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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묘연한삶 May 29. 2024

한 줌의 숨

호흡이 남아 있는 한, 갈 길을 가야지


사람 몸이 저렇게 움직일 수 있는 거였구나.

한 달 만에 겨우 다시 찾은 운동

요가 선생님도 아닌, 다른 회원들을 보며 느낀다.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은 건 부자유한 거구나.


수업이 끝난 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힘들어 보여요.

힘들면 쉬어도 괜찮아요”


사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은지

일주일이 지났다.






예전 유럽 여행 때 대마초가 합법인 네덜란드에서

호기심에 유혹당한 적이 있다.

그런 나를 접게 만든 한국 유학생의 말,

“마약도 한다고 다 느낌이 나는 게 아니라,

호흡법을 알아야 한대. 마치 겉담배, 속담배처럼 말이야”


처음이 어렵지 어느새 익숙해지는 구름과자처럼

숨이 쉬어지지 않는 공황 증상도 다를 바 없다.

맨 처음의 공포가 무색하게, 점점 익숙해진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을 때도 상대방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숨기는 것이 가능해진다.


담배는 끊는 것이 아니라 피는 것을 평생 참는 것이라는 말처럼, 공황도 완치가 아니라 잠시 숨 쉴만한 쉬어가는 틈이 있는 건가 보다.

(사실 한 번도 담배를 입에 물어보지 않은 나는

이 비유가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가 없지만)


한 번 뚫린 길의 감각은 막히지 않는다.

함께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건가, 자네


세상의 모든 일이 나를 막듯 감정의 폭탄들이

나를 휘감는다. 집에 가기 싫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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