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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Dec 26. 2020

검은 오리

편견


팬데믹 시대, 고향 논산에 갔다. 집에만 있기에 너무 답답했다. 근처 논산의 명소, 탑정리 저수지에 놀러 가기로 했다. 흔들 다리를 설치했다고 한다. 전국에서 가장 긴 다리(호수 범위에 한정, 600m)를 만들었다고 한다.            


딸아이와 어머니 아버지와 둑을 따라서 걷고 있었다. 어느 구조물 아래, 그늘진 곳에 오리인지 뭔지가 20마리쯤 보였다. 어머니는 오리가 아니고 쓰레기라고 했고 나는 검은 오리(실제로 검은 오리는 있다)라고 했다. 그때 거리는 100미터쯤 되었다. 점점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이 가니 해답이 나왔다. 그냥 일반 갈색 오리었다. 

구조물의 아래에 그림자가 있어서 멀리서 보면 검은 오리 또는 검은색 물체로 보인 것이다.

그렇게 보일 수가 있지만 사실은 검은 오리가 아니다. 가까이 가보면 말이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있다. 그 상사 이상하데, 조심하래, 너 잘못 걸렸다. 검은 오리라는 것이다. 가까이서 보면 반 이상은 평범한 상사였다. 검은 오리가 아니고 그냥 오리이다. 가까이서 봐보면 다르다. 가까이서 본 오리는 검은 오리가 아니다 라는 생각에서 검은 오리 일화가 떠올랐다.


초등학교 때였다. 무언가 잘못해서 벌 받고 있었다. 선생님은 말했다. 오리걸음 실시!! 체력이 부족한 나는 뒤쳐졌다. 선생님은 나에게 말했다. 검은 오리 똑바로 안 하나? 내 피부색이 검기 때문이다. 나는 검은 오리였다.

 딸아이와 있다가 유튜브 구독 영상을 딸아이와 같이 봤다. 윌 스미스 영상을 구독하고 있었는데 윌 스미스 영상이 보였다. 딸아이가 말했다. "못생겼어!" 띵했다. 윌 윌 스미스가 못생겼다고?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맨날 겨울왕국 엘사만 보니 피부색이 검은 사람은 못생긴 것이다.


 디즈니에서 인어공주역에 할리 베일리라는 흑인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한다. 몇백억의 가치가 있는 시도라고 본다. 사람들의 외모의 편견을 줄여준다고 믿는다. (디즈니 주인공이 금발의 백인만 하면 그 얼마나 편협한 시각인가?) 무척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딸이 이 영화를 본다면, 배우가 흑인이네 하면서 못생겼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내년에 태어나는 우리 둘째 아이는 그런 편견이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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