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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y Mar 07. 2018

<호주생활> Go, Jony - 마흔네번째

가라오케

블루몽키 팀원들과. 왼쪽부터 티아, 나, 조지아나, 필립
조지아나와 필립

"Cheers!” 

우린 맥주잔을 부딪쳤다. 블루몽키 레스토랑 웨이트리스 출신 조지아나의 주관으로 퇴근 후 우린 Gold Bar 로 향했다. 웨이터 필립, 조지의 남자친구인 독일 출신 미하일도 동석했다. 이 곳은 금요일, 토요일 밤엔 나이트클럽, 일요일인 오늘 밤은 가라오케로 운영된다. 

“글로리, 글로리! 할렐루우우우야~!” 

디제이는 언제나처럼 자신의 애창곡을 목청껏 불렀는데, 곡이 너무나 근엄해서 마치 어떤 나라의 국가를 듣는 느낌이었다. 

“정말 최악이군.” 

내가 중얼거렸다. 필립도 동의하는 듯 키득댔다. 

“조니. 그나저나 언제 가?” 

조지아나가 물었다. 

“10월 28일까지 일하고 번버리로 가려고.” 

“안 가면 안 될까? 응? 으응?” 

“안 돼.” 

“칫.” 

그녀는 입을 삐쭉거리며 맥주를 들이켰다. 무대 위 조명은 정신없이 번쩍였다. 

“조니. 앞으로 어쩔 생각이야? 호주에 계속 있을 거야?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어?” 

미하일이 나에게 물었다. 

“글쎄다. 솔직히 나도 잘 몰라. 난 계획이 분기당 한 번 꼴로 바뀌는 사람이라서. 일단 지금은 뭘 하고 싶어도 자본이 없으니 돈부터 벌자는 생각이야. 필립은 미국 간댔지?” 

“응. 난 사업가가 되는 게 꿈이라. 호주에선 뭘 하려고 하면 세금을 어마어마하게 떼가거든. 게다가 기반은 미국이 훨씬 좋고.” 

퀸즐랜드 출신인 필립은 왜 여기까지 와서 웨이터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집안이 빵빵했는데, 혼자 자취하는 곳도 수영장이 딸려 있었으며, 차도 꽤나 좋은 걸타고 다녔다. 

“난 이탈리아 돌아갈 거야. 가서 취업준비 해야지.” 

조지아나가 말했다. 디제이의 곡이 끝나고 사람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다음은....... 조니! 어디 있죠? 어서 나와요. 조니가 부를 곡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예! 조니! 고 조니!” 

우리 테이블의 화끈한 응원을 받고 난 무대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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