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타트업에 미쳐 Jun 02. 2023

[Antler Korea 2기] 후기입니다

그래서 창업은 왜 하는데?

드디어 Antler Korea Batch 2의 Phase 1을 마무리했습니다.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약 3개월간 있었던 Phase 1으로 많은 긍정적인 경험들을 쌓았는데, 그중 일부를 질의응답으로 만들어 여러분께 나눠볼까 합니다. Let's Get It!


A startup is a company designed to grow fast - Paul Graham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준호입니다!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드리면, 저는 2번의 창업 경험이 있는 사람인데요, 하나는 대차게 말아먹었고 하나는 아주 소소하게 성공의 맛을 보았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니 1억, 10억 단위의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100억, 1000억 단위의 돈을 벌 수 있을지가 너무 궁금해서 VC에서도 잠깐 일해보았습니다. 그곳에서 스타트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지만, 제가 궁극적으로 원하던 업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고민했습니다. 저는 스타트업에 일한다면 두 가지 중 하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1. 만들거나 2. 팔거나. VC에서 일하던 저는 그 두 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는 일을 했어요. 무엇보다 수많은 스타트업들을 만나며 든 생각이  VC는 그저 들러리일 뿐이라는 것과 제로투원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아직 젊고, 고객을 직접 만나고, 실증이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VC에서 나와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했고 일정 시간이 지나 창업을 결심하게 됩니다.



Antler가 뭔가요?


Antler는 글로벌 스타트업 제너레이터입니다. 쉽게 말해 Day 0부터 아무것도 없는 예비창업가들을 프로듀스 101처럼 한 방에 모아 알아서 팀 하고 좋은 아이디어 만들어 가져오라는 프로그램입니다.

Antler 프로그램 과정은 Phase 1, 2로 나뉘는데, 제가 참여한 Phase 1만 보면 크게 4가지 과정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 간단한 용어정리
- 아이디어 스프린트: 랜덤으로 팀을 구성해 문제 정의 발표 시간
- 부트캠프: 아이디어 스프린트에 이어 솔루션까지 돌출하는 발표 시간
- 트랙아웃: 아이디어 스프린트 및 부트캠프를 벗어나 같이 도전해보고 싶은 팀원들끼리 뭉쳐 투자 발표전까지 지표 등을 만들어 문제가 진짜 문제인지 검증하는 1차 스크리닝 단계
- IC: 투자 위원회를 통해 Phase 2로 갈지에 대한 여부가 결정되는 Phase 1의 최종 단계 
+ Master Class: 외부 자문들로부터 받는 스타트업 관련 강의

[�인사이트�]

약간은 쓴소리처럼 들리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스타트업계에 오래 계신 어느 분께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진짜 창업가는 Antler에 들어가지 않는다"라고요. 물론 그분의 말씀에 완전히 동의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저는 Antler가 탄생한 지 길지 않으며 아직 지금도 VC들이 해보지 못한 실험을 반복 및 개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스타트업들이 PMF를 찾고 있듯이 Antler 또한 PMF를 찾아가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제 2기가 막 끝난 Antler Korea 도 점점 기수를 거듭할수록 더 좋은 팀과 아이디어 그리고 결과가 탄생할 것이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파트너님들을 포함해 Antler를 운영하시는 팀원분들은 정말 좋은 분들입니다.


앤틀러 코리아 2기


왜 Antler에 지원하게 되었나요?


지난 2월 퇴사를 고민하고 있던 찰나, Antler Korea의 정사은 대표님으로부터 LinkedIn을 통해 연락을 받았습니다. Antler Accelerating Program Batch 2에 지원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죠. 2기는 3/6부터 시작해 빠르게 서류 및 3차 인터뷰 모두 1주 안에 진행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Antler에 참여한 이유는 특별한 이유가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Antler에서 기회가 주어졌고, 저는 그 기회를 붙잡았을 뿐입니다. 다만, 이번 2기에는 약 1,200여 명의 지원자 가운데 77명이 합격했으며, 이곳에서는 정말 뛰어나고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또한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다양한 분들의 인사이트를 배울 수 있는 기회라 여겼습니다.


