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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reici May 15. 2021

혼자서 처음으로

그렇게 민박집에 짐을 두고 휴대폰 유심을 사기위해 민박집을 나섰다. 민박집 사장님께서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된다고 설명해주시고, 민박집 앞에 tabac에서 교통카드 충전을 도와주시고는 그래도 불어 할 줄 아니까 혼자 잘 갔다올 수 있을거라며 친절하게 배웅을 해주셨다. 그렇게 걸어서 지하철역으로 갔다.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찬찬히 표지판을 읽는데 글이 읽히는게 신기했다. 그래도 공부한게 이렇게 도움이 되는구나 싶었다. 조심스레 지하철에 몸을 싣고 pyramides 역에 내렸다. 파리에 오기전에 홍콩을 경유해서 왔는데, 홍콩에서만 이미 스타벅스를 세번이나 다녀온 후였다. 그래도 낯선 곳에서 가장 마음이 편한 곳이었나보다. 내 이름 정도 잘 못 적어줘도 괜찮았던 곳. 그렇게 프라푸치노를 한 잔 마시고 걸었다.


FREE(통신사)에 무사히 도착을 했다. 유심을 기계에서 파는건 조금 신기했다. 요금제를 선택하고 주소를 입력하고 카드를 꽂고 나면 자판기처럼 밑에 있는 구멍에 딸깍-하고 유심이 떨어진다. 그러고 누군가를 찾는 것 처럼 두리번거리면 직원분이 오셔서 친절하게 원래 내 유심을 빼고 새 유심을 넣어주는데 그러면 끝이난다. 처음으로 휴대폰을 개통했다. 혼자서. 약정이니 혜택이니 뭐니 위약금의 얼마 정도를 받을 수 있는지 실랑이하지 않고, 이 사람이 나를 속여먹는건지 나를 위해주는건지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휴대폰이 개통이 되었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거기다 한 달 19.99€에 100GB 를 사용할 수 있는 아주 파격적으로 좋은 요금제였다.


그렇게 휴대폰을 개통하고, 에펠탑을 보러 갔다. 일단 있을 곳이 해결되었다는 게 심적으로 많이 편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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