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이야기
이런저런 소모임을 다니면서 꽤나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기소개는 늘 어렵다. 처음 보는 이에게 나를 몇 단어, 혹은 넉넉잡아 몇 문장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나의 일생 중 어떤 조각을 이야기해야 가장 잘, 그러면서도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관심사를 갖고 있나.
나는 연애 IT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이자, 4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다. 20대에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영혼이라 칭하고 다녔고, 일 벌리기 좋아하지만 그 어느 것에도 완벽하게 중독된 적이 없으며, 끈기는 더더욱 없는 얕고 넓은 관심사를 가지며 즉흥적인 직감에 의존하는 I(E)NFP타입이다.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질풍노도 사춘기의 10대에도, 무기력과 슬럼프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던 20대에도, 처음 겪어보는 독박 육아에 매일 밤 눈물을 훔쳤던 때에도, 누구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운 정리되지 않은 나의 생각과 감정들을 내보낼 수 있는 유일한 분출구는 글쓰기였다.
꾸준하지는 않았지만 힘들었던 시기마다 조금이나마 마음속을 정리할 수 있었던 곳. 나만 볼 수 있는 글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었다. 일에 욕심 있는 한 명의 디자이너로써.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로써. 누구보다 나라는 사람에.대해 끊임없이 알고싶은 나로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