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A Apr 03. 2024

엄마 아빠는 영원한거예요

영원의 의미

7살 딸아이가 며칠전에 내게 물었다.

"엄마, 엄마의 엄마는 성함이 000이잖아요.

그럼 외할머니의 엄마는 성함이 뭐예요?

외할아버지의 엄마는요? 그럼 외할아버지의 아빠는요?

그럼  할머니의 엄마는 성함이 뭔데요?"


아는만큼 대답했고 모르는 건 할머니께 여쭤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는 또 궁금한 것이 생겼는지

"엄마, 지구는 몇살이예요?

45억요? 1억보다 많아요? 에? 그렇게나 많아요?"

이런 얘기를 한참 나누다보니 아이가 궁금한 것은

내가 이제 더이상 별 의미를 두지 않는,

하지만 지극히 본질적인,

인간이라면 한번쯤 궁금해어야할 질문이란 생각도 들었다.


오늘 아침 엄마가 말씀하시길 어제 올리비아 말에 눈물이 났노라하셨다.

"할머니, 엄마 아빠는 영원한 거예요.

나는 엄마 아빠가 있잖아요. 엄마도 엄마 아빠가 있고

아빠도 그렇잖아요. 그런데 또 할머니도 엄마 아빠가 계셨다면서요.

그런데 또 그 할머니나 할아버지도 엄마 아빠가 계셨고

또 있고 또 있고 계속 있었대요.

그러니까 엄마 아빠는 영원한거고 할머니도 나랑 같이 영원한 거예요."


아이도 언젠가는 과거를 거슬러 가다보면 우리가

한낱 세포에서 비롯되었음을,

미래를 내다보면 어느 순간엔 누구나 소멸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테지만

이미 어느정도의 해답을 찾아내고

세대와 영원을 이야기하는  아이가 새삼 무한

존재로 여겨지는 날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 덕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