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친해지고 싶어 안달이 난다.
그것은 매우 일방적인 것이어서
고양이 입장에서는 '이건 뭔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 또한 호기심 많은 족속이니만큼
조금은 나를 이해해주는 것 같다.
물론, 내 욕심만큼
친해지진 못하지만
조금씩 다가가
눈을 마주하는 것만으로
마음에 큰 위안을 얻곤 한다.
낯선 공간, 미지의 세계에서
고양이를 만난다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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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를 두 번 여행하는 동안
그 수많은 길 위에서
고양이들을 마주했다.
그건 정말이지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쿠바 고양이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숨거나 피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어디서든 '올라 Hola!'하며 반겨주는 쿠바 사람들처럼
쿠바 고양이도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그 눈동자가 늘 나를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