[�인사이트�]

너무 막판에 합격한 것이 저에게는 독이 되었습니다. 첫날에 도착했는데, MC 분께서 2기를 위해 만들어진 Slack, Google Calendar, Donut 등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들을 언급하셨습니다. 저는 3/3에 합격 이메일이 와서 아무 내용도 몰라 매우 당황스러웠어요ㅜ. 나중에 알고 보니 사전에 Pre-Program이 존재했었고, 프로그램 시작하기 전에 이미 많은 분들이 티타임을 가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ㅠㅠ. 만약 예비창업가 분들과 미리 대화를 나눴으면 더 시간이 많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혹시 프로그램에 지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최대한 빨리 지원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앤틀러코리아 오프사이트



팀빌딩은 어떻게 했나요?


저는 마음이 맞을 것 같은 팀원들과 함께 랜덤으로 아이디어 스프린트 및 부트캠프를 진행했습니다. 제 기억으로 모두 합쳐 7번 정도 진행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제 가치관과 비슷한 큰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공동창업자를 기준으로 트랙아웃을 신청할 수 있는 공동창업자 두 분과 팀을 구성했습니다. 팀빌딩을 위해 아이디어 스프린트를 하고, 팀핏 스코어카드를 맞추고, 단합을 위해 야구장에 놀러 가기도 했어요. 트랙아웃을 하는 과정에서 팀핏으로 인해 한 분이 드랍하셔서 매우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인사이트�]

아쉬운 점은 지금 되돌아보면 아이디어 검증보다는 팀빌딩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은 것 같습니다. 물론 팀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Antler 프로그램 안에서는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요구되는 중요 타임라인도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트랙아웃 및 IC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정말 별로 없어요. 팀빌딩만큼 아이디어도 더 많이 논의하고 진짜 고객들이 생각하는 문제인지 검증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프로그램이 시작하자마자 3주 안에 트랙아웃 팀을 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어떤 아이디어를 했나요?


저희는 Myselves라는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Myselves는 카카오톡이나 슬랙의 나에게 보내는 내용들을 모두 하나로 모아주는 앱이에요.

사람은 무언가를 기억할 때 맥락과 함께 기억하면 나중에 인출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요. 따라서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기억 분류 방법은 일상에서 자주 경험하는 맥락에 따라 분류하는 거예요. 저희는 개인이 만들어내는 정보들이 모두 흩어져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맥락에 따라 기억하기 쉽게 볼 수 있도록 분류하는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실험 결과는 반쯤 성공했습니다. 카카오톡이나 슬랙 등의 API가 직접적으로 연결된 게 아니라 내 앱에서 다양한 상황의 자아를 분류해서 만들어 둔 프리토타입이었기 때문에 완전 성공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Product Hunt & Disquiet 등에 제품을 올렸고 유저의 반응도 괜찮았어요. 실제 제품 리텐션도 나쁘지 않았고요. 그래서 저희는 Antler의 IC까지 가는데 충분한 지표라고 생각했어요.


[�인사이트�]

제품을 직접 만들 때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저는 개발 하나 모르는 사람인데 노코드 툴을 이용해 빠르게 프리토타입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는 Webflow, 웹 개발은 Bubble.io, 앱 개발은 Flutterflow & Glide, DB는 Airtable, 디자인은 Figma, 설문조사는 Tally, Mockup 은 shots.so 등으로 진행했습니다. 또한 제품을 알리기 위한 지표로서 마케팅을 할 때는 Product Hunt & Disquiet, 유저리서치는 Discord, 유저인터뷰는 오픈톡방, 제품 판매는 와디즈 & 텀블벅을 활용했습니다. 

프리토타입을 검증할 때는 이렇듯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합니다. 저희는 최대한 많은 툴을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지표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Antler에 지원하시게 된다면 개발자가 아니시라면 이러한 노코드 툴이나 마케팅 방법 절차 등 실무 공부를 미연에 하시고 들어오시라고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아무리 노코드 툴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제품의 범위에 따라 분명 한계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유의해야 합니다. 


Myselves



그런데 아쉽게도 팀이 해체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ㅠㅠ 정말 아쉽게도 우리 팀은 해체하게 되었어요. Antler IC주간 딱 1주일 전에 함께 했던 공동창업자분이 Antler를 드롭하시겠다고 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는데, 납득할 만한 이유였습니다. 다만 IC를 도전해보지도 못하고 끝낸 건 너무너무 아쉬웠어요.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공동창업자가 드롭하게 되면서 계획했던 모든 스케줄이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팀원이 없으면 혼자서는 IC 자체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다른 팀에서 합류 제안도 있었으나 섣불리 결정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없었어요. 


