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실무관>(2024)
넷플릭스에서 새롭게 선보인 영화 <무도실무관>은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법무부의 특수 직업군인 '무도실무관'의 세계를 다룬 작품이다. 이들은 경찰은 아니지만 전자발찌를 찬 출소자들을 관리하는 사람들로, 범죄자들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그들을 감독하고 필요한 경우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법과 제도의 허점 사이에서 작동하는 무도실무관들의 업무와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진중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이 영화는 비질란테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주인공 이정도(김우빈)의 일상적인 업무와 출소자들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을 세밀하게 그린다. 그의 업무는 단순한 감시를 넘어서, 출소자들이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도우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영화가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이정도의 태도와 선택은 점차 이해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치닫는다. 갑자기 그는 자신의 직업적 한계를 넘어서, 법을 무시한 채 스스로 정의를 집행하려는 비질란테의 길을 선택한다. 관객들은 그의 이런 급작스러운 변화를 이해하기 어려워하고, 이 영화가 처음에 약속했던 '무도실무관'이라는 특수 직업군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무도실무관>의 큰 매력은 처음에는 비질란테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주인공 이정도는 출소자를 관리하면서 법적 권한 내에서만 움직이려고 애쓴다. 그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일을 처리하려고 하지만, 점차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면서 좌절하게 된다. 이 부분이 영화의 중반까지는 무척 흥미롭게 다가온다. 범죄자를 관리하면서도 스스로 범죄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행동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준다.
그러나 중반부가 넘어가면서 영화는 갑작스럽게 비질란테 영화로 변모한다. 이정도가 출소자들과의 충돌에서 직접적으로 다치고, 그 이후로는 경찰에 신고하거나 제도적인 해결책을 찾는 대신 스스로 그들을 처단하려는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보고 있으면, 도대체 왜 이정도가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그가 법무부에서 일하는 직업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상처를 감추고,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대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정도의 행동은 법무부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라는 그의 배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법을 집행하는 사람도 아니고, 단지 출소자들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그는 마치 법의 한계를 초월한 슈퍼 히어로처럼 행동하기 시작한다. 이정도의 행동은 점차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관객들은 그의 결정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는 왜 갑자기 법을 벗어난 행위를 하며, 자신의 직업적 한계를 넘어서려는 것일까?
사실 영화가 중반부를 넘어갈수록 이정도의 행동은 점점 더 비현실적으로 변한다. 그의 상사나 동료들도 그의 선택을 말리지 않으며, 오히려 그가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과정에 동조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 장면들은 현실적인 직업 세계와는 거리가 멀고, 법을 준수해야 할 직업군에서 비질란테적 행동이 허용되는 것처럼 그려지기 때문에 영화의 몰입도를 크게 떨어뜨린다. 이정도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관객은 그의 행위에 공감하기 어려워진다.
주인공 이정도는 영화 초반부에는 책임감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출소자들을 최대한 법적으로 관리하려 노력하며,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의 행동은 점차 정의감이 아닌 분노와 복수심에 의해 좌우되기 시작한다. 그가 갑자기 법을 무시하고, 스스로 정의를 집행하려는 비질란테의 길을 걷는 순간부터 관객은 그의 정의감에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물론 이정도라는 인물은 영화 속에서 충분히 '착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너무 급작스럽고, 그 변화가 설득력 있게 묘사되지 않기 때문에 관객은 그를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그는 출소자와의 충돌로 인해 다친 이후에도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행동은 그가 현실적인 법무부 직원이라는 배경을 무색하게 만들며, 이 영화가 현실을 반영하려 했던 초반의 설정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영화가 초반에 보여주었던 법무부의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군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는 흥미로웠다. 그들은 경찰도, 판사도 아니며, 그저 법을 준수하려 애쓰는 공무원들이다. 출소자들을 관리하면서도 그들이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도와주고, 다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그러나 이정도라는 캐릭터가 갑자기 법의 경계를 넘어서 비질란테로 변모하는 순간, 이 영화는 그 흥미로운 설정을 버리고, 단순한 복수극으로 변질된다.
이정도의 선택은 그의 직업적 배경과 전혀 맞지 않으며, 그가 보여주는 정의감은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영화가 이정도의 행동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그가 법을 벗어난 행위로 인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히려 그를 무책임한 인물로 보이게 만든다. 관객은 그의 정의감에 공감하기 어려워지고, 그의 선택이 영화의 흐름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결국, <무도실무관>은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의 역할과 그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진지하게 다루는 영화로 시작했지만, 중반 이후로는 그 현실성을 잃고 단순한 비질란테 영화로 전락하고 만다. 이정도의 비현실적인 행동과 급작스러운 변모는 관객의 공감을 얻지 못하며, 영화가 전달하고자 했던 법과 정의에 대한 메시지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김주환 감독은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독특한 연출 스타일과 탄탄한 액션 연출로 주목받는 감독 중 한 명이다. 그의 전작들은 주로 청춘, 액션, 그리고 인간적인 내면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 작품들이 많다. 첫 번째로 크게 성공을 거둔 영화 <청년경찰>(2017)은 박서준과 강하늘이 주연을 맡아 청춘의 열정과 좌충우돌 액션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었다. 두 청년이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생생한 액션과 캐릭터 간의 케미는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김주환 감독의 연출 능력을 입증했다.
이어 그는 <사자>(2019)를 통해 한층 어두운 분위기와 강렬한 액션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박서준과 안성기라는 배우들의 호흡을 통해 구마 사제를 소재로 한 독특한 액션을 그렸고, 악마와의 대결이라는 설정으로 새로운 장르적 도전을 시도했다. 비록 평단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지만, 김주환 감독이 보여준 상상력과 강렬한 비주얼 연출은 액션 장르에서 그의 능력을 확고히 자리 잡게 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사냥개들>(2023) 역시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 작품은 범죄 조직에 맞서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극적인 액션을 가미한 작품이다. 특유의 사실적이고도 긴장감 넘치는 액션 연출은 여전히 김주환 감독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배우 김성균과 김우빈 역시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눈에 띄는 연기를 선보인다. 먼저 김성균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실력파 배우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2012)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악역 연기로 큰 주목을 받았고, 이후 <응답하라 1994>에서의 유쾌하고도 따뜻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연기 스타일은 상황에 맞게 극과 극의 감정선을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무도실무관>에서도 그만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캐릭터 해석을 볼 수 있으며, 그의 디테일한 표정 연기와 몸을 던진 액션이 돋보인다.
김우빈은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배우 중 한 명으로,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특히 <학교 2013>, <상속자들> 등에서 청춘의 반항적인 면모를 강렬하게 그렸고, 영화 <친구 2>(2013)에서는 한층 성숙한 연기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오랜 병치레 후 스크린에 복귀한 김우빈은 이번 <무도실무관>에서도 특유의 강인함과 동시에 인간적인 면모를 표현해내며, 그의 깊이 있는 연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우빈의 연기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세밀한 접근을 중요시하며, 특히 액션 장면에서는 날카로운 눈빛과 리드미컬한 동작을 통해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결국 <무도실무관>은 여러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액션 영화로서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김주환 감독의 특유의 액션 연출과 김성균, 김우빈과 같은 실력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스토리의 비현실적인 전개에도 불구하고, 긴장감 넘치는 액션과 배우들의 열연이 결합된 이 영화는 대중적인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특히 빠른 전개와 생생한 액션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분명 볼 만한 작품으로 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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