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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공남 May 10. 2019

지금까지 이런 문서는 없었다. 보고서인가 이면지인가.

문서 작성을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행정문서나 보고서를 작성해 본 경험이 있나요?"


내가 신규/경력 직원을 뽑는 면접장에서 항상 묻는 질문이다. 문서를 작성하는 능력은 상대방과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이고 업무의 생산성을 위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항상 묻게 된다. 면접장에서는 모두 잘한다고,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나중에 보면 보고서인지 이면지인지 가늠이 안 가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왜 그럴까?




"서식은 좀 지켜주세요."


회사마다 문서를 작성하는 양식이 있다. 이러한 표준 양식(글꼴, 크기, 간격 등)은 업무에 따라 가장 이상적인 형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준용해야 한다. 자신만의 특색을 나타내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 양식을 파괴하는 직원들이 많다. 꼭 양식은 지켜주자. 그렇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작성하라는 지시가 떨어질 확률이 아주 높다. 상급자도 괴롭고 본인도 괴롭게 된다.


"기본이 안되어 있네요."


보고서의 제목은 머리이고 내용은 몸통이다. 제목에서 문서의 내용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경우 본문을 읽기도 전에 오해 또는 오판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본문의 경우에는 기승전결의 논리를 갖추고 육하원칙을 기준으로 작성하도록 한다. 어디서 주워들은 이쁜 말, 좋은 말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작성하면 중구난방 오리무중의 문서가 되기 십상이다. 내가 하려는 주장과 내용이 일치되게끔 작성하도록 한다.


또한 문서를 급하게 작성하다 보면 꼭 실수가 나온다. 사소한 오탈자를 발견하거나 맞춤법을 실수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 아무리 잘된 문서라고 해도 읽어보기도 전에 신뢰성이 떨어지게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오탈자, 띄어쓰기 등이 발견되면 읽어 보지 않는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문서를 작성한 다음에는 반드시 오탈자를 확인하는 버릇을 들이는 게 좋다.(요즘은 워드프로세서가 오탈자, 맞춤법까지 잡아준다.)


"뭘 알고 쓴 것 맞아요?"


문서를 작성하기 전에 내가 보고하려는 주제나 내용에 대해서 충분히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문서를 쓰게 되면 논점을 벗어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되는데, 문서를 직접 보지 않더라도 설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해하고 작성해야 한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논증이 필요한 경우에는 공신력이 있는 자료의 출처를 명기하도록 한다. 근본적으로 내가 이 문서를 왜 써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핵심이 뭔가요?"


내가 만든 문서를 보는 사람들은 나보다 상급자들이고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짧고 간결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 내용이 너무 장황하거나 초점이 없는 보고서는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특정한 주제 등으로 편향된 시각에서 작성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밸런스 있게 작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안 가요."


너무 간결하게 작성하다 보면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나도 모를 때가 있다. 문장을 읽고 이해가 되어야 하는데 해석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지나치게 문장을 축약하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요약하자면 좋은 문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보고 대상과 목표를 정해야 한다. 보고할 대상이 임원인지 직속상관인지에 따라서 내용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문서 작성에 필요한 신뢰성 있는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충분히 숙지한 다음에 논리구조(기승전결)를 마련한다. 논리구조에 맞춰 골격을 세우고 살을 붙이는 작업을 진행한다. 내 주장에 대한 논증이 필요한 경우에는 신뢰성 있게 출처를 꼭 명기하도록 한다. 이렇게 쓴 문서는 다시 한번 사실관계 위주로 짧고 간결하게 표현하면 완성이다.


문서(글 쓰기)는 왕도가 없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것이 최고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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