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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TA Sep 13. 2018

그리운 아바나



2014, 아바나


4년 전, 아바나의 센트럴 공원.

주말마다 플리마켓이 열리는 곳에서,

헌책을 파는 할머니를 만났다.


그녀의 관심은 온통 이 조그마한 고양이에게 있었다.

쓰다듬어주고 먹을 것도 주고

정성을 다해 예뻐해 주는 그녀의 모습에

홀딱 정신이 팔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던 기억이 난다.

이 사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쿠바 사진 중 하나가 됐다.

'평화롭고 따뜻한 아바나'를 느끼게 해 준 순간이었으니까.


***


4년 후 다시 찾아간 아바나는

생각보다 많이 변해있었다.

관광객도 많아졌고 새 건물도 많아졌고

관광도시에 걸맞은(?) 상업적인 분위기도 더 짙어졌다.


공원에서 열리던 플리마켓도 없어졌다.

공원엔 관광객들과 호객꾼들만 가득 차 있었다.


한참 걸어가니 길 한 구석 좁은 공간에서

헌책과 그림과 옛물건들을 파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무래도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에서 변두리로 밀려난 것 같았다.


반가운 마음에

이것저것 구경하고 즐거워하긴 했지만

왠지 4년 전 그때, 그 따뜻한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이 사진의 아바나는

다시 볼 순 없을 것 같다,

그런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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