[�인사이트�]

이때 배운 점은 꼭 비전이 일치한다고 해서 팀핏이 맞는 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국 왜 창업에 도전하는지 각자만의 강력한 모티베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알게 된 사람들이 짧은 몇 주간의 기간 동안 서로를 잘 알 수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함께 일을 하면서 성공 케이스를 만들고 라포를 쌓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기능적 역할 분담이 잘 되어있는 팀이 Antler 프로그램에서는 좋은 것 같아요. 정말 Zero Base로 가야지 아이디어든 팀이든 이룰 수 있는 곳이 Antler입니다. 사업개발자라면 개발자랑 함께 팀을 꾸려보세요.

아, 그리고 저처럼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Antler에서는 3명이서 공동창업자를 꾸리시는 것도 좋은 방안인 거 같아요.



무엇을 배웠나요?


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배웠습니다.   

아이디어 : 너무 억지로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다양한 것들에 대해 배워보세요. 문제,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것, 주요 기술 변화를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세요. 100명이 좋아할 것 말고 1명이 좋아할 것 만들어도 괜찮은 거 같아요. 다양한 걸 도전하고 똑똑하고 흥미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면 언젠가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거예요. 팀빌딩만큼 좋은 아이디어가 중요해요.

팀: 함께 일할 수 있는 잘 아는 사람을 선택하세요. 공동창업자 간의 결별은 초기 스타트업의 주요 패망 요인이며, 창업가들이 창업이라는 분명한 목적으로 만난 경우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 같아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최대한 빨리 헤어져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공동창업자로는 결국 친구가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제품: 스타트업은 경쟁자 때문에 망하지 않고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사랑하지 않아서 망합니다. 결국 사용자들과 대화하고 그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관찰하면서 어떤 부분이 수준 이하인지 파악한 다음 제품을 개선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매주 5%씩 제품을 개선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잠재 고객들이랑 정말 많이 대화해야 해요.

실행력: 스타트업은 요령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해보세요. 그리고 진짜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세요.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게 좋아요. 스타트업 초기에는 특히 Thinker보다는 Doer가 되어 고객을 직접 만나고 뭔가를 만들고 개선해 보세요. 무엇보다 수익을 창출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저는 압박되는 시간 덕에 생각보다 실행력이 좋은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Antler Wine Night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유명 VC 대표님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었어요. 우리의 모든 게 수준 이하라고 하시더군요. 사업가는 타고나야 하고 비즈니스를 하는데 뇌를 갈아 끼는 방법은 없다, 좋은 창업가가 되어야 좋은 사업모델을 찾을 수 있고,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모든 게 맞는 말씀이라서 별로 반박하고 싶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창업가는 뇌가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뇌보다는 손이 먼저 나가야 하고 직관적으로 문제를 풀지 말고 이걸 이해할 수 있어라는 걸 버리고 데이터로 가라는 말이에요.

저는 비록 사업을 해본 사람이지만 아직도 Doer 보다는 Thinker 로써 삶을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Phase 1 이 끝난 지금 제품 개발보다는 잠재 고객들을 더 많이 만나 그들의 진짜 문제점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중에 있어요. 당장은 벼락같은 결과는 없지만 조금씩 고객을 알아가는 중에 있습니다.

Batch 2를 끝까지 마치지는 못했지만, 창업 도전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더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서 글이 재미가 없네요 ㅠ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께서는 언제든지 티타임 요청 주시면 Antler 프로그램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저는 현재 저와 함께 세상을 바꿀 꿈 있는 공동창업자를 모시고 있습니다! 연령, 성별, 경력, 학력 등 전혀 상관없습니다. 직장인과 창업인은 전혀 다른 삶입니다. 러닝커브가 빠르고, 실행력이 좋으시고, 정말 꿈 있는 분이시면 충분합니다. 특별히 제가 가지지 못한 스킬인 제품 및 개발 쪽에 능력 있으신 분들이면 더 좋습니다! 기존의 Myselves 아이디어는 아니고요. 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담스러우시지 않는 선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며 아이디어 디벨롭 하면 너무 기쁠 것 같아요! 

언제든지 연락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창업은 피곤하다

PS. 그래서 창업은 왜 하는 거냐고요? 안 할 이유가 없어서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CAC & LTV 계산은 한참 잘못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