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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드림 hd books Jul 20. 2024

혈압약 끊기 중 사우나에 가면 생긴 일

혈압약 끊은 지 9일째이다. 나는 사우나를 즐겨 하지만, 오늘은 좀 망설여진다. 특히 한 주 동안 과음이 이어지거나 하면, 나는 토요일에는 사우나 한증막에서 땀을 흠뻑 흘리곤 한다. 그런데 지금은 혈압약을 끊는 중이라, 실시간 혈압이 높은데 뜨거운 한증막에라도 들어가면 혈압이 극도로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 싶은 것이다. 일단 손목혈압측정기를 챙겨서 가기로 하였다. 한증막을 들어가기 전 혈압을 체크해 보고 혈압이 높으면 안 들어갈 셈이다.

냉온탕을 오가며 몸을 풀었다. 냉탕에는 수압을 이용한 안마기가 있어서 허리며 다리 맛사지를 한다. 30년이 넘도록 책상 앞에 앉아 생활한 탓인지 나는 허리가 좀 약한 편이다.

목욕탕에서 시간을 보낸 후 사우나실로 이동하였다. 한증막을 들어갈 수 있을지 혈압을 체크해 보았다.

150/84

수축기 혈압이 높으니 뜨거운 한증막에 들어가 땀을 흘릴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혈압이 높더라도 일단 들어가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증세가 있으면 바로 나오기로 하고 들어갔다. 하지만 혈압 끊기 전 평소 한증막에서 느끼던 상태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염려가 되어 어느 정도 땀을 흘린 후 밖으로 나와 바로 혈압을 재 보았다.

135/73

의외다. 혈압이 더 올라가 있을 줄 알았더니 더 떨어져 있다. 보통 한증막 출입문에는 고혈압 환자 출입금지라고 써 있기도 한다. 근데 한증막에서 땀 흘리고 나오니 혈압이 떨어진 것이다.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목욕탕의 냉탕에 오래 있을 때는 혈압이 150으로 높았다. 아무래도 차가운 물이 몸을 수축하기 때문이지 싶다. 반대로 뜨거운 한증막은 몸을 이완시키니 혈압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혈압약을 끊으면서 지난 일주일 넘도록 야채를 많이 먹은 탓인지 술 마신 후 한증막에 들어갔을 때보다 땀이 더 흘렀다.

다른 때 같으면 사우나실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을 텐데 미리 준비해 간 자두 세 개로 대충 점심을 때웠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혈압을 쟀다.

147/88


다시 한증막으로 들어가 첫 번째보다는 좀더 땀을 흘리고 나와 혈압을 체크하였다.

128/63

다시 휴식을 취한 후 혈압을 체크하였다.

137/83

마지막 세 번째 한증막에서 땀을 흘렸다.

혈압은 130/68

이젠 충분히 땀을 흘리며 시간을 보냈으므로 귀가 하기로 한다.

목욕탕으로 이동해 샤워를 한 후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혈압을 다시 체크하였다.

127/74


만일 정상혈압이 120/80이라면 혈압약을 끊는 중인 나는, 요즘 다소 높은 혈압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리 걱정은 안 한다. 매일 혈압을 체크해 본 결과 조금씩 하루 평균 혈압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꾸준히 식습관 관리와 운동을 계속하면, 약물 조종이 아닌, 내 몸 스스로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을 되찾게 될 줄 안다. 수축기 혈압이 160을 넘나들어도, 몸이 당장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혈압약 끊기 1차 도전에서 실패한 후 깨달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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