로페이라는 참담한 오명까지 뒤집어썼지요. 하지만 제로페이는, 물건을 사고 파는 일상적인 생활 경제 프로세스에 통행세를 부과하지 않으면서도, 알리바바처럼 전혀 새로운 플랫폼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제2, 제3의 결제사업자들에게 의미 있는 앞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진정,

관치와 포퓰리즘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제로페이를 구하고,

제대로 된 오픈 플랫폼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내어주고 싶다면,

전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저원가 결제 인프라를 만들고 싶다면,

10원짜리 보험 같은 마이크로 페이먼트 산업을 장려한다면,   

알리바바 못지않은 글로벌 핀테크 기업의 육성을 희망한다면,

수수료 체계를 다음과 같이 만들기만 하면 됩니다.

 

오픈 플랫폼 송금수수료 = MIN [50원, 거래금액 X 0.2%]


PSD2의 직불결제 수수료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소액거래에 있어서 실질적인 제로 수수료 효과를 만들어 줌은 물론, 영세소상공인 뿐만이 아닌 대한민국의 모든 경제주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상식적인 산식입니다.


이렇게만 만들어 주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와 같은 대형 간편 결제 사업자들은 물론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물론이고 쿠팡이나 11번가 같은 커머스 플랫폼을 포함해 토스toss나 뱅크샐러드 같은 핀테크 기업 모두가 "페이 플랫폼"의 꿈을 향해 불처럼 달려들게 될 것입니다.


세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신용카드 인프라를 우회하는 계좌to계좌 기반의 저원가 지급결제 인프라를 삽시간에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제로페이가 다소 오버했던 0% 수수료의 자존심은 조금 빠지겠지만, 신용카드 대비 1/10 수준인 0.2%의 수수료를 가맹점에 제공하며 애초에 의도했던 정책효과를 모두 거둘 수 있겠지요.


금융위원회의 발표 방안에 "알리바바"가 언급된 것은 고무적이었습니다.

알리페이를 넘어서는 코리아페이를 위해,

이왕 시작한 것,

할 때 제대로 하시지요!


@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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