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음악, 핸델 <Tu del ciel ministro eletto>
태풍이 온다.
비는 쏟아지고 바람은 점점 세차 진다.
차 안은 차표면을 두드리는
빗방울들의 리듬으로 가득하다.
파란색 필터를 끼운 것 같이
창연한 도로 위에
수직으로 선을 긋는 빗줄기를 바라보다가
내 작은 공간을 서서히 채우는
선율과 음성에 마음을 놓아버린다.
비 내리는 날,
홀로 있는 시간에 듣기 좋은 음악.
모든 성가신 생각들이
빗줄기의 빗질로 쓸려내려 가
도랑을 타고 멀리 흘러가버리고
남겨진 건 깨끗해진 새 마음,
부드럽고도 단단한 마음만 남은 기분.
Handel <il trionfo del tempo e de disinganno(시간과 깨달음의 승리)>
핸델의 첫 오라토리오(Oratorio) 작품이다.
오라토리오란 성경에 기록된 내용을 주제로 그 주제에 대한 성구들을 모아서 작곡하여
독창, 중창, 합창, 관현악, 오르간 등으로 연주하는 종교음악의 일종이다.
이 작품은 Bellezza(미, 아름다움), Piacere(쾌락, 즐거움), Tempo(시간), Disinganno(계몽, 깨달음)를 각각의 이름으로 의인화하여 이들 사이의 논쟁을 극적으로 다루었다.
이 작품의 수록 아리아인 'Lascia la spina, cogli la rosa'는 페라 <리날도>에서의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의 원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