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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드림 hd books May 08. 2024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임직원에게 당부한 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임직원에게 당부한 글, 혁신의 품격

전 삼성전자 김현철 부사장이, ‘혁신의 품껵’이라는 책을 출간하였는데요. 이 책에는, 신경영과 관련하여, ‘이건희 회장이 쓴, 임직원에게 당부한 글’이 실려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 호텔에서, 그 유명한 삼성의 신경영을 주창하게 됩니다. 일류 기업이 되려면, 양보다 질의 경영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여기서, 역사적으로 그 유명한 말인,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러면 신경영과 관련하여, 이건희 회장이 임직원에게 당부한 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삼성 가족 여러분! 나는, 1993년 6월 7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우리 그룹의 경영방침이, ‘질 위주 경영’임을 재천명한 이래, 두 달 동안, 1,800여 명의 그룹 임직원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우리 자신의 변화를 촉구해 왔습니다. ‘변하자’는 것은, 그동안 그룹에 만연해 온,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 ‘나 자신’부터,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함으로써, 우리 18만 삼성 가족이, 모두 힘을 합쳐, 21세기 초일류기업을 이루고, ‘질이 높은 삶’을 누리고자, 여러분을 향해서 외치는, 나의 간절한 호소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나는 최근, 우리 현실을 보면서, 지난 세월, 우리 사회를 무겁게 짓눌러 온, 잘못된 관습의 온갖 해악이, 얼마나 넓고 깊게, 우리 의식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지 깨닫고, 전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삼성 내부에서도, 상하 간의 학연과 지연에 따른, 개인적 이해가, 조직의 이익에 우선하는가 하면, 타율과 획일, 이기주의와 흑백논리, 불신 풍조 등에 깊이 젖어,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문제의식조차 갖지 못하는, 도덕 불감증에 걸려 있는 현실을 보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삼성 가족 여러분! 나는 우리 민족과 삼성 가족의 우수성에 대해, 한없는 신뢰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면, 세계의 그 어떤 기업과도, 맞서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변해야 합니다. 이 모든 변화의 시발점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나 자신부터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게 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쉬운 것, 작은 것부터,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나는 누차에 걸쳐, 뛸 사람은 뛰고, 걸을 사람은 걷고, 앉아서 쉴 사람은 쉬라고 했습니다.


다만, 내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뛰든 걷든, ‘한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며, 뛴다고 쉬는 동료를 무시하거나, 쉰다고 뛰는 동료의 뒷다리는 잡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오늘 당장, 한 알의 사과를, 쪼개 먹으려고 하기보다는, 서로 힘을 합쳐 사과나무를 심고 사과밭을 일구어, 후일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 풍성한 수확의 주인은, 바로 여러분들이며, 그 보람은 우리 사회와 국가는 물론, 여러분의 후대까지 길이 미칠 것입니다.


나는 그룹 회장으로서, 삼성이 일류가 될 수 있는 기반을 확고히 하는 그날까지, 나의 명예와 생명을 걸고, 나 자신의 변화는 물론, 그룹의 변화를 앞장서서 지속으로 선도해 나갈 것을 여러분 앞에 엄숙히 약속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여러분들의 마음에서, 변하려는 의지가 우러나오지 않고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18만 삼성 가족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1993년 9월, 회장, 이 건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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