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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먹고 마시는 기획자 Jun 26. 2024

몰디브 대신 제주 한 잔 어때? - 혼술 시리즈 2탄

혼자가 좋은 여행객들을 위한 제주 혼술바 추천

제주도는 이국적인 분위기로 예전부터 국내에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중문관광단지, 애월, 함덕부터 시작하여 최근에는 종달리, 세화리, 선흘리, 송당리 등 동쪽이나 내륙의 작은 마을들까지 마을 고유 분위기를 간직한 카페나 식당 등이 밀집해 있다.

예전에 제주도는 용머리 해안, 만장굴, 성산일출봉 등 자연을 보러 가는 관광지에 가까운 느낌이었지만

최근의 제주는 그야말로 핫한 브랜드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제주 한달살기 프로젝트, MBTI 맥주, 광장시장 팝업 등 크래프트 맥주의 시대를 연 제주맥주부터 런던베이글뮤지엄, 몽탄, 디앤디파트먼트까지 제주 고유의 브랜드는 물론, 서울에서 핫한 브랜드들 역시 제주를 제2의 상륙지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제주 고유의 느낌을 브랜드의 정체성과 조화롭게 결합시켜 긍정적인 브랜드의 느낌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인 듯 하다.


제주의 매력적인 브랜드와 가게에 대한 이야기라면 할 말이 많지만 오늘은 그 중 혼술바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자 한다.

제주에서 혼술바는 조금 다른 의미로 통하는 경우가 많다.

혼술바는 본디 '혼자 술을 마시기 좋은 바'라는 의미로 통하지만, 검색창에 '제주 혼술바' 혹은 '제주도 혼술바'를 검색하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 형태의 바가 많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행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의 낭만적인 욕구가 반영된 듯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지인들과 가도 좋지만, 혼자 가면 더 좋은 애정하는 제주도의 바(Bar) 2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총총'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세평항로 28 1층

총총은 동쪽 세화리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동쪽에서 가장 예쁜 바다라고 자부하는 세화 해변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저녁 겸 술 한 잔 하러 가기 좋은 곳이다.

이 곳은 컨셉, 맛, 서비스 3박자를 모두 갖춘 완벽한 곳으로 제주 여행을 한다면 지인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곳이다.


컨셉

동양풍으로 꾸며져 있는 술집으로, 인테리어 곳곳에 동양적 요소가 녹아 있다. 청자, 가구, 그림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썼음을 확인할 수 있다.

칵테일 이름도 관순, 중근, 동주, 창호 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 컨셉이 확실하다. 칵테일을 주문하면 해당 독립운동가분들의 유명한 문구가 적혀진 카드도 함께 받아볼 수 있다.

칵테일, 하이볼, 전통주, 위스키, 와인 등 다양한 주류도 구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이 곳의 매력은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독특한 안주 메뉴가 있다는 것이다.

항정살 전골이나 말고기 육회 등의 식사 겸용 메뉴도 있고 시가나 구절판 등 간단한 안주 메뉴도 있다.

특히 시가는 총총의 시그니처 메뉴로 새우를 호밀빵에 말아튀긴 시가 형태의 요리인데 흑임자 소스와 같이 서빙되어 실제 시가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메뉴이다. 바삭한 겉면에 촉촉한 새우살이 맛의 기본을 잡아주고, 흑임자 소스와 잘 어울려서 맛이 조화롭다.

모든 메뉴의 플레이팅도 독특하고 신경쓴 티가 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맛이 훌륭하다.

보통 다른 곳에서도 먹을 수 있는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 많은데, 총총에서는 사장님께서 직접 개발하신 메뉴들을 대부분 판매하는데다가 맛까지 훌륭하니 방문을 안 할 이유가 없다.

서비스

총총은 사장님 두 분이서 운영하시는데, 사장님 한 분은 주로 요리를 하시고 사장님 한 분은 술을 만들어 주신다.

메뉴판에도 주류 주문 방법에 대해 상세히 적혀 있고, 사장님께서 메뉴나 주류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 주신다.

특히, 혼자 방문한 분들이 어색하지 않도록 사장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대화도 해주시기 때문에 혼자서도 술집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많은 F&B 공간이 생겨나고 있지만,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건 진심이 느껴지는 곳이다. '총총'은 컨셉도 확실하지만, 판매하는 메뉴, 맛, 서비스 등 기본이 되는 요소들이 가게를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 공간의 모든 디테일한 부분들에서 사장님들의 진심이 느껴지고, 그러한 진심이 방문하는 고객들에게도 전달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듯하다.

제주 동쪽의 마을 세화에서 술 한 잔 하고, 밤의 세화 해변에서 그 여운을 즐겨보면 어떨까 싶다.


'탑동골목' - 제주 제주시 중앙로5길 13 1층

탑동 골목은 제주 시내에 있는 대표적인 혼술바이자, 음악 감상 공간이다.

이 곳은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데 예약 타임당 2시간씩 이용할 수 있으며, 스크린 정면 좌석, 소파 좌석, 1인 좌석 등 원하는 좌석을 예약하면 된다.

DM을 통해 듣고 싶은 노래의 유튜브 링크를 보내면 해당 영상을 스크린으로 틀어주기 때문에 노래를 감상하면서 술을 마실 수 있다.

탑동 골목은 혼자 시간을 온전히 보낼 수 있도록 많은 디테일들을 신경쓰고 있는데,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대화 금지

이 곳에서는 대화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지인과 방문하더라도 대화를 할 수 없어 혼자만의 시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보통, 음악을 스피커로만 틀어주는 것과는 달리 이 곳에서는 스크린으로 음악 영상을 틀어주기 때문에 대화가 금지되어도 지루하지 않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플레이리스트 공유

해당 타임에 방문한 손님들이 신청한 노래들을 틀어주는데, 예약한 타임이 끝나면 그 날 들었던 재생목록을 디엠으로 공유 주시기 때문에 내가 따로 마음에 들었던 노래들을 기록할 필요가 없다.

그 날 들었던 플레이리스트를 다시 들으면 그 순간이 다시 떠오르는 건 덤.


탑동골목은 사실 제주시 탑동에 있는 골방 시리즈 중 하나로, 서울 인현골방, 부산 광안리골방, 전주 객사골방 등 주요 여행지에 골방 시리즈가 있다.

전국에 지점이 있는만큼, 각 지역에 어울리는 플리와 해당 플리를 확인할 수 있는 QR 코드 같은 것들이 테이블 위에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은 오감을 통해 기억한다. 시각적인 정보 뿐만이 아니라, 향기, 그 날 들었던 노래 등으로 그 공간과 그 순간을 기억한다는 의미다.

이 곳에서 술 한잔과 음악을 곁들이다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OST가 만들어진다.

여행의 시작이나 마무리에 골방에서 술과 음악을 곁들이며 여러분들의 여행을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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