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배치와 조직 운영
적재적소 너무 당연한 말입니다. 그런데 기업에서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회사에 사람은 많은데 쓸만한 사람은 없고.
뽑으면 다 도망가고, 나갔으면 하는 사람은 안 나가고.
기회를 줘보면 맘에 안 들고, 기회를 안 주면 불만이 생기고.
회사의 대표님들은 사람들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마케팅 업무에는 마케터, 세무 업무에는 세무 전공. 그냥 역할에 따라 적합한 사람을 쓰고 싶은데 이것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이것도 힘든데 욕심이 과한 대표님은 회사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많아도 고민입니다. 좋은 사람들은 비쌉니다. 그리고 욕심도 많습니다. 일도 보상도 많은 것들에 대해 욕심이 많습니다. 인건비도 많이 들고 서로 싸우기도 합니다. 손흥민 11명으로 팀을 꾸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잘 될 거 같지만 그렇지 않을 가망성이 더 큽니다. 골은 많이 넣겠지만, 골도 많이 먹을 겁니다. 인건비는 엄청 높아서 이익 내기 쉽지 않을 거고요. 다들 공격수 할 거라고 서로 싸울 겁니다. 승률은 그저 그렇고 팀 내 분위기가 삭막한 적자 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모든 팀들은 각자의 상황이 있습니다. 다 다릅니다. 그러므로 옆 팀은 선진적인 팀을 쳐다보고 부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팀이 가져가야 할 선수들은 세계 최고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예산에 맞는 그리고 우리의 고유한 역할에 맞는 선수를 기용해서 아기자기하게 운영하는 것이 맞습니다.
지금 확보된 선수들을 최대한 적당한 포지션에 배치를 하고 마땅한 선수가 없다면 채용해야 합니다. 공격수를 수비수로 배치한다든지 하는 일이 실제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무 전문가를 마케팅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든지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날까?' 생각이 드시죠?
조직 진단을 해보시면 진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배치하셨나요?라고 물어보니 직무 순환 제도라든지 마케팅 본부장 라인이라서라는 등등 정말 어처구니없는 이유는 가지각색입니다.
물론 때로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자기개발을 위해 업무 순환 경험을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건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전문성의 시대에 밋밋한 사람을 만드는 건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상이 되는 제도로서 운영해야 할 게 아니라 아주 극소수의 제네럴리스트나 부적응자에 대해 특별하게 적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은 회사일수록 포지셔닝을 점검해야 합니다.
한 명 한 명이 너무 중요합니다. 이상하게 역할과 사람이 운영되면 작은 회사일수록 타격이 너무 큽니다. 그러므로 포지셔닝에 대한 부분은 반드시 잘 돌아가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포메이션도 점검해야 할 주제입니다. 조직들이 잘 정비되어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조직이 커지면 커질수록 포메이션이 중요해집니다.
팀들이 구성될 정도가 되면 그 팀이 또 하나의 커다란 선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회사 전체를 한 팀으로 Macro 하게 조직의 구성을 봐주는 것입니다.
역할(포지션)과 구성원 배치(포지셔닝)가 잘 되었다고 하더라도, 조직도가 이상한 경우가 있습니다.
쉬운 이해를 위해 자꾸 축구를 예로 들게 되네요.
몇 게임 남지 않은 리그에서 꼴찌를 하고 있는 축구팀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제는 더 이상 지면 안되는 절체절명의 순간. 골을 넣어야 합니다. 그동안 넣은 골이 몇 개 되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가져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6-3-1 수비 강화 포메이션을 썼다고 해봅시다. 이기지도 지지도 않으려는 그런 포메이션. 리그에서 탈락할 가능성은 99.9%입니다.
상품도, 품질도 너무 좋은 회사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으로 판매를 해야 하는데, 개발팀, 연구팀은 몇 개씩, 십 명씩 빵빵한데 영업마케팅팀은 팀장도 없고 6년 차 미만 주니어들 서너 명이 네이버 스토어만 깔짝대고 있었어요. 오프라인, 온라인 팀장들을 빨리 뽑고 마케팅, 영업도 분리시켜서 해당 조직을 강화해 주어야 하는데, 다들 생각만 했지 누구 한 명 그 문제점에 대해 공론화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계속 개발자, 연구원만 늘어났던 거죠. 중간중간 조직을 진단해서 명확하게 문제점을 공유해야 합니다.
다른 케이스입니다. 몇 개의 브랜드를 가진 의류 회사였습니다. 기획-디자인-생산-판매 기능으로 조직을 짰습니다. 기획팀, 디자인팀, 생산팀, 판매팀. 그러다 보니 브랜드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모든 옷들이 비슷비슷한 느낌이 되었습니다. 고객 타깃 특성에 맞게 브랜드를 차별화가 필요했습니다. A 브랜드팀, B 브랜드팀, C 브랜드팀으로 나누었습니다. 3개 팀 안에 기획자, 디자이너, 생산, 영업 담당자들이 브랜드별로 나누어 배치되었습니다. 그러자 차별화는 되었지만 기능별로 서로 협업을 안 하고 전문성이 약해졌습니다. 영업도 같은 멀티숍에 3명의 영업사원이 다 따로 영업활동을 하게 되는 비효율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기능별 팀으로 개편했습니다. 기능별 조직과 브랜드별 조직으로 1,2년마다 변경했습니다.
포메이션은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습니다. 시장 환경, 경쟁 환경, 회사의 정책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이긴 합니다. 다만, 진짜 시장과 고객 그리고 회사의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조직이 포메이션 되어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영업을 보강해야 하면 영업팀과 팀원을 늘리고, 품질이 떨어지면 생산, 개발 조직을 늘리면 됩니다. 늘리기 어려우면 선수를 교체해야겠죠.
역할(포지션), 배치(포지셔닝), 조직 배치(포메이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경기를 치른 선수들에 대해 평점을 매기듯, 구성원과 조직들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다음 글에서 평가 점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