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일 전
2015.7.13.월요일
출근해야 되는 날인데, 결근했다. 이제껏 아르바이트 한 곳만 열 군데가 넘지만, 한 번도 결근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다. 딱히 오늘은 몸이 아픈 것도 아니다. 그냥 가기 싫었다. 더 이상 오토바이 핸들을 잡기도 싫었고, 절박하게 돈 벌고 싶지도 않았다.
휴대폰을 꺼내 계좌를 확인했다. 백만 원이 조금 넘는 돈이 있다. 이걸로 뭘 해야 될까 생각했다. 여행... 이 정도 돈이면 보름 정도 갈 수 있겠다. 생각해보니 어딘가로 보름이라는 시간 동안 자유롭게 떠나본 적이 없다.
머리도 감지 않고 창원 상남동 휴대폰 대리점부터 달려가 번호를 바꿨다.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계정도 바꿨다. 직장에서 오는 전화를 받기 싫었다. 굉장히 비겁한 짓이다. 차라리 사장에게 전화해서
“앞으로 출근 안 하렵니다.”
하고 끊어버리는 게 훨씬 낫다. 그러나 그런 거 세세하게 신경 쓰기 싫었다.
은행으로 가서 현금카드 만드는 도중에 직원에게 물었다.
“저기요. 여쭤볼 게 있는데요.”
“말씀하셔요 고객님.”
“음... 만약... 계장님께서 직장을 때려치운 바로 다음날이라면... 뭐 하실래요?”
“네? 하하. 음... 당연히...”
여행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