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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브 Liv Jun 01. 2021

10개월간 상담을 받으며 변화한 것들

매주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기 시작한 지도 이제 10개월 차에 들어선다.

'상담을 어느 정도 받다 보면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겠지?' 과거에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만두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 타이밍마다 신기하게도 생각의 벽이 훅훅 허물어졌고,  새로운 생각의 차원으로 이동하는 경험을 했다.


아무리 들어도 와닿지 않던 말들이

한 순간 어떤 깨달음과 함께 깊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니, 역시 긴 시간 숙성이 필요한 작업이구나 싶다.



[상담을 받으며 변화했던 나의 생각들 ]


첫 상담 때

'아 내가 불편한 상황에 이렇게 반응하는구나.'

1개월

'나는 이런 욕구가 있구나. 내 생각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표현해보자.'

2개월

 '나는 자신을 끊임없이 여러 가지 틀로 규정지으며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구나.'

3개월

'나는 생각은 많지만 표현하는 걸 어려워하는구나. 하지만 그건 단순히 어린 시절 훈련받지 못했기 때문이야. 지금부터라도 연습하면 돼.

4개월

''나의 욕구와 생각을 명확히 표현하니, 내 주변 사람들도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구나.'


5개월

 '주변 사람들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나의 인식은 바꿀 수 있고, 내 인식이 결국 주변을 바꾸는구나.'

6개월

 '나는 이런 사람이고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어, 나를 잘 모르고 하는 당신들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아.'

7개월

'내 안에는 여러 가지의 내가 있구나. 부끄러운 생각과 모습을 하고 있는 것도 나야.'

8개월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구나. 그러니 무언가를 특정 짓고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 이토록 위험한 일일 수밖에'

9개월

'존재하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어린 내가, 커서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어 하는 어른이 되었구나. 매 순간 사랑을 갈구했던 너를 따스히 안아주고 싶다.


10개월

'좌절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매 순간 주어진 것에 어떻게든 적응하며, 언제나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던 내가 너무 대견하다.'





상담을 하며 나는 다양한 나의 모습을 알게 되었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그대로 바라보게 되었으며, 다른 사람에게 크게 휘둘리지 않고 나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내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 나도 그들의 삶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며 결국 내가 원했던 환경이 자연스럽게 세팅되었다.

내가 스스로에게 세웠던 여러 기준과 정의들이,  인식을 왜곡시키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기준과 기준 사이에는 규정지을 수 없는 다양성이 있기에.

그들을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나와 내 주변을 어떠한 판단과 평가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나에게는 더 많은 선택지가 주어졌다.

---
이제는 진지하게 상담을 공부하고 있지만 아직도 주변에 '상담은 무엇이다.'라고 설명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그냥 나는 상담을 받으며 이렇게 변했고. 변한 내 모습이 매우 놀라울 정도로 만족스럽다는 걸 이야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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