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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에 미쳐 Dec 31. 2023

2023년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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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회고]


= 창업


창업을 했다. 좋아하는 동료들과 헤어지고 회사를 그만두어 매우 아쉬웠지만,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창업을 선택했다. 운이 좋게도 1,500 여명 중 77명으로 선택되어 Antler Korea Batch 2기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뻤다. 뛰어난 인재들을 만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그러나 투자심사 1주일 전 팀이 해체되었다. 투자금 2억도 받지 못하고 팀도 없어져 매우 아쉬웠지만, 되돌아보면 함께 했던 동료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그와는 지금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이다. 언젠가 가까운 시일 내에 그와 함께 창업하고 싶고 함께 꿈꾸던 세상을 만들고 싶다. 그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지 언제나 응원한다.

 

 

= 팀 루모스


루모스 팀이 결성되었다. 정부지원사업비 자동화 솔루션을 만든다. Antler를 통해 만난 분과 내 지인, 이렇게 3명이서 팀을 이루었다. 많이 싸우기도 하고 뜨겁게 논쟁하기도 하는데, 그 안에서 항상 성장이 있다. 각각의 객체로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예의를 갖춘다. 10개 팔 수 있었는데, 왜 5개밖에 못팔았을까 고민하며 매주 회고하고 성장한다. 좋은 팀이다.


아직 제품도 없는 서비스이지만 창업 6개월 동안 매출 1억을 거의 찍었다. 구독료가 단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주시는 고객님들께 감사드린다. 그만큼 정부지원사업비 관련해 고객들이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 짜치는 비즈니스란 존재하지 않는다. 루모스 팀은 어려운 시장 속에서 고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성장과 매출을 만들고 있다.


Antler를 통해 시드팁스를 유치했으나 아직 시드투자를 받지 못했다. 사실 우리는 투자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다. 다만 더 빠르게 성장하고 싶어 내년 초에는 본격적인 라운드를 여는 생각이다. (미리 IR 요청주시면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10월까지는 많은 시간을 보냈다. 12월 되니 고객수가 2배가 되었다. 투자, 사무실, 동료 등 많은 부분이 우리들의 기대치와는 벗어났지만 예상했던 일이라 문제 없다. 나가는 비용을 최소한으로 했기 때문에 인건비가 전부다. 강남과 관악에 거의 무료로 쓸 수 있는 사무실이 있지만, 일부러 사무실 없이 최대한 창업허브 안에 머물고 있다. 이상하게 많은 기업가들이 회사가 성장할수록 고객과 멀어지게 된다. 우리는 애초부터 모든 환경을 고객과 만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만든다. 그저 언제나 최고의 서비스를 고객님들께 전하기 위해 실패를 발판 삼아 좋은 기업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 성장


장사꾼이 아니라 기업인으로서 성장하는 한 해 였다. 특히 우리의 멘토 중 한 분인 IBM 이휘성 전 사장님에게 일류 기업가로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배웠다. 유명 VC 대표님께서도 현실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명확한 목표 설정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 얼마나 필요한지 더 명확해졌다.


제품에 대한 PMF와 기업의 PMF를 함께 만들어야한다. 우리는 장사를 하려고 모인 게 아니라 기업을 만들기 위해 모였다. 언제나 100명 내 앞에서 보는 것처럼 위대한 기업가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이끌어야한다. 당장의 욕심과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만들어야한다. 눈 앞의 문제보다 더 큰 문제에 관심을 두고 해결하도록 노력해야한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염두해두고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깊은 이해와 통찰이 필요하다. 투자를 받지 못해도 우리의 비전을 이야기하고 고객과 소통해야한다. 그러면 좋은 동역자들이 만들어지고, 좋은 회사가 세워질 것이고, 힘이 하나로 모아질 것이다.


올해는 감사하게도 강연에 많이 초청되었다. 학생, 대학생, 대학원생, 일반 기업인, 재벌 4세, 경영 2세 등 다양한 청중들 앞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나보다 뛰어난 분들 앞에 설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떨리는 일이다. 강연하는 입장에서 스스로에게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에 맞추어 잘 준비해는데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 또한 톤 앤 매너를 더 겸손한 모습으로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다.


성장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눈빛이 다르고, 그들에게 언제나 배운다. 잘 되는 사람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고, 노력하는 사람은 J 커브를 만들며 더 빠르게 성장한다. 세상은 불공평하지만, 주어진 시간 앞에서는 누구나 공평하다. 출발점은 모두 다르지만, 앞지를 수 있는 속도와 가속력 또한 모두 다르다. 똑같이 인생이라는 거리를 걸어가지만, 갈 수 있는 거리는 모두 다르다.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이 세상은 충분히 노력하면 되는 세상이다.

