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는 점점 진화하며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피해자를 속이고 있습니다. 전화 한 통으로 거액의 돈을 잃는 사례가 끊이지 않으며, 특히 현금수거책, 계좌이체책과 같은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이 “나는 단순히 돈을 전달했을 뿐, 사기인지 몰랐다”라고 주장하지만, 최근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이러한 주장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특정 역할을 수행한 사람이 범행 전체를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판례가 나오면서, 관련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법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지 않는다면 자칫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건, 현금수거책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직접 돈을 받은 현금수거책이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사건 개요를 살펴보면, 2023년 3월 A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MG새마을금고 명의의 위조 서류를 출력해 피해자에게 전달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새마을금고 직원인 것처럼 피해자를 속이며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을 먼저 상환해야 한다”라고 거짓말했고, A 씨는 이에 따라 피해자에게 위조된 완납 증명서를 건네고 2,600만 원을 직접 전달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방식으로 총 5명의 피해자로부터 1억 2,110만 원을 편취했으며, 이 돈을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송금하거나 전달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A 씨는 자신의 역할이 단순한 심부름에 불과하며, 범죄의 전모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A 씨가 피해자들에게 직접 돈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조직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피해자가 돈을 건넬 수 있도록 신뢰를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즉, 범죄의 구체적인 계획을 몰랐더라도 피해자로부터 돈을 수거하는 행위 자체가 보이스피싱 범죄를 완성하는 중요한 역할이므로 공동정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유
하지만 2심에서는 A 씨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만 16세에 자녀를 출산하고 이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왔으며,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수사받거나 처벌받은 전력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또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을 때도 직접적인 대면 접촉 없이 온라인을 통해 단순한 업무 지시만 받았고, 피해자로부터 돈을 전달받을 때도 모자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자신의 신분을 감추려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무죄 판결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A 씨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했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피고인이 범죄 조직과의 명확한 공모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단순한 업무 수행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판결이 뒤집혔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뒤집고, A 씨가 보이스피싱 범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할 수 있다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모든 조직원이 범행 전반을 공유하지 않더라도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으며, 피해자로부터 직접 돈을 전달받는 역할을 수행했다면 이는 범죄 실행에 기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범행 계획을 몰랐더라도 피해자로부터 돈을 전달받는 행위를 수행한 이상, 사기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을 통해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단순 가담과 공동정범의 경계가 보다 명확해졌습니다.
기존에는 범죄 조직과의 명확한 공모 관계가 입증되지 않으면 단순 가담자로 판단되어 처벌이 다소 경감될 수 있었지만, 이번 판결을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철저히 역할을 나누어 운영되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세부적인 계획을 몰랐더라도 피해자로부터 돈을 전달받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공동정범이 성립될 수 있음이 강조되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법적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에는 피의자의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단순한 가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진술을 잘못하면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방지하고, 피의자의 역할이 단순 방조범에 해당하는지, 혹은 범행을 인식하지 못했음을 입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는 피의자의 개인적 사정을 고려하여 양형을 감경하거나, 억울한 경우 무죄를 주장할 수 있는 논리를 구성합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이루어지는 만큼, 사소한 역할을 수행했더라도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불리한 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적절한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하면 억울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된 경우 신속하게 변호사와 상담하여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