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하나
건전한 주식투자의 필수 요소로 필자가 가장 강조하는 원칙은 두 가지, 분산투자와 장기투자이다. 특히 분산투자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을 통해 해리 마코위츠 교수의 포트폴리오 이론을 바탕으로 분산투자로 위험을 피하고 시장 평균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을 알아보았다.
요컨대 분산투자란 결국 주식시장에서 가능한 한 다양한 주식에 투자해 시장 평균과 비슷한 수익률과 위험을 얻고자 하는 행위이다. 분산투자를 할 경우 그 위험도가 개별주식보다 훨씬 낮아진다. 이렇게 분산투자를 함으로써 제거할 수 있는 위험을 비체계적 위험 (Unsystematic Risk)라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분산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위험을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다양한 주식을 구매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예를 들어보자. 이 경우에는 분산투자를 했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비체계적 위험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개별 주식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아닌, 우리나라 전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우리나라 전체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직면한다던지, 환율이 급등한다던지, 아니면 대규모 자연재해가 일어나서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던지 하는 경우에는 주식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위험들을 체계적 위험 (Systematic Risk)라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주식시장 안에서 분산투자를 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개별 국가의 주식시장의 체계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분산투자를 하면 된다. 왜냐하면 수개국에 동시에 투자를 할 경우에 한 국가의 주식시장에 악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주식시장에 한정된 위험일 뿐 그 외의 주식시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함과 동시에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했다고 치자. 이때, 만약 엔저 현상이 나타난다면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하여 한국 제조업이 큰 타격을 입고 보유 주식의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일본 주식시장에서 엔저는 호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보유한 일본 주식들은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원리로 해외 주식투자는 체계적 위험을 상쇄해 주는 효과가 있다. 국제적 분산투자의 위험분산 효과 때문에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해외투자는 꾸준히 늘어, 2017년 말 기준 10조 가까운 돈이 해외주식에 투자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해외투자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있고, 현지 기업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기 어렵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주식시장의 경우 그 회계의 투명성도 높을뿐더러 변동성도 신흥국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선진국 해외시장의 유망기업에 투자한다면 해외 주식투자가 결코 위험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구제적으로 어떤 해외주식에 투자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남게 된다. 전문가에 따라 여러 가지 시각이 존재하겠지만,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의 가장 큰 트렌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국 시장에서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들은 FANG(Facebook, Apple, Netflix, Google)이다. 그리고 중국에서 가장 큰 바람이 부는 주식도 BAT, 즉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이다. 최근 페이스북 정보유출 사건 등으로 미국 4차 산업혁명주들이 주춤하면서 조정을 보이고 있는데 해당 주식들의 주가 상승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4차 산업혁명의 Key는 AI, IoT, Big Data이다. 이 카테고리 안에서 가장 크게 현실화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플랫폼 (콘텐츠 그릇), 자율주행차, 헬스케어의 융합인데 이 중 우리 생활에 가장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산업은 자율주행차 산업으로 보인다. 많은 관련 기업들은 전망은 자율주행차이자 전기차에 여러 가지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융합된 상품을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이런 기술을 상용화시키려는 단계에 있거나 적어도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들은 대부분이 해외 기업들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나 OS에 대한 기술은 미국 IT기업들이 독보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춘 해외 투자전략을 위해서는 미국, 유럽 시장 투자를 추천한다. 드론 등 4차 산업에서 중국도 선도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지 않냐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중국 주식시장의 역사적 변동성, 그리고 정치적 위험을 고려했을 때 굳이 그러한 리스크를 안고 중국 주식에 투자할 유인은 크지 않아 보인다.
추가적으로, 해외투자 시에는 국내 투자보다 높은 세금을 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구성시에 세금 문제를 잘 고려해야 한다. 해외 상장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면 환차익과 평 가이이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배당소득세와는 별개로 금융소득종 합세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최고 41.8% 까지 세금을 낼 수 있다. 해외주식 직접투자의 경우는 투자수익이 250 만원까지 공제되고 250만 원 이상의 수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22%를 분리 과세하기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해외 직접 주식투자가 해외펀드 등의 간접투자보다 절세라는 측면에서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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