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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동훈 Dec 04. 2024

AI시대 언론의 위상

AI 시대,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AI시대의 언론은 존재가치를 상실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AI 기술은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을 대신하고,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ChatGPT나 Gemini 등의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은 기성 언론의 위상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와 낚시기사가 범람하는 상황에 기성 언론이 편승함에 따라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다. 권력감시와 진실추구, 그리고 진보적 대안을 제시하는 지사(志士)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언론이 처한 위기는 갈수록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언론이 그 가치와 위상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역할과 본분에 대해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



언론이 가치와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진실에 대한 자신의 본분을 되찾아야 한다. 언론학자 빌 코바치와 톰 로젠스틸은 저널리즘의 1원칙으로 ‘오직 진실만을 추구할 것’을 말한다. 언론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존재한다. 시민의 알 권리는 언론이 진실만을 추구할 때 충족될 수 있다.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이 감추려고 하는 사실을 드러내고, 그 끝에서 마주하는 사실이 불편할지라도 가감 없이 대중에게 전달해야 한다. 진실 앞에 중립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권력, 자본, 고정관념, 그리고 독자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해 신뢰성을 되찾아야 한다.



다음으로, 진실 추구를 통해 확보한 신뢰성을 기반으로 대중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저널리즘을 해야 한다. 이는 기존의 엘리트 중심 보도에서 벗어나, 엘리트와 대중의 영역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가능하다. 지금껏 엘리트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것들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시선으로 변환시켜 전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카데미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대한 해석을 비평가의 시각이 아닌 대중의 시각에서 해주는 것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작품세계에 대해 대중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정치 현안의 본질을 간단명료하게 전해 대중의 판단에 도움을 주는 것 모두가 연결자로서의 언론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언론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극우 세력의 확산과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 등 반자유주의와 반민주주의 세력의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 대해 선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트럼프처럼 민주적으로 선출되었다 하더라도,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실질적 내용을 위배하는 자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설령 그 과정에서 객관성, 균형성, 공정성 등 형식적인 저널리즘 규범을 위반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방향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진실 추구, 대중의 수요 충족, 그리고 자유주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되찾을 수 있다면, 언론은 AI가 결코 넘볼 수 없는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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