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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나은 Nov 27. 2020

#프롤로그: 백화점에서는 무슨 마케팅을 할까

백화점 마케터의 커리어 심폐소생기

사람들은 백화점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집 앞 백화점을 수시로 드나들면서도, 사실 아무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굳이 하자면.. 사무실이 어디 있을까 하는 정도. 아마 취준생이라면 백화점의 꽃이라는 바이어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오늘은 나의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누구보다 백화점에 아무 생각이 없던 내가 엄마에게 등 떠밀려 입사한 지 어느새 5년 차. 2016년 8월 입사, 어느새 4년을 꽉 채운 나는 돌이켜보니 나름 규모 있는 회사 덕에 재미있는 일도 해보고 죽도 쒀보고 아무튼 쉴 틈 없이 배워왔다.


아직도 배울게 너무 많아서 커리어를 쌓았다고 말하기 어쭙잖은 연차라는 생각도 들지만 슬슬 인하우스 마케터로서 내 영역이 생겨간다고 느껴지는 시기기도 하다. 언젠가는 내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었는데 더 미루지 않고 생각난 김에 타이핑을 시작했다.




경영학과 광고홍보학을 전공한 덕에 취준생 시절 피하기로 마음먹은 두 가지가 ‘광고회사’와 ‘마케팅 직군’이었는데, 돌고 돌아 내가 마케팅을 하고 있으니 웃기는 노릇이다. 지겨운 경쟁 PT와 끝없는 팀플, 방정식 없는 풀이의 연속.


번외로 말하자면 고3 여고생 시절에 반 친구들 다섯 명이서 도란도란 모여 여기는 죽어도 안 간다고 한 학교 단 하나가 내 모교가 됐다. 나 때는 가고 싶어 하는 대학교 스티커를 필통이나 스터디 플래너에 붙여 놓는 것이 유행이었는데(요즘 친구들은 그 대학 출신 연예인 포카를 모은다고 한다) 우리 학교 스티커는 친구들을 나눠주느라 항상 오려져 있었더라지.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첫 번째는 입을 조심하자 두 번째는 그냥 받아들이자는 거다.




백화점은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 다들 알겠지만 오프라인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듦에 따라 온라인 사업, PB 개발, 빅데이터 구축 등 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으며 내가 일한 불과 4년 동안에도 그런 변화는 때로는 급격하게 때로는 더디게 이루어졌다. 또한 고객 타겟 역시 기존 4050대가 아닌 MZ 세대로 연령대를 낮춰 그에 맞는 MD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나는 이중에서도 MZ 타겟 마케팅의 노선을 걷게 되었는데 나의 커리어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자면 다음과 같다.


· 이커머스 사이트 기획: 개발/ 운영/ 마케팅
· SNS 채널 관리: IG/ FB/ YT/ BLOG
· 컨텐츠 기획: 브랜딩 TVC 제작/ 디지털 캠페인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백화점을 떠올렸을 때 생각하는 업무와는 많이 다르지만, 나름 회사 내부에서는 중요한 일들을 해왔고 나의 성장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기에 회사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비록 맨날 욕을 앞니에 대롱대롱 달면서 회사를 다녔지만 예산이 있었기에 꿈을 키울 수 있었다. 제가 언제 몇십억씩 돈을 써보겠어요.. 장난이 아니라 정말 커리어를 쌓게 해 준 회사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무도 보지 않겠지만 이 자리를 빌려 맨날 회사 욕만 해서 죄송합니다. 나름 마음에는 따뜻한 진심이 있었으니 알아주세요.




어쨌거나 인하우스 마케터들이 하는 일은 대부분 비슷비슷 할 거고 게다가 아마 영역도 경계도 없이 모든 일을 다 하고 있을 거다.


따라서 나의 일들이 전혀 신선하지 않을 수 있지만 백화점이라는 업태의 특성을 반영한 마케팅은 어떤 게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름의 의견과 경험을 담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자고로 프롤로그는 짧아야 한다고 배웠다. 이미 긴 것 같기도 하지만.


다음 챕터에서는 우리 팀의 첫 작품, 요즘 가장 핫한 mbti 테스트 <하이틴 테스트>와 관련된 내용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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