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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드림 hd books May 08. 2024

혁신의 품격,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

혁신의 품격,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 그 진정한 의미

삼성전자 김현철 전 부사장이 출간한 책 ‘혁신의 품격’에는 이건희 회장의 명언으로 기록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라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는데요, 이후 삼성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혁신의 품격’에 나오는 내용을 일부 소개해드립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 이 말은 이건희 회장이 맨 처음 주창한 말입니다. 우선 가장 쇼킹한 건 명제의 화법이었고 그다음이 내용이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부인’을 지칭할 때 고급스러운 형식을 빌려 아내, 처, 내자, 등 이런 식의 단어를 사용하거나 요즘은 와이프로도 많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장은 그대로 ‘마누라’ 라는 직진 화법을 썼습니다.

얼마나 쇼킹한가? 그리고 마누라 자식 두 개만 빼면 결국 전부를 바꾸라는 얘기 아닌가? 하지만 그 구호에 대한 초기 실상은 이랬습니다. 오너 회장이 지시했다곤 하나, 말단 부서까지 전해지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그 당시 비슷했습니다. 대부분 직원은 ‘이렇게 좀 하다 말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매일 아침 출근하면, LA 회의부터 동경회의, 프랑크푸르트회의까지 이건희 회장 녹화영상이 사내방송을 통해 그대로 송출되었습니다.

그때 필자는 기획관리본부 관리팀에서 국내영업본부 내 영업소로 전배를 간 상황이었습니다. 영업소에서는, 매일 아침 회장 말씀이 방송에 나오고 있는데도 그 방송을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전(全) 부서원들이 출근하자마자 그냥 회의랍시고, 회의실로 소집됐습니다. 사실 이때 난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가 스스로 자원해서 영업으로 왔는데 뭔가 잘못되고 있구나…라고 느낀 것도 그 시점이었습니다.

-중략-

그때 필자는 분명히 보고 느꼈습니다. 변화와 혁신은 아무리 빨라도 현장의 말단이나 접점까지 변화하려면 최소 1년은 더 지나야 겨우 환경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아무리 조급해도 1년 정도는 기본으로 들어가는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정치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대통령 단임제 5년 중에서 첫 1년은 준비 과정일 것입니다. 사람과 습관은 그렇게나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첫 1년을 죽을 정도로 일해야, 그다음 해부터 서서히 물줄기가 변하고 있음을 느낄 것입니다. 그럼에도 5년 만에 이 큰 나라를 바꾸고자 한다면, 밤에도 잠을 자지 않고 일해도 시원치 않을 수준일 것입니다.

나부터 변해야 한다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나(이 회장)에게 묻는 사람들이 있는 데, 그건 너무나 간단하다. 생각을 잘 해봐라. 예를 들면 삼성은 법인체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법인 하나하나가 바뀌어야 한다. 법인 안에는 무엇이 있나? 사업부가 있다. 사업부는 무엇으로 되어 있나? 부와 과로 되어 있다. 과는 무엇으로 되어 있나? 개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뭐냐? 바로 나다.

나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내가 변해야 과가 변하고, 과가 변해야 부가 변하고, 부가 변해야 사업부가 변한다. 사업부가 변하면 회사가 변하고, 회사가 변하면 그룹이 변하고, 그룹이 변하면 사회가 변하고, 사회가 변하면 세계가 변화고, 세계가 변하면 인류가 변하고, 인류가 변하면 다시 자기한테 돌아온다. 이제 껍질을 벗기고 밖으로 나와 보자. 나부터 한 번 해보자. 남은 안 하더라도 나는 한번 해보자는 배짱이 우리 삼성 임직원한테는 있어야 한다.


간단하고 쉬운 것부터 변화시켜라


“그러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간단한 것 쉬운 것부터 해야 한다. 하루 9시간 자는 사람이면 8시간, 7시간으로 줄여보고, 하루에 세 끼를 먹어서 살이 찌면 두 끼로 줄여도 보자. 변화의 제일 걸림돌이 자기와의 싸움이다. 쉬운 것부터 시작하되 철저히 끝까지 해야 한다. 중간에 포기하면 영영 변할 수 없다.”

이건희 회장은 변화는 쉬운 것부터 한 발 한 발 바꿔보자고 했다.

“변화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회장인 나한테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게 아니다. 자기 자신한테 미안한 일이다. 자기한테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훨씬 더 창피하고 울화통이 터져야 한다.”

“지금 상태로 만족하는 사람은 그대로 있어도 좋다. 변화는 강제가 아니다.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 만족하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은 한 번 변해보자.”


뛸 사람, 걸을 사람, 앉을 사람


변할 수 있는 능력과 변하려는 의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이 회장) 도저히 변하지 못하겠다는 사람을 억지로 끌고 가는 것에는 반대한다. 뛸 사람은 뛰고 걸을 사람은 걸어라. 걷기도 싫은 사람은 앉아서 쉬어도 좋다. 그러나 남들이 가는 길을 가로막고 앉아 있거나, 남이 뛰고 걷는데, 방해하지는 말자.

남의 뒷다리는 잡지 말라는 말이다.

뛰는 사람은 앉아 있는 사람을 무시하지 말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또 앉아 있는 사람은 뛰는 사람을 질투하지 말아야 한다.

잘한다고 손뼉도 쳐주고 진심으로 축하해야 한다. 그리고 나도 빨리 체력을 회복해서 더 열심히 뛰겠다는 의지와 용기를 가져야 한다.

여건이 될 때 자기 능력을 힘껏 발휘하고 쉬고 싶을 때는 쉬자. 쉬더라도 잘하는 사람은 도와주자. 몸이 안 되면 마음만이라도 도와주자. 이것이 한 방향으로 가는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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