 

 

= 가족


친척들의 관계가 매우 안좋아졌다. 돈, 가업 등의 문제는 우리에게 없을 줄 알았는데 언제나 영원한 것은 없다. 이제는 따로따로 모인다. 가슴이 찢어질 듯 마음 아프다. 가족들이 서로를 더 사랑하도록 기도한다. 반면에 우리 가정은 더 돈독해졌다. 함께 여름 휴가를 다녀오는 것이 매우 오랜만이었다. 오랜만에 자연과 바다를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누릴 수 있어서 기뻤다. 특별히 할머니를 모시고 갈 수 있어서 매우 다행이다. 내년에도 건강하신 모습으로 함께 다녀오고 싶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한 해다. 무엇에 가치관을 두느냐가 제일 중요하고, 그건 결국 사랑으로 귀결된다. 우리 가정이 제일 없이 살지만 제일 행복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벌써 11년이 되었다. 2주일에 한 번씩 드리던 가정 예배를 다시 시작했다. 되돌아보면 매우 느리지만 우리 가족은 모든 면에서 한 단계씩 성장해 나아가고 있다.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고 한 발짝만 물러나고 서로를 사랑하면 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엄마의 건강과 동생 지호의 지혜를 위해 기도한다.

 

 

= 사랑


5년간 관계를 맺은 그녀와 결별했다. 결혼 얘기가 잘 안되었다. 그녀가 원하는 조건과 내가 원하는 조건이 조율되지 않았다. 집안의 반대도 있었다. 매우 슬펐지만 사랑하는 동안 최선을 다했다 생각한다. 올해는 정말  정신없이 보내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과 존중 그리고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헤어지자고 말해주기까지 마음 고생이 매우 심했을 그녀에게 정말 미안하다.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일단 그 사랑이 충분했냐를 먼저 생각하고 싶다. 사랑은 결국 타이밍이다.


“지금까지 나와 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넘치는 사랑을 줘서 매우 고마워. 행복해야되. 안녕”

 

 

= 건강과 식단


올해 초, 드디어 바디 프로필 촬영을 했다. 20대 때 찍지 못한 게 계속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제야 멋진 몸을 기록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최근들어 20대 때와 30대 때의 차이를 더 많이 느끼고 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건강에 신경을 쓰면 40대에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가족 내력으로 암에 항상 신경쓴다. 그래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식습관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밥과 밀가루 같은 탄수화물을 크게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있다. 또, 하루에 3리터의 물을 마시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야채와 채소의 비중을 더 늘려봐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식습관이 곧 뇌에 영향을 준다. 건강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앞으로의 삶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 줄 것 같아 기대한다. Mens sana in corpore sano!

 

 

= 신앙


좋은 믿음의 동역자들을 많이 만났다. 특별히 두 분이 생각난다. 먼저 마음이라는 앱을 만드는 수용이형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 수용이 형은 정말 멋진 사람이다. 기업가와 믿음의 선배로서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 항상 따뜻함과 배려 속에서 도와주심에 감사하다. 나는 기업가와 신앙인으로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야하는지 항상 고민했다. 내 롤모델을 하나님께 허락해 달라 오랫동안 기도했고 그 소원을 드디어 이루어 주셨다. 응답에서 끝난 것이 아닌 쓰임 받는 일꾼으로서 더더욱 정진해야겠다.


소중한 벗이 우크라이나 난민 사역지인 폴란드에서 돌아왔으나 이번에는 스리랑카로 선교를 떠났다. 전쟁터에서 겪은 아픔과 그 속에서 발견한 사랑을 그녀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번에 그녀는 스리랑카로 떠났다. 가난한 아이들의 선생님이다. 선교사가 꿈인 내게 그녀는 롤모델이다. 그녀가 가는 곳이 예배와 기도의 장소가 되고, 좋은 동역자들을 만나 스리랑카 땅을 살리는 빛과 소금이 되길 기도한다.


신기하게도 올해는 기업인으로서만 나갈 수 있는 자리에 많이 초대되었고 훌륭한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아직은 잘 모르겠으나, 나를 통해 더 큰 일을 계획하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기록하고 있다.


“당신의 위대하심과 생각은 내가 이해할 수 없지만 언제나 최고의 것을 주시는 당신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


2022년 보다 신앙의 성숙도가 성숙해진 것 같지만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 하늘의 나는 새도 먹이시는데, 하물며 그보다 귀한 우리를 도와주시지 않을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않고 오직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 (마태복음 6:26-27), 주의 말씀을 듣고 따르고 지켜 행하면, 세계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나게 하실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신명기 28장 1절)을 기억하며 2024년에도 부족한 믿음이 성장하길 기도한다.


2024년에는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통해 스스로를 정진시키며,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소중한 순간들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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