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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에 매출 2.5배, 괴물 마케터를 만나다

인터뷰 시리즈

by 파타과니아

30만 유튜버 채널의 매출을 두 배로 올린 주인공을 아시나요? 스레드에서는 '파타과니아'라는 닉네임으로 익숙하실 텐데요, 무엇볻다 흥미로운 건 이 사람이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한 지 6개월밖에 안 됐다는 겁니다.

작가를 꿈꿨다는 그가 왜 마케터가 됐고, 어떻게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가 생각하는 마케팅과 커리어에 대해 직접 들어봤습니다.


Q1. 스타트업을 나온 뒤 6개월이 지났습니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A. “정리 완료”는 아니에요. 다만 시속 70km로 흔들리던 삶이 50km쯤은 나오는 느낌? 덜 불안하고, 조금 더 재미있습니다.


Q2. 실업급여 신청 후 여행·강의·박람회로 달력을 꽉 채웠던 이유가 있나요?

A. 멍하니 있으면 퇴사 쇼크가 계속 재생돼서요. ‘빈칸’을 일정으로 꽉꽉 채어넣어버렸죠. 지갑은 얇아졌지만 정신은 살았습니다.


Q3. 만화카페까지 검토했다면서요?

A. 만화를 좋아하고 공간도 좋아해 프랜차이즈 박람회도 갔고 가계약금도 넣었습니다. 서울·경기 매장 30곳을 돌며 보니 1등 프랜차이즈가 시장을 다 가져가더라고요. 그렇지만 “산업 자체가 매력적인가?”를 묻자 답이 “아닌데?”여서 깔끔히 포기했습니다.


Q4. 올해 초 솔로프리너 모임·출판 계약·스타트업 커피챗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욕심인가요, 길을 못 찾은 건가요?

A. 두 가지 다였죠. 하고 싶은 게 없어서, 하고 싶은 걸 찾으려 ‘찍먹’ 중이었어요. 돌아다닌 경험이 결국 지금 마케팅 일에서 쓰이더라고요.


Q5. 2월 취업 시즌에 토익까지 갱신했지만 합격은 없었습니다. 어떻게 버텼나요?

A. “내 스펙으론 힘들구나” 인정하고 프리랜서·투자·에어비앤비 체험 호스트 같은 ‘현금 흐름 실험’에 3개월 몰빵했어요. 큰돈은 못 벌었지만 ‘살아는 가네’ 감각은 얻었죠.


Q6. 모임 알바→프리랜서→대행사 합격→스타트업 재도전까지, 잦은 이동은 전략이었나요?

A. “이 판 아니면 저 판” 식 백업 플랜이었어요. 문제는 깊이가 안 쌓인다는 것. 세 번째 스타트업에서 잘린 날, “퇴로를 한 번 막아보자”고 결심했습니다.


Q7. 사실은 글을 쓰고 싶었다면서요?

A. 맞아요. 대학 때까지는 순도 100 % ‘작가’였어요. 장르도 가리지 않고 단편·시나리오·웹소설까지 써 봤죠. 그때 쌓인 건 두 가지예요.


‘사람이 왜 움직이는가’에 대한 집착.
글 속 인물이 설득력 있게 행동해야 독자가 페이지를 넘기잖아요. 요즘엔 그 집착이 “고객이 왜 클릭하고 왜 결제할까?”로 옮겨왔습니다.


문장보다 ‘서사 구조’를 보는 눈.
문장을 아무리 잘 써도 기-승-전-결이 헐겁으면 재미가 없거든요. 마케팅 캠페인도 똑같더라고요. 광고 크리에이티브 → 랜딩 페이지 → A/S e-mail까지 일관된 스토리라인이 있어야 전환이 납득됩니다.


그래서 “작가의 꿈 vs 마케터의 현실”이 갈라진 게 아니라, 스토리텔링 무대를 출판에서 시장으로 옮긴 느낌에 가까운 거 같아요. 언젠가 다시 필명으로 책을 내고 싶지만, 지금은 브랜드와 고객을 주인공으로 삼아 ‘잘 팔리는 서사’를 쓰는 중이죠.


Q7. 세 번째 스타트업에서 한 달 반 만에 퇴사 통보를 받았을 때 느낀 점은?

A. “아, 또구나.” 동시에 “스타트업 룰은 내 성향과 안 맞는다”는 결론이 섰죠. 삼세번이면 됐다 싶어 스타트업 판을 떠났습니다.


Q8. 지금의 회사는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요?

A. 올 6월쯤 프리랜서로 먼저 인연을 맺었어요. 온라인 페이지 기획이랑 콘텐츠를 단발성으로 맡았는데, 잡다하게 보고 배운 것들이 의외로 잘 맞았죠.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대표님이 간간이 “같이 한 번 더 해 볼까요?” 하고 연락을 주셨어요.


