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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나은 Dec 03. 2020

#2 mbti 테스트는 어떻게 만드는 걸까

첫 시작이 막막한 분들에게

제목에 대한 대답을 하자면 꼭 맞는 정답은 없다. 특히나 예산이 넉넉한 회사의 마케터라면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최근 MBTI 테스트가 하나의 마케팅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SMC 그룹의 방구석 연구소처럼 의뢰를 하면 그에 맞게 테스트를 제작해주기도 하니 어찌 이리 좋은 세상인가.  


물론 나도 당연히 쉬운 길을 위해 제작을 의뢰하였으나 우리 예산 범위에 초과되어 안타깝게 진행하지 못했다. 방구석 연구소의 경우에는 mbti별 선택 알고리즘을 데이터로 가지고 있어서, 선택 결과에 따른 값이 자동으로 나온다고 간단히 설명 들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우리같이 가내수공업으로 미싱을 돌려야 하는 마케터 분들을 위해 우리 팀이 진행한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방법이라 할 것도 없는 아주 기본적인 방식임에도 혹시 사수가 없어 배울 곳 없는 주니어들이 계실 수도 있으니..


오늘은 테스트 알고리즘 설계와 사이트 개발, 다음 챕터에서는 비주얼 디자인과 마케팅 기획을 설명하겠다.


우리는 간단한 페이지를 제작해주는 개발사를 통해 페이지를 제작했는데, 팀원들이 굉장히 디테일해서 개발사에 디자이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우리가 전부 디자인을 진행했다. 비주얼 디자인은 다음 챕터에서 설명할 계획이지만 사이트 개발에 들어갈 때는 캠페인의 키비주얼까지 나온 상태에서 진행 가능한 점 반드시 참고해서 업무에 들어가셔야겠다.  




사실 테스트 제작기를 몇 번 구글링 해본 분들은 알겠지만 mbti 테스트처럼 결괏값 1개를 매칭 시켜야 하는 경우는 가중치 유형의 제작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mbti 테스트가 유형이 16개나 되어서 좀 어려워 보일 수는 있지만 일반 테스트 형태의 알고리즘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면 쉽다.


[1. 개발사에 넘길 알고리즘 설계하기]

제일 우선적 들어가야 하는 업무는, 테스트에서 진행할 문항 및 유형을 설정하는 일이다. 결과 유형을 설정하고 문항 항목별로 값을 매겨 가중치로 결과 유형에 매칭 시키는 작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과정에서 하이틴 무비 주인공은 몇 개로 설정할지 정해야 했는데, mbti가 총 16개이기 때문에 최소 8종은 있어야 적중률 및 다양한 성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가 나오리라 판단했다. 질문의 경우 시중에 너무 많은 mbti 질문과 결과들이 나왔기에 모수를 최대한 확보해서 겹치는 작업을 하면 되었고 최대한 값을 고르게 분포하여 다양한 결괏값을 나오게 할 수 있었다.

개발사에 전달하는 제작 요청서 예시

설계서 자체는 간단하지만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콘셉트에 충실한 결과 유형>이다.


하이틴 무비 감성을 건드리는 8가지 캐릭터 유형을 찾아내야 했고, 우리 팀 대리님과 막내는 머리를 짜내어 누가 되어도 기분 좋은, 개성이 강한 유형들을 찾아냈다. 우리가 참고로 한 영화가 몇개나 되었던가


아무튼 개인적으로 누군가가 mbti 테스트의 핵심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뼈는 때리면서도 듣기 좋은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검색량중에 상당수를 차지한 게 <하이틴 테스트 결과> 였다. 내 결과말고 다른 결과도 보고싶으시다 이거지요! ㅎㅎ


가령 우리 결과 중에 '비치'라는 나름 파격적인 결과지가 있었는데, 툴툴거리면서도 나름 좋아하시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비치 결과지를 재밌게 읽어주시는 참여자 분들

위 결과지의 재유 님은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뷰티 인플루언서이신데, 무려 링크까지 달아서 올려주셨다! 입틀막 ㅠㅠ 광광

아무튼 포인트는 뭐다? <재밌는 유형의 결과> <그리고 자랑하고 싶은 결과지>라는 점 꼭 명심하시고 굳이 참여자들의 기분 나쁘게 할 일은 없게 하자.


[2. 페이지 디자인]

질문의 경우 본인이 선택한 값과 현재의 단계 정도만 인식시킬 수 있기만 하면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결과 페이지에서 공유를 유도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이 들어가야 했고 ‘당신의 연애 상대’, ‘당신과 최고 케미 상대’를 넣어 친구를 소환하거나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공유하기 버튼은 총 4가지(url,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로 준비했는데 기대는 했었지만 신기하게 트위터를 통해 6천 건 정도가 유입이 되어서 신선했다.

개발사에 전달한 설계서 총괄장

공유하기 버튼을 넣으실 때는 과정에서 개발사에 확인하여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API에 계정이 액세스 가능한지 체크해야 한다. 안 되는 곳도 왕왕 있다. 사소하지만 페이스북 버튼 눌렀는데 앱으로 바로 안 떨궈지고 다시 로그인하라 그러면 바로 이탈되는 거 아시죠?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 카카오톡 공유하기를 했을 때, 반드시 결괏값의 썸네일로 공유될 수 있도록 사전에 체크하는 것이 좋다. CTA 버튼도 함께 체크 필수!

카카오톡에 공유했을 때 뜨는 화면

친구 테스트 결괏값 받아서 들어갔는데, 친구 결과는 없고 메인으로 떨어지고.. 결국 다시 테스트해서 캡처해서 공유하고.. 이런 경험 다들 몇 번씩은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이런 불편한 고객 여정은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다.


아, 그리고 각자의 kpi 수치 트래킹에 필요한 요소들은 기획 단계에 반드시 체크하여 지표를 살필 수 있도록 하자!




우리의 테스트는 이렇게 가내수공업으로 제작되었다. 이런 사기업에서 나오는 mbti 테스트에서는 공신력보다 테스트를 진행할 때 오는 재미와 결과에서 오는 공감을 중점으로 기획하는 게 바이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없는 알고리즘 만드시느라 우리 대리님이 엄청 고생하셨지.. 지금 약간 인간 mbti 테스트기 다 되심.  


나름 팀에서 처음 진행해본 테스트라 조금 오래 걸렸지만,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정말 많고 또 이렇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글을 남기니 뿌듯하다.


다음 챕터에서는 저의 주특기 비주얼 디자인과 마케팅 기획으로 찾아뵈려고 하니, 혹시 읽으시면서 궁금하셨던 사항들은 언제든지 질문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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