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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곡동이박사 Jan 29. 2019

비트코인 가격의 바닥은 어디인가?

수요와 공급으로 예상해보는 비트코인의 합리적 가격

작년 2월, 필자는 "착한 코린이에게 사탕은 주어지지 않는다 (https://brunch.co.kr/@quebecsalmon/4)" 라는 글로 비트코인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서 독자분들에게 소개해 드린 바 있다. 반등 요인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경기상황과 한심하기 짝이 없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희망을 찾을 수 없었던 서민들에게 비트코인 투자는 장밋빛 인생의 유일한 수단인것 같이 보였다. 하지만 재무 금융학자로써 서민들이 피땀흘려 모은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날려버리도록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필자는 비트코인투자에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리고 경고한 바와 같이, 아니 이미 경고하기 이전 부터 비트코인 투자는 많은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버렸다.


 


모두 아시다시피 2017년 12월 한때 약 $18,000 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2018년 내내 폭락을 거듭, 2019년 1월 25일 기준 1BTC에 $3,600 에 거래되고 있다. 반토막도 아니고 1/5 토막이 나버린 셈이다. 정확히는 2017년 12월 이래 폭락을 거듭하고 있는 비트코인 시장이다. 연이은 폭락에 많은 투자자들에게도 한 매력을 잃은지도 오래다. 하지만 아직도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과연 이는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일까? 비트코인 가격은 바닥을 친 것일까? 점쟁이가 아닌 이상 이에 대한 확답을 할 수는 없지만 이론적인 접근을 해 보는것은 투자자에게 매우 유의미한 정보가 될 것이다.




좀 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비트코인 시장은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과 더불어 일상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완전경쟁시장의 예 중 하나이다. 물론 완전경쟁시장의 가정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이론적인 완전경쟁시장에 매우 가까운 구조이다. 경제학을 전공하거나,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경제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완전경쟁시장에서의 재화(비트코인)의 가격은 재화의 한계비용(1BTC 추가 채굴비용)이 된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이 어떠한 부가가치를 발생시키지 않고, 다수의 구매자가 존재한다고 가정했을 때, 비트코인의 적정가격은 비트코인의 채굴비용과 같아야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Bloomberg는 JP Morgan Chase의 리포트를 인용하여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전세계 비트코인 평균 채굴 비용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기사를 내놓았다. JP Morgan Chase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전 세계적인 평균 비트코인 채굴 비용은 1 BTC당 약 $4,060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현재 비트코인은 현재 1BTC가 $3,600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비용보다 비트코인 가격이 낮아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시장이 유지되고 있는것은 채굴비용이 세계적으로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JP Morgan의 애널리스트 Natasha Kaneva는 현재 중국의 저비용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1BTC를 약 $2,400정도의 비용으로 채굴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주요 채굴국인 미국, 체코, 아이슬란드 등에서의 채굴비용보다 훨씬 싼 편이고, 이러한 비용 압박은 향후 중국의 저비용 채굴자들만이 비트코인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JP Morgan Chase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경우 비트코인 1개당 채굴 한계비용이 $1,26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른 큰 변수가 없다면 향후 비트코인의 가격은 $1,260이나 해당시점의 한계 채굴비용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한계 채굴비용보다 훨씬 더 낮아진다면, 비로소 비트코인 가치가 경제학적으로 저평가되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물론 비트코인이 구조적으로 채굴량(공급량)이 하락하기 때문에 공급하락으로 가격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은 2,100만 BTC까지만 채굴이 가능하고 그 이후부터는 채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채굴량은 미래에 점차적으로 줄어들다 어느 순간에 멈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향후 몇년간의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끼치기에는 너무나 먼 미래의 이야기로 보여진다. Tapscott은 2016년 그의 논문에서 비트코인이 모두 채굴되는 시점을 2150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향후 수십년 안에 비트코인이 존속할지 어떨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100년 이상에 걸친 공급변동을 현재 가격변동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이런 비트코인 가격 추이 예측은 어디까지나 수요가 일정하다고 가정하고 공급측면에서만 살펴본 것이다. 지난 몇년간, 특히 2017년의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은 투기목적의 수요로 인해 견인되었지만, 현재는 그러한 투기 수요가 1년이상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가격 또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투기목적으로 비트코인을 사는 사람이 적어진다면 무엇 때문에 비트코인 수요가 존재하는 것일까?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성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많은 투자자들이 잠시 잊고 있었던, 가상화폐로서의 본래의 기능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투명한 거래를 실현시키는 보다 진보한 화폐라는 것이 사실은 비트코인의 1차적인 본질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거래의 매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물음표가 달린다. 실생활에서 우리가 비트코인으로 결재할 수 있는 재화가 얼마나 있는가? 미래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통화로써 자리잡을 가능성은 현재까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비트코인이 실생활에 통화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온라인게임의 사이버머니보다 가치가 없는 그야말로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물리적 실체도 없는 이런 무가치한 재화를 사려고 돈을 지불할 사람은 없다. 전문가에 따라서 견해가 틀리겠지만, 필자는 우리사회에 급진적인 경제 제도적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투기 목적 이외의 비트코인의 향후 수요는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최근 데이터와 경제학 이론을 대입해 살펴 보았을 때 비트코인의 가격은 아직도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도 비트코인 가격은 $1,260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고, 비트코인이 우리생활에 얼마나 실용화폐로써 자리잡느냐 여부에 따라서 그 가치가 추가적으로 폭락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일시적인 가격상승은 있을 수 있지만 당분간은 가격하락이 대세인것으로 보는게 타당할 것 같고, 또한 가격이 충분히 하락하더라도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는 그 때 비트코인의 한계채굴비용등 여러가지 요소를 살펴본 후 결정해야 하겠다.


High risk - high return은 금융학의 기본이지만 지금의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 몇년간의 비이성적인 투기행위들로 인해 정상적인 가격 형성과정을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 비트코인 가격 버블이 꺼지는 지금, 이런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 또한 수익창출 못지 않게 중요한 투자자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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