그러다 11월, 정규 포지션이 열리자 “마케터로 정식 합류할 생각 있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사실 그때 공기업 필기 두 군데를 붙어 놓은 상태라 잠깐 고민했지만, “딱 한 번만 더 사기업에서 제대로 뛰어 보자”는 마음으로 택했죠. 프리랜서 경험 덕분에 팀·업무·문화가 이미 익숙했던 것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Q9.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던데, 구체적으로 무슨 비법이 있었나요?

A. 사실 정말 비법이라는 게 없어요. 대표님이 혼자서 하느라 다 신경쓰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집중해서 보다보니 개선할 부분이 보이더라구요. 정말 그 작은 부분들을 하나씩 개선하기 시작한 게 다이고, 스스로 드라마틱하게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없어요. 늘 말하잖아요. 저는 60점짜리 인재라고.


Q10. 그렇게 해서 월급의 두 배 인센티브를 받았는데 정작 돈이 들어오니 담담했다고?

A. 알림음 ‘띠링’으로 끝나니까요. 눈물은 인센티브 확정이라는 연락을 받던 날 흘렸고, 잔고는 그냥 숫자였습니다. 그래도 통장 볼 때마다 “이런 날도 있구나” 싶어요. 지금은 월세 계약금으로 다 나갔죠.


Q11. 스스로를 “평균 60점 인재”라 생각하신다면서, 어떻게 인센티브를 받았나요?

A. 대표님이 제 퍼즐 조각을 정확히 봐주셨어요. 콘텐츠·데이터·일정 모두 ‘과락은 안 나는’ 정도로 두루 가능했고, 시장 타이밍이 폭발했죠. 팀-타이밍-트리거 삼위일체랄까요. 저 혼자 잘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Q12. 대표와의 호흡이 잘 맞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나요?

A. 저는 큰 방향만 잡아주면 세부는 자율이 좋고, 대표는 꼭 필요한 지점만 코치하고 나머진 맡겨둡니다. ‘탑다운+자율’ 균형이 괜찮아요.


Q13. “마케팅이 좋아서가 아니라 효능감 때문에 한다”고 했습니다.

A. 지표가 오르면 즉각 보상이 오잖아요. 그 짜릿함이 큽니다. 그리고 “이 일 너머엔 뭐가 있을까?”가 늘 궁금해요.


Q14. 돈보다 관계가 중요하다고 했죠. 어떤 관계를 지키고 싶나요?

A. 조카랑 놀 시간, 부모님께 “일 해요” 말할 여유, 대학 친구에게 “잘 살고 있다" 연락할 용기. 결국 가족과 우정, 사랑이죠 뭐.


Q15. 회사가 강의·책을 무제한 지원해 준다던데, 어떻게 활용 중인가요?

A. 왕복 3시간 출퇴근을 오디오 강의, 전자책으로 꽉 채웁니다. 두 달쯤 지나니 머리에서 이론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강의나 아티클들의 내용도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Q16. 앞으로 1년은 어떤 속도로 달리고 싶나요?

A. 목표는 ① 회사 매출, 전환의 안정화 ② 개인 브랜드 재정비, 이 두 가지입니다.


Q17. 1년 전의 자신에게 한 문장 조언을 준다면?

A. “플랜 C 만들 시간에 플랜 A를 바닥까지 파라.”


Q18. 후배 마케터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A. 저도 초보지만 책을 읽으면서 얻은 거라면, 한 분야에 대해서 짧게 미친듯이 파면 체계가 쌓이는 기분이 듭니다. 사실 기분 정도긴 해요. 운동을 공부하려면 운동 책, 유튜브를 몇십개 몇백개 보고, 마케팅을 공부하려면 책, 강의, 유튜브, 아티클을 한 두달 미친듯이 봐요. 그러면 체계가 쌓여요.


그렇지만 신기한 게 다들 마케팅은 비슷하다면서도 조금씩은 달라서 막상 실행하면 또 예상이랑 다른 게 많아요.


그리고 세간의 성공사례라는 건 비하인드나 숨겨진 성공요인들이 많아서 100% 믿지 않으려고 해요. 주식에서 성공전략이 널리 퍼지면 그 메리트를 잃는다는 것처럼, 돈을 버는 모든 행위들은 공유가 되면 메리트를 잃거든요. 저희도 내부에서만 디벨롭하고 고도화하고 웬만해선 밝히지 않은려는 숨은 비법도 많습니다.


멋진 글만 읽지 말고 사람들도 만나고, 직접 해보세요. 짧은 경력에 주제 넘게 이런 인터뷰를 한다는 게 민망하네요.


에디터에서 홍보팀, 스타트업에서 유튜브의 회사까지. 종횡무진하는 '파타과니아'의 이야기 재밌게 읽으셨나요?


재밌게 읽으셨다면 파타과니아 님의 프로필을 확인해보세요 :)

강서구 낭만 이야기 모임인, '강냉이'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니 DM받는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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