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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나은 Jan 24. 2021

#5 대뜸 팀장님이 브랜딩 광고를 찍자고 했다

TV/ 디지털 광고를 처음 만들어보는 당신을 위한 tmi

나름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지만 다시는 마케팅에 발 들이지 않겠다 선언한 지 언 5년,  돌고 돌아 이렇게 마케팅_담당자 된_썰_푼다_text.

담당자로 tvc나 브랜딩 영상을 만드실 분이 얼마나 글을 찾아보실까 수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늘은 현장에서 대행사를 만났을 때 어쭙잖게 대화에 낄 수 있는 몇 가지 기본 용어들과 전반적인 제작 프로세스를 가볍게 알려드리려고 한다.




브랜딩 영상은 보통 기본 제작비가 억 단위, 매체비까지 포함하면 십억 이상의 비용이 쉽게 쓰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세상에 광고비가 이렇게 비싸구나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다. 돈 있는 회사나 진행할 수 있다는 말썸..매체비는 선택에 따라 다르지만 제작비 대비 적게는 2배, 많게는 7~8배를 산정하기도 한다. 


우리 회사에서도 기타 이러저러한 이유로 tv 광고를 중단한 지 꽤 되었는데(유승호 박신혜 시절의 롯데백화점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연식이 꽤 있으시단 소리입니다) 좋은 기회로 5년 만에 tvc를 진행하게 되었다.

업무를 상당히 진행하지 않은 만큼 제작에 대한 내부의 이해가 많이 떨어져 있었고, 특히나 <기간>에 대한 압박이 많았다. 참고로 우리 회사.. 오후 4시에 익일 오전 9시까지 연간 대책 내놓으라는 회사(물론 농담입니다 ^^)




1. 광고 제작 프로세스와 기간

브랜딩 영상을 찍을 때는 미니멈 두 달을 잡고 움직이시면 되겠다. 아래 표는 내부 이해를 돕기 위해 내가 작성했던 자료인데 아주 정답은 아닐 수 있어도 어쨌거나 삼십 초짜리 광고 한 편을 찍는데 이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건 나도 좀 놀랐던 부분이다.

사실 광고뿐만 아니라 유튜브 콘텐츠 등 영상 작업물 전반이 그러하긴 한데, 광고의 경우 짧은 시간에 영상에서 아주 많은 것을 담아내야 하기에 더 디테일한 기획과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광고 제작 프로세스와 기간

이런 자료를 만들어가면서 내부 이해도를 높였던 이유는 크게 두 개다. 첫 번째, '말 잘 통하고 일 매끄럽게 해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두 번째,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서.


보통 '오퍼레이션'이라고들 하는데(광고회사에 비유하면 나도 일종의 AE 인 셈) 내가 외부와 일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뭐 누군가는 오퍼레이션이 무슨 일이냐, 할 수 있겠지만 중간 지점에서 오퍼를 잘못하면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이루어지고 일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것들이 틀어지면서 바로 결과물로 나타나게 된다. 


간단히 말하면 일이 돌아가는 큰 그림을 알아 이리저리 융통성 있으면서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길게 말하면 전반적인 일의 우선순위, 해결해야 하는 문제,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줘야 하는 사항, 대략적으로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 실무자들의 필요 역량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과정에서 더운 날 추운 날 촬영하며 고생하는 덕션 식구들에게 격려의 말 한마디, 밤새며 pt 준비하신 cd의 노고 등을 알아주는 센스도 필요하다.


2. 광고 제작 용어

광고 제작 시에 대행사와 프로덕션 사이에서 디폴트 값으로 나오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정답 아닐 수 있음 주의!

미팅할 때 혼신의 연기로 알아듣는 척하며 돌아와 구글링 했던 무수한 날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라며 공유해본다.

