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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곡동이박사 Mar 08. 2018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줄어들까?

한반도의 긴장완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투자할 경우에 항상 고려하는 요소들은 재벌그룹의 오너리스크,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낮은 회계투명성,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있다. 이러한 리스크들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는 해외 주식시장보다 다소 저평가되어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한다. 이전 정권에서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북한 관련 리스크가 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어 왔는데 작년말 현정권이 들어서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이 참가하고 또 지난 6일 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하는 등 분위기가 확연히 바뀌었다.


이러한 최근의 남북 긴장완화에 대해 향후 한반도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는 바람이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같겠지만, 향후 북한이 어떠한 태도를 보일지 그리고 이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는 정치권 내에서 말들이 많다. 정치권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물론 중요하겠지만 당장 우리가 신경 써야 될 것은 우리의 얄팍한 주머니 사정이다. 이번 시국의 변화가 주식시장의 호재로 작용할 것인지 악재로 작용할 것인지는 우리의 계좌잔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우리 주식시장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작아지고 훈풍이 불지도 모른다는 기대와는 달리 시장에서는 대형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번 정상회담 발표 직후인 지난 7일, 코스피는 하락장이었고, 외국인은 1442억 원 매도세를 보였다. 대북 리스크가 줄어드는데 왜 코스피는 하락장이었을까? 단기간에 증시를 움직이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인데 이번의 경우에는 이미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여, 남북 공동입장 등으로 남북 긴장완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고, 따라서 정상회담은 어느 정도 예견되었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남북관계 변화는 주식시장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물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점술가가 아니고서는 이야기하기가 어렵지만 과거의 변동 사례를 분석해보면 대략의 예측은 가능하다.


2000년대 이후에 코스피 시장은 북한 요소보다 환율이나 국제경기 등의 대외 요소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물론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에는 단기적으로 주가지수가 상승했지만 미국 경기안정에 따른 기대감에 의한 상승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북한 리스크를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시각도 많다. 대표적으로 세종연구소의 김치욱 연구위원의 2011년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매매 시 남북관계의 변화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년대 이래 지속된 분단 상황으로 인한 과거 경험으로부터의 학습효과 등으로 최근 대북관계는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전 정권과 현정권 사이의 대북정책의 온도차가 그 어느 때보다도 컸고, 북한에서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단기에는 제한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아직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도 나오지 않았고, 향후 북미 대화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해당 주는 수혜주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성향북한에 대해 결코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에 향후 북미대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더군다나 일본 아베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에 노골적으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개성공단 관련주나 북한 평화철도사업 관련주들이 수혜주가 되지 않겠냐는 예상도 있지만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 북핵 리스크가 적어졌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줄 수는 있지만, 현시점에서 특정 주식이나 섹터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투기행위에 불과하다. 물론 단기 차익을 벌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주식 매매행위는 건전한 주식투자라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4월 정상회담 개최가 우리 개미들에게 그다지 큰 호재인 것 같지는 않다. 호재냐 악재냐를 판단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이 존재한다. 세계 최대 인덱스펀드 운용사인 뱅가드 그룹의 설립자인 존 보글은 "미래를 알 수 없으니 단순한 투자를 지향하라"라고 강조했다. 우리 개미투자자들은 4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반도의 평화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지면 되고, 이제까지 해 왔던 것처럼 장기 및 분산투자의 전략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시장과 싸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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