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교내 언론사 준비반에 들어가면서부터 내 취준은 시작됐다. 기자가 되겠다는 마음 하나뿐이었다. 기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뭐부터 공부해야 하는지 제대로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2021년 1월, 나는 내가 1순위로 지망했던 언론사에 취재기자로 입사했다. 교육, 수습 기간 등 진짜 ‘기자’가 되는 데에는 아직 많은 관문이 남아있지만 지금은 일단 ‘취뽀’의 기쁨을 누리는 중이다.
안 그래도 힘든 취업이 코로나19 때문에 더욱 힘들어진 때에 합격했다는 게 얼떨떨하다. 입사 소식을 축하해준 지인들 중 열에 아홉은 ‘요즘 같은 시기에’라는 말을 덧붙였다. 2020년은 취준생에게 최악의 해였다. 채용 공고가 거의 뜨지도 않는 데다가 난 응시하는 것마다 다 떨어져서 답답한 마음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하도 울었던 탓인지 정작 합격했을 때는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서류, 필기, 실무, 최종 면접 순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 그동안 내가 제출한 자기소개서만 50개가 넘는다. 가장 넘기 힘든 벽은 필기 단계다. 난 약 35번의 필기시험을 봤고 그 중 약 절반에서 합격했다.
필기 합격 후에도 10번의 실무평가 탈락, 6번의 최종면접 탈락을 경험했다.7번째 최종 면접에서 합격한 것이다. 2년 반 동안 거친 취업 스터디도 6개 정도 된다. 매일 신문을 읽고 키워드를 정리하는 상식 스터디부터 논술과 작문을 쓰고 상호 피드백하는 스터디, 이것들을 종합한 스터디 등 여러 종류의 스터디를 활용했다.
기자직은 취준 시장에서 꽤 특수한 직업군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사기업처럼 정보가 많지도 않고 공기업처럼 시험 범위가 선명하지도 않다. 언론계 지망생들이 모이는 다음 카페 ‘아랑’이 기자직 채용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다. 하지만 아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고민을 토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언론사마다 채용 방식도 제각각이고, 무엇보다 어떤 회사를 지원하든 항상 거쳐야 하는 필기시험의 출제 범위가 무한정이기 때문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기자가 되기 위해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는 게 가장 중요했다. 남들이 하는 공부법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이 별로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만의 공부법을 찾는 데에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다.
요즘은 기자 준비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자가 되겠다는 준비생들의 마음만큼은 오히려 더 간절해진 것 같다. 앞으로 쓸 글들에서는 나의 준비생 시절을 회고하며 나는 어떻게 공부해왔고 어떤 부침을 겪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후회하는 것들과 깨달은 것들을 담아볼 예정이다. 물론 정답은 없겠지만 기자 준비 과정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