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천명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유튜브 한번 해볼까 하며 올리기 시작한 게 무려 5년 전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약 250개의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5년간 매번 신상품을 올릴 때마다 무보수 아줌마 직원은 잭팟을 꿈꿨다. 매일 밤 잠들며 내일 놀라 자빠지지 않기를 기도했다. 오늘밤에는 이 영상이 떡상하겠지. 이번 신상품은 진짜 알차게 만들었으니 분명 사람들이 알아줄 거야. 그렇게 매일 희망고문을 하며 올렸지만 늘 신상품에 관심 갖는 손님들은 몇 되지 않았다. 이건 진짜 될 거라고 이건 진짜 잘 팔릴 거야라고 생각한 상품은 27회, 32회 관심을 갖더라. 누구는 대충 만든 영상 몇 개만 올려도 그렇게 조회가 높던데 나는 100도 안 되는 판매율을 보였다.
구글에서는 아줌마 직원을 원하지 않는 것일까. 내 상품의 문제는 무엇인가. 어떤 상품을 올려야 하는 건가. 나는 도대체 몇 개의 영상을 올려야 하는 건가. 나는 언제 떡상이라는 것을 하는 것인가. 호랑이, 곰도 이 정도 세월 동안 이미 사람 되고 남았겠다. 무려 5년을 했으면 이제는 떡상 시켜줄 시간 아니던가? 이 정도면 구글이 날 싫어하는 것이다라는 온갖 씨부렁을 수도 없이 했다. 어떤 날은 즐거워서 상품을 올리고 어떤 날은 억울해서 올렸다. 억울해서 올리고 지금까지 아까워서 올리고. 어떤 날은 새롭게 기대하며 올리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코시국이 지나고 나의 또 다른 N 잡은 문을 열었다 닫기도 했다. 한 가지 종목에 쉼 없이 도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닌 건 알지만 5년은 너무했다. 글 쓰는 것도 블로그를 하는 것도 유튜브를 하는 것도 무엇하나 쉬운 건 없지만 참 운도 없지. 희망고문만 5년이라니.
그리고 고지가 보이던 날. 드디어 끝이 보였다. 천이라는 숫자가 이리도 어려운 것이라니.
그리고 드디어 천명을 찍은 날 드디어 구글 정직원으로 어디 발표라도 난 것 같은 기분이다. 이제 나도 구글에서 월급을 받을 수 있다고!! 나도 이제 구글에서 인정한 정직원이라고!!!
단골손님이 천명을 찍고 드디어 나에게도 본격 N잡의 명함이 생겼다. 수익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오!! 신이시여~ 드디어 제 상품에 달러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매시간 새로고침해도 껌하나 사 먹을 돈이 안되더라. 첫술에 배부르겠느냐 처음부터 그래 뭐 돈이 많기야 하겠느냐 했지만 이거 좀 너무한 거 아니요?
$0.01라니요. 쇼츠 하나 0.01달러. 영상 0.1달러. 제 판매목록이 5년의 수고비와 연봉을 생각한다면 이건 뭐 환산할 수 없는 작고 귀여운 돈 아니던가. 드디어 천명이 되고 수익화 실현에 감동도 잠시 작고 귀여운 수익금에 허탈했다 물론 대단한 기대를 한건 아니지만. 내가 이거 벌려고 5년을 무보수 구글직원으로 살았단말인가.
유튜브 돈 많이 번다는 건 결국 선택받은 이들. 아직은 너무 작고 귀여운 수익금에 여러분 포기하지 마세요. 언젠가 됩니다 성공리뷰를 남길 수는 없지만 언젠가 수익이 나기는 나더라.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면서까지 유튜브를 하겠다는 사람들에게는 치우라고 말하는 게 맞을 듯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를 해야겠다면 좋다. 나처럼 무보수 유튜버로 5년을 마늘과 쑥 먹는다는 심정으로 도전해 보길 바란다. 물론 그전에 구글에서 월급 받는다면 그대 내가 좀 부러울 것 같소.
자 그럼 드디어 수익화가 시작되었고 구글 정직원이 되었으니 다음은 승진인가? 구글은 나에게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팔아야지 승진을 시켜줄 것인가. 몇 개의 신상품과 몇 명의 단골손님이 필요한지 이 아줌마 직원에게도 승진의 기회가 올지 부디 그리 고리타분한 회사가 아니길 빌어보며 오늘도 신상품 만들기에 집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