-크리에이티브: 참신한 생각과 표현, 소재 
-프로덕션: 직접적으로 영상을 촬영-편집하는 곳. 보통 큰 대행사(제일기획, hs애드 등)에서 광고주와 협의하여 문제 제기-전략 수립-크리에이티브 도출을 하고 나면 프로덕션과 영상 촬영 준비에 들어간다. 주로 '덕션'으로 줄여서 부르고, 보통 PD님이나 감독님이 함께 할 손발이 잘 맞는 스탭을 꾸리시는 편.  
-PPM: Pre Production Meeting의 준말로 광고 콘티 완성 후/  촬영 전 광고주와 제작사가 진행하는 최종 미팅. 콘티부터 출연자, 장소, 의상 같은 디테일까지 모두 최종 크로스 체크한다. 
-콘티/ 시놉시스/ 스토리보드: 시나리오를 요약한 개요 또는 줄거리, 장면별로 그림을 그려서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스토리보드 상의 대체적인 그림을 컷 별로 나눠 실제 촬영에 적합하도록 분할한다.
-트리트먼트: '워싱' 한다고도 하기도 하는데, 콘티에 디테일을 얹는 작업을 뜻한다.
-피저빌리티: feasibility 말 그대로 실행 가능성인데, 모델이나 장소를 섭외할 때 '피저빌리티 체크해주세요' 등으로 쓰인다. 
-헌팅: 로케이션 헌팅의 준말로 촬영 장소를 미리 답사하는 일. 보통 세 곳 저도를 비교해보고 장소를 선택한다. 
-알트(얼터)컷: alter 말 그대로 대체 컷을 말한다. 현장에서 소품, 대사, 감정표현 등 여러 개를 모두 알트 컷으로 담아 놓는다. 
-배리에이션: variation. 같은 소재를 다양한 사이즈나 규격으로 바꾸는 것. 여러 규격이 필요하다면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배리에이션 작업도 모두 돈이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 파사드 등 규격이 다른 곳에 송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챙겨야 한다. 
-라이브러리: 저작권료 없는 음원이라는 뜻으로, 보통 유명한 노래를 광고 집행기간 동안 bgm으로 쓰고 난 뒤 자사 채널에 보관할 때 라이브러리 음원으로 대체해서 저장한다. bgm 저작권료도 어마어마하다는 사실! 


3. 그렇게 만든 광고들

이런 공부를 거쳐 완성된 '선물 같은 사람에게 선물하세요' 시리즈 2편. 각 19년 12월, 20년 5월에 진행되었고 본디 조회수가 900만 회가 넘기도 했는데 bgm 저작권 문제로 라이브러리 음원으로 대체한 버전이 올라와있다. 광고 지표도 아주 좋게 나왔고 tvcf 사이트 내 반응도 좋았던. 다음에는 꼭 광고제에 출품할 수 있게 시기도 조절해보자 생각했다.(그 사이 또 업무가 바뀌어 버렸다는 슬픈 사실)

엄마, 별일 없으시죠?
선물 같은 사람에게 선물하세요_여자 ver
선물 같은 사람에게 선물하세요_남자 ver




너무나 감사했던 현장들. 이 작은 프레임의 그림을 위해서 오십, 백여 명의 사람들이 한 번에 움직이고 있다는 걸 현장에 오고 나서야 알았다. 화면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 창 밖에 있는 나뭇가지의 방향을 연출하기 위해서 땡볕에 누워 선풍기 방향을 조절하던 스탭, 문을 열고 들어오는 뒷 배경에 단 1초도 노출되지 않은 무수히 뿌렸던 가짜 눈과 아슬아슬했던 조명들. 그렇기에 이 작품을 위해 내가 하는 일은 아주 코딱지만큼이나 작은 일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내가 생각하는 광고주의 최선의 역할은 우리의 제작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과 내부 의견과 크리에이티브가 잘 맞물리게끔 의사결정해주는 것이다.

덧붙여 최근 시류를 잘 파악하여 더 초점을 주면 좋은 포인트, 리스키 한 포인트를 파악하여 대행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면 더욱 좋다.(이 광고 컨펌한 담당자 나오라고 할 때 당당히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하에는 개인적인 팁을 적어본다.(물론 감독님과 cd님 이하 스태프분들이 다 너무 잘 챙겨주시기 때문에 나 같은 일개 담당자가 걱정할 사항은 많지 않다.)

-관계자 분들과 충분히 소통할 것. 그래야 우리의 의도와 크리에이티브의 의도를 연결할 수 있다. 

-현장은 반드시 갈 것. 특히나 브랜드의 의도가 담길만한 포인트(브랜드 로고, 소품 노출이라던지)의 알트 컷은 담당자가 챙기는 게 좋다. 물론 촬영이 보통 길게는 하루 종일 진행되기 때문에 모두 있을 수는 없지만, 주요 장면 정도는 봐야 한다. 

-(당연한 소리지만) 광고를 많이 보고 우리 광고가 특이점이 있게 나갈 수 있도록 기획할 것. 이왕이면 기억에 남는 광고가 좋잖아요? 욕심이 있다면 주요 광고제 일정도 미리 체크해서 노려보면 좋다.(물론 규모가 큰 광고가 올라갈 확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


이렇게 사진으로 다시 곱씹어보니 또 넘나 만들고 싶은 광고.. 주로 사무실에서 있다 보니 현장의 생동감에 더 매력을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다음에는 무엇으로 돌아와 볼지 고민 좀 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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