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ny Mar 19. 2018

인사

오래된 원고

정리해 둔 원고를 다시 꺼내는 건, 오래전 미뤄뒀던 숙제를 하는 느낌입니다. 삼 년 전 이미 써 둔 백마흔두페이지의 원고를 다듬고 하나하나 블로그에 올렸지만, 두 번의 시도에서 모두 끝을 낼 수 없었습니다.

얼마 전 미국 인턴기와 호주 워홀 생활기를 올리고 난 후, 드라이브 깊숙이 남아 있던 내일로 여행기를 꺼냈습니다. 그땐 몰랐는데 지금 보니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군에서 제대한 지 반년 정도 지났을 때, 캐리어와 배낭을 들고 떠났던 12일간의 여행. 그 당시 저는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많이 불안했었고, 의지할 "무엇" 이 필요했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훨씬 안정적이 된 지금도, 솔직히 제가 그때 그토록 찾고자 했던 "무엇"을 찾았는지 답을 할 수 없습니다. 저도 모르게 찾았을 수 있고, 아예 찾는 걸 잊어버린 채 묻어두고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하나 확실한 건, 그때의 저만큼 제 자신에게 솔직했던 시절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웃고 싶을 때 실컷 웃고, 울고 싶을 땐 길에 퍼질러 앉아 울고, 뛰고 싶을 때 뛰고, 말하고 싶을 땐 떠들었습니다. 어느새 너무 계산적인 어른이 되어버린 저에겐, 가끔 그때가 그립습니다.

그때의 일을 다시 꺼내볼까 합니다.

시작할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