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주UN칠레대표부 정책보좌관의 이야기
살다 보면 문득 뒤를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복잡한 세계에서 일했던 제 경험을 나누고 싶은 마음도 그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외교의 최전선, 유엔 본부에서 일했던 이야기들이 그리 자주 들려오는 이야기는 아니기에, 이런 부분에 관심이 있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유엔 안보리에서 있었던 생생한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외교와 안보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풀어낸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Beyond the Gavel: Navigating the Complexities of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는 비밀스럽거나 복잡한 이론이 아닌, 유엔 안보리에서 제가 직접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국제 사회와 외교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그동안 느꼈던 것들과 단상들을 나름 정리한 것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제 경험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거나,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주말마다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제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한 권의 책이 완성되어 나오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글을 쓰다 보니, 무언가를 생각할 때 자꾸 글로 풀어내려는 습관이 생겼고, 덕분에 순간순간의 생각들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우리 삶은 우리가 하는 생각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기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나 나 자신에게도 너그러울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좋은 기분을 유지하면서 착한 생각들을 모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각색되었고, 전적으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몸담았던 직장이나 현재의 직업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아울러, 이 책이 인지 수입을 창출하게 된다면 장학 사업을 위해 기부할 예정입니다.
이 책에서 다룬 이야기 중 하나는 북한의 핵 문제입니다. 북한의 첫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회의 즉각적인 대응과 제재, 그리고 북한 정권이 그 제재를 회피하며 핵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논의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도 다루었는데, 여러분들은 이 책을 통해 북한 같은 고립된 국가가 국제 사회의 압박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리고 제재가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야기는 기후 변화와 안보에 대한 도전입니다. 기후 변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서 국제 안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식량과 물 부족, 자연재해, 그리고 기후 난민 문제가 어떻게 국가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지 설명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해 왔지만, 일부 국가들은 기후 변화가 안보 의제로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을 펴면서 갈등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책을 통해 기후 변화가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서는 국제적 도전이자 외교적 과제임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주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 문제입니다. 안보리의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 질서를 반영하고 있어, 현재의 글로벌 도전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특히 상임이사국들의 거부권 사용은 종종 이사회의 결정을 마비시키기도 합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거부권 문제, 새로운 상임이사국의 추가 논의, 그리고 이사국 구성의 지역적 대표성 강화 등의 개혁 논의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외교적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를 통해 유엔 안보리의 구조적 한계와 국제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개혁 필요성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쓰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저의 삶의 동반자이자 늘 함께 해준 아내와 두 아들에게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칠레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경험 기회를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합니다.
사진 출처: 개인 소장
Disclaimer - This post was prepared by Sang Yeob Kim in his personal capacity. The opinion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e author's own and do not reflect the view of his emplo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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