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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바이어 Dec 02. 2020

스토리칼럼_블루오션을 조심하라


신상품 개발에 정통한 경영자에게 최근 시장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일선 바이어 생활부터 중견 기업의 CEO까지 역임한 관록 있는 전문 가이기 때문에 시장 곳곳의 이면을 두루 들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계속 성장하는 식품시장에서 많은 창업자들이 실패하는 이유’에 관 한 대화 몇 마디를 옮긴다. 



“우리는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에 대해 심오하게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실패를 많이 합니다. 경험 부족 때문일까요?”


“경험은 누구나 부족하죠.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경험이 많다고 해서 유리할 것도 없어요. 제가 보기엔, 블루오션에 뛰어들기 때문에 실패 확률도 높은 것 같아요.” 


“누구나 블루오션을 원하지 않나요?” 


“블루오션은 어떤 곳인가요? 무한 가능성이 있다지만, 미개척 분야죠. 자본과 조직이 강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대기업이라면 성공할 수 있죠. 그렇지 못한 기업들, 특히 스타트업 기업 은 블루오션보다 레드오션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레드오션은 지금 당장 소비자들에게 인기 가 있고 그래서 경쟁도 치열하죠. 여기에 뛰어들어야 하는 겁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성공하기 어렵잖아요.”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하면 성공하기 어렵죠. 레드오션에서 이겨내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남들과 다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누구에게나 적용될 노하우가 있다면?” 


“지금 인기 있는 상품들, 똑같은 상품을 어떻게 재해석하느냐. 간편식이 한창 인기인데 그것 을 어떻게 재해석해 제품화하느냐, 그런 고민을 해야죠.” 


그는 자신이 구사하는 상품의 재해석 방법을 주르륵 설명해 갔다. 말이 너무 빨라 기록할 수 가 없었지만 방법의 요체는 짐작이 갔다. 출판물을 예로 들면, 세월이 가도 죽지 않는 스테디 셀러를 시대감각에 맞게 재해석해 새옷을 입혀 재출판하는 식이다. 특히, 저명한 출판사들 이 시장이 어려울 때 이 방법을 쓴다. 



그와 헤어진 뒤, 상품의 재해석보다 오션의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루오션이란 무엇인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다. 존재한다 하더라도 아직은 미미한 규 모로 언제 얼마만큼 커질지 (혹은 사라질지) 가늠할 수 없으니 자칫하면 신기루가 되기 십상 이다. 왜 경쟁자가 없는지, 거듭 물어야 한다. 물론 사전에는 ‘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이 며, 고로 ‘높은 수익과 빠른 성장을 가능케 하는 기회가 존재한다’고 정의돼 있다. 



레드오션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피 튀기는 시장’이다. 경쟁자의 수도 많고, 같은 목표와 같은 고객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으로 불린다. 왜 피 튀기며 경쟁할까. 왜 경쟁자가 많을까.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는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에 대해 심오한 착각에 빠진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시장은 학교가 아니다. 더군다나 사전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긴, 2020년은 ‘모든 것을 다시 생 각하게 만든 해’이긴 하다. 



더바이어 임동준



스토리칼럼_ 블루오션을 조심하라 < 칼럼 < 기사본문 - 더바이어(The Buyer) (withbuy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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